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라이벌인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예비후보와 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후보가 27일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다.
강 후보와 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개최하는 매니페스토(참공약선택하기) 정책선거실천협약식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다.
여러번 기회 있었으나 실제 만남은 처음
민변 소속인 두 후보는 16대 국회 시절 각각 법무장관과 야당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여러 번 조우할 기회가 있었지만, 실제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는 최근 기자들에게 "내가 민변 활동을 할 때 오 후보는 TV 출연을 열심히 하셔서 한번도 뵌 적이 없다"고 소개한 바 있다. 16대 국회 때도 오 후보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주로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했던 강 후보와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첫 만남인 만큼 두 후보도 이날 협약식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후보 캠프의 한 인사는 "강 후보는 서울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정책으로 후보간 우위를 가르겠다고 공언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오 후보에게도 협력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도 이미 경선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 선거가 정책대결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열린우리당 후보로 유력시되는 강금실(康錦實) 전 장관도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정책대결 의욕을 보였다.
'강풍'(康風)과 '오풍'(吳風)이라는 초반 이미지 대결 양상이 정책 대결 쪽으로 '질적 변화'를 거치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교육시장 vs 환경시장 테마선점 주목
이와 관련, 강 후보측은 향후 선거구도를 '교육시장' 대 '환경시장'의 구도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오 후보가 서울 대기질 개선 등 환경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부각시키면서 환경 분야의 주요 이슈를 선점한 것과 관련, 강 후보는 교육 문제로 차별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강 후보가 전날 "서울특별시를 교육특별시로 만들겠다", "강금실은 교육시장이 되겠다"는 구호 아래 교육 분야 정책구상을 발표한 것도 오 후보를 겨냥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강 후보 캠프는 오 후보가 지금까지 발표한 공약의 허점을 찾기 위해 전면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했다는 후문이다.
한 인사는 "오 후보의 공약들은 각종 연구소에서 나온 정책제안을 짜깁기 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없다"며 "근거없는 공격은 하지 않겠지만, 정책적으로 비판할 만한 것들은 충분히 쌓여 있다"고 말했다.
차별화…정책토론…시민후보…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 후보는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이다.
오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 후보가) 차별화 이야기를 하는데 내 머릿속에는 정책 토론 외에는 없다"며 "선거 전략의 모든 것은 정책 토론이고, 토론에서 정책으로 시민에게 검증 받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강 후보를 앞설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오 후보 캠프의 한 인사는 "강 후보는 서울을 분할하고 약화시킨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후보"라며 "서울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잘못됐기 때문에 강 후보의 정책은 논리적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이어 "오 후보의 정책은 강 후보의 정책보다 뛰어나다"며 "본선에서는 정책대결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 캠프 일각에서는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된 오 후보를 '검증된 시민후보'로 부각시키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