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런 호감은 일방적이었다. 일본에서 '친핀란드파'라고 할만한 사람은 드물었다. 폐허 위에서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일본이 대륙 반대편에 있는 추운 나라에 관심을 가질 이유는 별로 없었다.
모방의 나라 일본, 핀란드 교육에 관심 갖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 핀란드에 대한 호감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쉽게 짐작할 수 있듯,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OECD가 주관하는 국제학력조사) 결과가 이유다. PISA 2006 수학 평가에서 일본 고등학생은 10위를 기록했다. 읽기 능력 평가에서는 14위에 그쳤다. 3년 전보다 각각 4위, 1위씩 후퇴한 결과다.
일본 교육계가 들썩였다. 일본 학생들도 한국처럼 혹독한 입시 교육에 시달린다. 그런데 늘 PISA 1등을 차지하는 핀란드는 평균 학습 시간이 가장 짧다. 또 아이들의 학습 만족도 역시 1위다. 괴로움을 꾹 참고 공부한 일본 학생들이 실컷 놀면서 지내는 핀란드 학생들에게 한참 뒤지는 셈이다. 일본 정부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게 당연하다.
여기서, 자신보다 앞선 사례를 배우는 일본 사회의 순발력이 발휘됐다. <아사히>, <요미우리> 등 일본 유력 신문은 핀란드 교육에 관한 분석 기사를 여러 차례 실었다. NHK 등 방송 역시 마찬가지다.
출판계 역시 분주해졌다. 핀란드 교육을 다룬 책들이 서점가에 쏟아졌다. 이 가운데 일본 츠루분카 대학 후쿠타 세이치 교수가 쓴 <경쟁하지 않아도 세계 제일>은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를 보완한 책이 <경쟁을 벗어나 세계 최고의 학력으로-핀란드 교육의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최근 한국에서 번역돼 나왔다.
또, 일본 안에서 핀란드 교육에 대한 관심이 치솟자, 주일본 핀란드 대사관은 핀란드 교육을 알리는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경쟁 없이 최고가 된 비결"
핀란드 교육에 대한 일본 교육계의 관심은 "경쟁 없는 교육이 높은 성취도를 거두는 이유"에 맞춰져 있다. 실력을 쌓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괴로움을 참고 견뎌야하며, 이 과정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일본 사회 주류의 오랜 통념과 배치되는 사례인 까닭이다.
물론, 핀란드 교육에 관심을 기울인 게 일본만은 아니다. PISA 결과가 나온 뒤, 핀란드 정부에 '1등의 비결'을 묻는 세계 언론의 취재 요청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는 11가지 교육 원칙을 공통 답변으로 발표했다. 내용은 이렇다.
1. 가정, 성별, 경제 상황, 모국어와 관계없이 교육 기회를 평등하게 할 것.
2. 지역에 관계없이 교육 활동이 가능할 것.
3. 성별에 따른 분리와 차별을 부정할 것.
4. 모든 교육을 무상으로 할 것.
5. 종합제 학교 운영을 통해, '선별하지 않는 기초 교육'을 실시할 것. (특정 기준에 따라 골라낸 아이들만으로 채워진 학교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뜻. 평준화 교육을 옹호하는 입장인 셈이다.)
6. 전체적인 틀은 중앙에서 조정하지만 각 지역의 실정에 맞게 실행할 것. 교육행정은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입장에 서서 유연하게 이뤄져야 함.
7. 모든 교육단계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협동하여 활동할 것. (윗 학년과 아래 학년, 초등교육과정과 중등교육과정 사이에 긴밀한 연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
8. 학생의 학습과 복지에 대해 개인의 특성에 맞게 지원할 것.
9. 시험과 성적에 의한 등수 제도를 없애고, 학생의 발달 시점에 맞춰서 학생을 평가할 것.
10. 교사는 고도의 전문성을 갖고 자율적으로 행동할 것.
11. '사회적 구성주의'에 따른 학습 개념을 도입할 것.
협동을 통한 개념 형성…'사회적 구성주의'에 바탕을 둔 수업 설계
이들 11가지 원칙 가운데 후쿠타 세이치 교수가 특히 주목한 것은 마지막 원칙이다. 핀란드 학생들이 "경쟁하지 않아도 세계 제일" 학력을 갖게 된 결정적 요인이 '사회적 구성주의'에 바탕을 둔 교육방식이라는 것.
