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북부경찰청 국감] 민주당 "반쪽 국감, 여당 위원장 편파진행 탓"

김교흥 민주당 간사 "의원 발언 평가·재단 등 편파 진행… 사과 요구했지만 거절 당해"

‘이재명 국감’이 예상되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던 경기지역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거부 사태로 인해 반쪽 국감으로 전락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울산남구갑) 행정안전위원장의 편파적 진행을 비롯한 같은당 의원들의 국감 태도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8일 경기남부·북부경찰청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채익 위원장의 발언 등에 항의하며 퇴장함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의 자리가 텅 비어있다. ⓒ프레시안(박종현)

18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경기남부·북부경찰청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시작과 동시에 민주당 의원들이 이 위원장의 국감 진행에 항의한 뒤 전원 퇴장하면서 여당 의원들과 기본소득당 용혜인(비례) 의원만 참석한 반쪽 국감으로 마무리됐다.

집단 퇴장한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의 태도에 실망스럽고, 분노까지 느껴진다"고 발언한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이 위원장은 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본인의 소신과 알고 싶은 점에 대해 질의한 것일 뿐"이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오늘 국감에서)이재명 관련 사건이 질의의 중심이 될 거 같으니 의도적으로 파행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이날 국감 파행의 원인이 국민의힘 측에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집단 퇴장 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 위원장은 한 당의 대표를 마치 부패하고 부정한 사람으로 표현했는데, 이는 당에 대한 모욕"이라고 항의했던 민주당 간사 김교흥(인천 서구갑) 의원은 이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위원장은 오늘 오전 경기도 국감 시작 때부터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 평가하거나 재단했고, 결국 정회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며 "정회 이후 이 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하겠다고 해 민주당 의원들이 다시 국감에 참여했지만, 중간에 위원장석에서 국감을 진행했던 이만희 간사는 재차 민주당 이해식(서울 강동을) 의원의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한 당시 김선교 양평군수의 발언을 토대로 한 질의에 대해 ‘해당 의원이 없는 자리이고, 진위 여부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하는 등의 발언을 하며 이미 언론을 통해 확인된 사실을 얘기한 동료의원을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18일 경기남부·북부경찰청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채익 위원장의 발언 등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프레시안(박종현)

이어 "이 위원장도 마무리를 잘했으면 됐음에도 굳이 경기도 국감 마무리 과정에서 ‘이번 국감은 취임 100일 밖에 안된 김동연 국감보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4년 도정을 검증해야 했는데 여러 한계가 있었다. 누가 뭐라 해도 이 전 지사는 모든 시민들이 도덕성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우려하고 있다. 김 지사는 이제 이 전 지사와 완전한 차별화를 갖춰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하면서 위원장으로서의 중립성을 상실한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특히 이 위원장은 이번 국감 뿐만 아니라 상임위에서도 같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였던 만큼, 경기경찰 국감장으로 이동한 뒤 이만희 간사와 함께 따로 만나 사과를 요구하면서 ‘사과를 한다면 함께 국감을 진행하겠다’고까지 민주당 측의 의사를 전달했지만, 끝내 거절해 불가피하게 국감 진행을 거부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야당에서도 공흥지구 의혹 등 경기남부청에 대해 할 얘기가 많음에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나올 정도로 이 위원장의 행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오늘 국감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종감을 통해 다시 확인할 예정"이라며 "이와 별개로 오늘 경기도 국감에서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내일 기자회견을 통해 재차 민주당의 입장을 전달하고, 그 이후에도 어떠한 제스처가 없다면 또 다른 행동을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야당 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국감장에 남았던 용혜인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국감장에서 퇴장하자 "도대체 뭐 하는 건지 모르겠고 이해할 수도 없다"며 "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힘도 마찬가지로, 도대체 하루에 몇 번을 같은 양상으로 싸우는 것이냐"라며 양당 모두를 강하게 질타했다.

한편, 민주당이 집단 퇴장에도 강행된 이날 국감에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성남 백현동 개발 특혜’ 및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관련된 각종 사건에 대한 수사가 부실했다는 질타와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한 현안문제 등에 대한 질의를 비롯해 최근 평택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노동자의 사망사고에 대한 철저한 수사 당부 등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