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가 미국발 금융위기로 혼란을 겪고 있는 세계 경제와 관련해 "1930년대 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며 "올해 성장 둔화가 예상되며 내년 하반기에야 완만한 회복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8일(현지시간)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WEO)를 내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내년 세계경제가 3.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수치는 지난 4월 제시했던 3.7%에서 0.7%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美 내년 성장률 0.1%…실업률 6.9%
IMF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은 올해 1.6% 성장에 그친데 이어 내년 성장률이 0.1%로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미국의 주택 가격은 올해 말까지 10% 더 하락해 내년에나 바닥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의 실업률이 올해 5.6%에서 내년 6.9%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유럽연합(EU)의 성장률도 0.6%, 일본의 성장률도 0.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성장률도 올해 9.7%, 내년 9.3%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성장률도 3,5%로 하향 조정
IMF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도 3.5%로 내려 잡았다. 지난 6월 전망했던 4.3%에서 0.8%포인트 낮아졌다. 전 세계가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3.5% 성장률은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3.1%) 이후 최저치다. 높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는 얘기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은 IMF만 내놓은 게 아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한국 경제성장률을 종전 4.3%에서 3.8%로 하향조정했고, 맥쿼리증권은 4.0%에서 2.5%로 대폭 내려 잡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불과 2주전인 지난달 25일 '중기 국세수입 전망'을 발표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5.0%로 예상해 현실 인식에 있어 큰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재정부는 최근 국감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필요성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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