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청사 짓고 있는데…수원시의회 의장실 이어 부속실 리모델링 '눈총'

경기 수원시의회가 최근 2000여만원을 들여 의장 부속실을 리모델링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앞서 김기정 의장은 지난 7월 12대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직후 의장 집무실의 가구 교체 등 리모델링 공사에 1900만원을 사용하면서 적정성 논란을 야기했다. 이 같은 논란이 채 가라 앉기도 전에 이번엔 부속실 리모델링을 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달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수원시의회 의장실 부속실 모습. ⓒ프레시안(박종현)

더욱이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새청사를 짓고 있는 시점에서 "굳이 꼭 그랬어야만 했냐"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7일 수원시에 따르면 의장실 부속실 리모델링 공사에 1895만원을 지출했다. 수원시 소재 ㅈ디자인 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지난 9월23일부터 10월 12일까지 20여일간 공사를 진행했다.

이번 리모델링과 관련해 수원시의회는 "인력 증원에 따른 근무환경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기존 부속실 인원은 5명이었는데, 김 의장 취임 이후 2명이 늘었다.

그러나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인력 증원에 따라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지만, 자리는 기존 5개에서 6개로 '단 1개'만 늘려 운전비서는 자리가 없어 쇼파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두고 '자리 하나 더 만들자'고 그 많은 돈을 사용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지난 11대 의회에서도 좁은 사무 공간으로 인해 부속실 직원들이 고충을 겪었지만, 청사 이전을 앞둔 터라 불편을 감내해왔다.

무엇보다 이번 부속실 리모델링에 곱지 않은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일전에 김 의장이 자신의 집무실 리모델링에 1905만원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지난 7월 열린 취임사에서 "시민의 눈높이에서 일하는 의회가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 수원시의회의 행보는 전국 각 시의회가 경기침체, 코로나19 재확산, 물가상황 악화 등으로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이달 4일에는 수원시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데이터기반 행정 시스템' 구축에 따라 의장실에도 PC 3대와 85인치 TV, TV 장식장 등을 새로 들여 디지털 업무 환경을 갖췄다.

이 가운데 TV장식장은 기성품이 아닌 디지털 대시보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별도 제작된 가구인데, 부속실 공사를 담당한 수원시 소재 ㅈ디자인 업체가 맡았다.

디지털 업무 환경은 현재 수원시 각 실국장실 등 13개소에 설치됐고, 이번에 의장실과 부의장실에 설치하기로 했지만 부의장실은 '장소 협소'를 이유로 시민협력국장실에 설치됐다. 개소당 비용은 약 1200만원.

이를 두고도 의회가 신청사로 이전하면 '이전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수원시 공직자는 "예산을 집행하는 시의회가 정작 의회 예산은 아무런 제제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개인의 돈이라면 그렇게 사용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시군의회의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되며 직원이 2명 늘어 앉을 자리가 없어 공사를 진행했고, 이마저도 자리가 부족해 직원 한 명은 사무실 구석에 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청사 완공까지 1년 넘게 남은 상황에서 직원들을 어떻게 사무실 밖에 두고 일하게 하느냐"며 "앉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 공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