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북상 중인 가운데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는 부산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카눈이 한반도를 남에서 북으로 종단할 것이라는 예상이 유지되면서 영남 지방에는 태풍이 근접하는 오늘(9일) 밤과 내일(10일) 아침이 최대 고비가 될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과거 비슷한 태풍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인 카눈은 세력도 강한데다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올것으로 관측되면서 부산시와 지자체도 비상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태풍 카눈은 서귀포 남동쪽 약 270km 해상에서 시속 18km의 속도로 북서진(중심기압 965hPa, 최대풍속 시속 133km(초속 37m)하고 있다.
태풍 최근접 시기는 9일 오후 제주도를 시작으로 밤에는 전남·경남 남해안, 새벽부터 경상권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태풍의 진로와 이동 속도에 따라 유동적이다. 부산 지역의 경우 최근접 예상 시점은 10일 오전 9시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예상 강수량은 100~300mm, 많게는 400mm 이상 오는 곳이 있겠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 오후 12시를 기해 비상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재난안전대책본부 중심으로 본격적인 태풍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먼저 시는 낙동강변 산책로와 주차장을 포함한 32개소가 통제하고 요트경기장 내 육·해상 계류 선박들을 대상으로 피항 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장마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급경사지, 산사태 우려지, 지하차도, 하천 등 재해우려지역 1122곳에 대한 긴급 사전점검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부산시교육청은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10일 모든 유·초·중·고등 학교에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다. 다만 돌봄 교실은 운영하되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임시 휴업 등을 학교장 재량으로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부산경찰청도 '갑호 비상'을 발령해 침수가 잦은 지하차도와 하부 도로를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침수가 우려되면 선제적 통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부산소방본부는 강풍·폭우 신고에 대비해 신고접수대를 23대에서 88대로 증설하고 긴급신고 전담대응팀에 84명을 배치, 예비출동대를 편성해 280명을 투입할 방침이다.
태풍 카눈 북상으로 부산의 하늘길을 연결하는 항공편이 잇달아 결항되고 바닷길도 끊겼다. 한국공항공사 김해공항은 전날 21편을 사전 결항한 데 이어 이날도 29편을 추가로 결항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전날 오후 8시부터 부산항 운영을 중단하며 신항·북항 컨테이너 부두에 접안한 선박과 정박지(북항, 신항, 남외항 등) 선박 등을 피항 조치했다.
이날 대시민 호소문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이 태풍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반지하·저지대·산지등 취약 지역 주민들은 사전 대피에 적극 동참해주시고 안전한 곳에 머물러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시민행동요령 등 안전수칙을 지켜줄 것도 요청했다.
한편 부산은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현재 강풍을 동반한 5~10mm 내외의 비가 내리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내일까지 시간당 40~6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해안 지역에도 태풍 특보가 발효돼 바람이 시속 35~70km 이상 강하게 불면서 물결이 2.0~5.0m로 매우 높게 일겠다. 특히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바닷가 근처 아파트와 상가 지역에는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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