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장 '황제 주차' 비난 자초…시민들 "엇박자 행정" 볼멘소리

기존 시민광장은 공무원 전용주차장으로… 민원인은 정작 주차전쟁

경기 오산시가 기존 시민들이 이용하던 청사 본관 앞 주차장에 차단기를 설치, 사실상 시장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어 '황제 주차'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여기에 본관 앞 대각선(오산버드파크 입구 방면) 방면에 시민광장으로 활용하던 공간에는 공무원 전용 주차장을 만들어 시민 불편은 아랑곳 하지 않는 엇박자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존 민원인들이 이용하던 오산시청 본관 앞 주차장이 사실상 시장 전용 주차장으로 전락했다. ⓒ프레시안(박종현)

시민광장에 민원인들의 차량이 주차된 후 출차를 하지 않으면 광장의 기능을 해칠까 관리 용이 차원에서 공무원 전용으로 만들었다는 게 시의 설명인데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17일 경기 오산시에 따르면 지난 7일 본관 앞 주차장에 차단기를 새로 설치했고, 대각선 방면 시청광장을 공무원 전용 주차장 73면을 새로 꾸며 이곳 역시 차단기를 달아 일반인의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본관 앞에 차단기를 설치한 이유는 회전교차로 구조의 도로 가운데 조형물이 있어 안전상의 이유라고 시는 설명했다. 기존에는 민원인들이 이용했지만 차단기 설치 이후 당직차량(1톤 긴급 민원 차량)과 의회 차량 및 행사 전용버스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차단기가 설치 된 후 이곳을 이용하는 차량은 이권재 시장의 관용차량 뿐이다. 이날 오후 1시께 이 시장의 관용 차량이 들어온 후 진입하는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이와 함께 기존 시민광장으로 불린 본관 대각선 방면 공터를 공무원 전용 주차장으로 만들었는데, "엇박자 행정"이라는 민원인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평일 민원인들이 몰리는 시간대의 경우 본관 뒷편 민원인 주차장은 주차면수가 부족해 차량들이 뒤엉켜 있지만, 공무원 주차장의 일부 면수는 비어 있어도 이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오후 2시께 본관건물 뒷편 민원인 주차장은 차 세울 곳을 찾아 빙빙 도는 차량들로 북적인다.

민원인 최모씨(51)는 "멀쩡한 주차 공간을 비워두고 민원인들을 약 올리는 것이냐"며 "어느 지자체가 본관 건물 앞에 공무원 주차장을 만들어 놓고, 또 자리가 있는데도 이용하지 못하게 하냐"고 분개했다.

특히 시청 뒷편에 설치된 민원인 주차장은 다른 일반 주차장과 달리 주차면을 파란색으로 도색하는 등 '민원인 주차장'이라는 표시까지 해둔 상태지만, 정작 업무 시작 시간 이전에 공무원들이 차량을 먼저 주차하면서 민원인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주차공간을 별도로 조성한데 대한 반발도 터져나오고 있다. 

▲17일 오후 오산시청 본관 대각선 방면의 공무원 전용 주차장 일부 면수는 텅 비어있는 반면 본관 뒷편 민원인 주차 공간은 주차 공간이 없어 민원인들이 빙빙 돌며 주차 공간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프레시안(박종현)

이 밖에도 주말에는 '시민광장이라는 이유'로 공무원 주차장을 통제하면서 오산버드파크 방문객들로부터 강한 불만도 사고 있다.

지난 주말(13일) 오산버드파크를 찾은 방문객 황모 주부(44)는 "바로 앞에 주차장이 있는데도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은 이용객들의 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맨땅에 주차라인만 그어져 있는게 무슨 시민광장"이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주차장을 늘리거나 추가로 확보하지 않는 한 시로서는 현재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더 나은 해결방안이 있지 않는 한 계속해서 현 상황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