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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 주산지 무안 바닷가, 폐고구마 불법 매립으로 '악취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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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 주산지 무안 바닷가, 폐고구마 불법 매립으로 '악취 진동'

검게 변한 모래들과 정체 모를 기름띠 '둥둥'…무안군, A업체 상대로 위반사항 조사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무안 바닷가가 양심없는 한 업체의 불법 매립때문에 쑥대밭이 돼 버렸습니다."

지난달 30일 전남 무안군 현경면 오류리의 인근 모래사장. 근처에 다가가자 음식물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심한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 모래사장 위에는 이리저리 나뒹구는 고구마와 양파 등 썩은 농산물들이 방치돼 있었고 오염이 심각하게 진행 중인 듯 모래사장 곳곳에는 검게 변한 모래들과 정체 모를 기름띠 등이 바닷물과 함께 흘렀다. 

모래를 삽으로 파보니 노랗게 덮인 모래속에서 심한 악취와 함께 검게 썩은 흙더미들이 나왔고, 기름띠와 함께 오염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30일 오전 전남 무안군 현경면 오류리의 인근 모래사장에는 심한 악취와 함께 검게 썩은 흙더미와 오염수가 바닷물과 함께 흐르고 있다. ⓒ프레시안(임채민)

현장에서 만난 현경면 마을 주민 김지영씨(49)는 "인근에서 고구마를 재배하는 A업체가 불법으로 고구마를 매립해 땅이 썩고 오염된 침출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면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마을 주민 전부가 피해를 본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발끈했다. 

검게 썩어버린 해안가 바로 옆에는 썩은 고구마가 매립된 땅이 자리 잡고 있다. 곳곳에 곰팡이가 피고 문드러져 버린 고구마 수천개가 악취와 함께 황토사이에 박혀있고 고여있는 물 웅덩이 또한 이미 오염돼 기름떼가 범벅이었다. 

▲30일 무안군 현경면 오류리 인근 바닷가에서 마을 주민이 썩어버린 흙을 보여주고 있다. ⓒ프레시안(임채민)

지난 29일 현경면 오류길 인근 바닷가에 썩은 고구마를 매립해 침출수가 바다로 유출되고, 악취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무안군은 이날 현장 확인에 나섰다.

무안군 관계자는 "현장 확인결과 실제 오류리 인근에서 양파껍질, 고구마 뿌리 등의 식물성 잔재물 매립의심 지역에서 땅꺼짐 현상이 발견됐고 인접한 해안에는 오염 등으로 인한 침출수가 유출된 정황과 심한 악취가 진동했다"며 "인근 고구마 생산 A업체가 불법 매물한 것으로 의심돼 현장 굴착한 결과 2개 장소에서 매립된 썩은 고구마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폐기물 관리법에는 누구든지 지자체장 등 시설의 관리자가 폐기물의 수집을 위해 마련한 장소나 설비 외의 장소에 폐기물을 버리거나, 해당 지자체의 조례로 정하는 방법 또는 공원·도로 등 시설의 관리자가 지정한 방법을 따르지 아니하고 폐기물을 버린 자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규정돼 있다. 

▲30일 무안군 현경면 오유리의 한 바닷가 인근에는 곳곳에 곰팡이가 피고 문드러져 버린 고구마 수천개가 악취와 함께 황토에 덮여있다. ⓒ프레시안(임채민)

A업체의 양심없는 행위로 오유리 마을 주민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마을 주민 김모씨는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듯이 낙지 수확량이 몇 년 전보다 50%가 감소할 정도로 피해가 막심하다"며 "불법 매립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문제는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주민들에게 큰 피해로 돌아온다"고 분노했다. 

전문가들도 환경오염의 원인인 불법 매립을 해당 관청이 나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농산물 손실보상 전문가 임연홍 박사는 "농산물폐기물 불법 매립으로 생긴 오염은 인간은 물론 모든 생태계를 파괴하는 매우 위험한 행위다"며 "땅속에서 부패하는 농산물에서는 공기 산화가 되지 않아 악성 미생물 등 유해 독소가 발생되고 오염된 땅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토양치환 기법이 필요한데 이 방법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군청에서 불법 매립 단속 기간을 정해 수시로 단속을 나가 경각심을 일깨워줘야 한다"며 "이후에 지침·조례 등을 만들고 지원방안도 마련해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0일 무안군 현경면 오유리에 위치한 썩은 고구마가 불법 매립된 지역. ⓒ프레시안(임채민)

이와관련 A업체는 지난해 극심한 가뭄 등으로 피해가 막심해 실수를 저질렀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A업체 관계자는 "그동안은 버려지는 고구마를 퇴비로 사용해 문제가 없었지만 지난해 가뭄 피해로 벌레먹은 고구마가 많이 생기고 가격 하락, 자제 구입 비용 등 복합적인 손해로 1톤에 17만원 정도하는 폐기물 처리 비용이 부담스러워 이같은 부끄러운 잘못을 저질렀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군청에서 지시한 회수조치 등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무안군은 고구마를 불법 매립한 지역을 조사해 관련법 검토 후 위반사항에 대해 행정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매립량과 피해면적은 조사중에 있지만 사업장 대표에게 매립된 폐기물 등을 전량 회수조치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며 "매립된 폐기물 적법처리 여부와 현장 확인을 마무리하고 관련법에 따라 대표자 조사·검토 후 위반사항에 대해 고발조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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