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대 총선에서 높았던 부산 보수텃밭의 벽을 허물면서 21대 총선에서는 약진을 기대했던 더불어민주당이 막판 보수표심이 쏠리면서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15일 오후 21대 총선의 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부산은 18개 지역구 중 3곳만 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되고 15곳은 모두 통합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날 오후 6시 15분 본투표가 마무리된 후 발표된 지상파 3사의 공동 출구 조사에서 부산은 10곳 통합당 우세, 8곳 경합으로 나왔으나 민주당은 3곳을 제외하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3곳도 모두 통합당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특히 부산의 최대 격전지였던 부산진갑 당선인으로 서병수 통합당 후보가 결정되면서 3선 김영춘 후보가 낙선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애초 현역인 김영춘 의원의 강세가 예상됐으나 막판 보수표심이 서병수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서병수 후보는 "참으로 힘든 선거였다. 오늘 저의 승리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모든 국민의 승리이자 진구 주민들의 승리다"며 "지난 3년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패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부산진구에와서 제대로 준비도 안 돼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당원 동지들이 저를 위해 노력했고 진구 주민들께서 대한민국 미래를 걱정하면서 힘을 합쳐줘서 승리했다. 그 감사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국회의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통합당이 우세를 보인 부산 선거를 두고는 "코로나19 요파로 인해서 상승세를 가지고 있던 선거의 흐름이 꺾여버려서 이것을 어떻게 반전시킬 수 있을지 힘들었다. 다행히 부산에는 그 흐름이 약했고 문재인 정부 경제 실책에 대해 강조한 것이 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마음이 무거운 것은 수도권 지역에 저희들이 실패를 많이 했다. 앞으로 국회가 열리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고쳐야 할 일이 많다. 공수처법, 경제 정책의 전환을 고쳐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21대 국회에서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빚혔다,
그는 울산 울주군에 출마한 자신의 동생 서범수 통합당 후보도 당선을 확실시 지으면서 PK(부산·울산·경남)에서는 처음으로 형제 국회의원이 탄생하게 됐다.
민주당 현역 의원 5명이 재선에 도전했던 북·강서갑, 사하갑, 남구을, 해운대을, 연제구는 막판까지 선전을 했으나 3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통합당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먼저 당선을 확정 지은 북·강서갑 전재수 민주당 후보는 "새로운 정치의 승리, 일하는 정치의 승리, 이웃들과 함께 만든 위대한 승리다"며 "전재수는 변함없이 북구 변화를 위해 일하겠다.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 북구의 더 큰 변화, 이웃들에게 더 큰 힘이 되기 위해 내일부터 일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이번 부산 선거 결과를 두고는 "당선의 기쁨보다 책임감이 앞선다. 부산의 민주당 동지들을 잃은 것이 너무도 너무도 아프다"며 "부산을 위해서 더 잘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다.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 간 대결로 주목을 받았던 남구을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재호 민주당 후보는 "박재호는 남구 주민 모두의 국회의원이자 심부름꾼이자 머슴이다. 모두를 위한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여러분과 함께 오륙도선 트램, 도시재생, 일자리 도시, 아기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목표를 위해 매진하겠다. 대한민국 최초의 트램 생활문화도시를 건설해 내겠다. 이전과 완전히 다른 남구를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다"고 전했다.
민주당 후보 중 가장 늦은 16일 오전 2시 20분쯤까지 경합을 벌였던 사하갑 최인호 후보는 끝내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일부 후보자들은 긴장감에 눈물을 훔치기도 했으나 당선이 확정되자 기쁨의 환호를 외쳤다.
최인호 후보는 "국정 견제론이 태풍처럼 몰아쳤는데도 저 최인호를 살려주신 사하구민들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며 "더 낮은 자세로,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뛰어서 사하발전과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민주당 당선 지역구를 제외한 곳에서는 중·영도 황보승희, 서·동 안병길, 부산진갑 서병수, 부산진을 이헌승, 동래 김희곤, 남구갑 박수영, 북·강서을 김도읍, 해운대갑 하태경, 해운대을 김미애, 사하을 조경태, 금정 백종헌, 연제 이주환, 수영 전봉민, 사상 장제원, 기장 정동만 등 통합당 후보 15명이 당선됐다.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마저 통합당에 빼앗긴 것을 두고는 막판 보수성향의 지지자들이 경제 위기와 함께 '문재인 정권 견제'로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쏟아낸 통합당에게 견제를 위한 힘을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수텃밭이라고 불리는 부산에서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에서도 소수에 불과하지만 민주당 후보자가 당선된 것을 두고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느 정도 바로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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