'사회적 구성주의'가 뭘까. 교육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사회적 구성주의를 이해하려면 먼저 구성주의에 대해 알아야 한다. 구성주의에 따르면, 지식은 교사의 머릿속에서 학생의 머릿속으로 복사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식은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완벽하게 객관적인 지식은 없다. 이렇게 보면, '사실(fact)'이 하나여도, '지식'은 학습자의 수만큼 다양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을 놓고 지식을 구성하는 작업은 혼자 진행할 수 없다. 다른 사람과의 교류 속에서 이뤄지는 작업이다. 더구나 모든 지식은 사회적 '맥락(context)' 속에서만 고유한 의미를 띤다. 얼핏 사회와 동떨어진 것처럼 여겨지는 자연과학 지식조차 이런 맥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생각이 구성주의 위로 겹치면서 나온 개념이 '사회적 구성주의'다.
협동을 통해 학생들이 개념을 형성하는 핀란드식 수업 방식은 철저하게 '사회적 구성주의'에 따라 설계돼 있다. 핀란드 교육당국자들은 '사회적 구성주의'에 따른 수업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고양한다고 믿는다. 교사가 객관적인 지식을 학생에게 전수한다는 발상에 바탕을 둔 수업은 학생들로 하여금 이미 나와 있는 모범답안을 모방하도록 유도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교육에서 경쟁이 생기는 것을 막으려 애쓰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치열한 경쟁은 모방하는 능력을 키우는데는 유리하지만, 창조성을 소모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창의성을 기르려면, 경쟁보다 협동을 장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교육 당국자들 사이에 퍼져 있다.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교육과정을 적용할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든다. '사회적 구성주의'는 고도로 철학적인 개념인데, 핀란드 교사들이 이런 개념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 후쿠타 세이치 교수가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 이르멜 하리넨 보통교육국장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이르멜 하리넨 국장은 "그렇다. 핀란드에서는 모든 교사들이 '사회적 구성주의'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런 대답이 과장된 것인지, 실제에 정확하게 부합하는지 여부는 확인하기 힘들다.
다만, 핀란드 학교에서 교사에 따라 수업 내용이 다른 경우가 흔하다는 점은 사실이다. 지식은 학생이 스스로 구성해가는 것이므로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교육과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교사가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수업 방식도 드물다. 대개의 수업이 팀 단위로 진행된다. 평가 역시 팀 단위로 이뤄진다. 그래서 자신을 제외한 모든 학생과 경쟁하며, 자기 점수만 챙기는 학생은 나타나기 어렵다. 한 교실 안에 있는 팀들이 각기 다른 내용을 익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교실 안에서 획일적인 척도에 따른 경쟁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
"진도의 압박"이 없다…교사가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
그런데 구성주의, 사회적 구성주의 등은 한국 교육계에 낯선 표현이 아니다. 현행 7차 교육과정이 구성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지만, 교사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학생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는 7차 교육과정의 취지가 실제 수업에서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한국 교사들은 구성주의, 혹은 사회적 구성주의에 따라 수업을 하기 힘든 이유로 "진도의 압박"을 꼽는 경우가 많다. 학생의 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교사가 같은 속도로 교과 진도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개념을 형성하도록 할 만한 여유를 갖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핀란드 학교에서 사회적 구성주의에 따른 수업이 잘 진행될 수 있는 이유 한 가지가 드러난다. 핀란드에서는 개별 교사가 사실상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도록 돼 있다. 국가는 큰 틀에서 개별 교과교육의 목표를 정할 따름이다. 이런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어떤 교재를 택해서 어떤 내용을 어떻게 가르칠지 여부는 전적으로 개별 교사에게 맡겨져 있다. 교사마다 수업 내용과 진도가 다를 수 있는 배경이다.
'표준'은 경계 대상이다…등수 매기는 시험은 없다
학생들이 교사에 따라 다른 내용을 익히고 있으므로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통 평가도 불가능하다. 또 학력에 대한 표준을 정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표준(Standard)'이라는 낱말은 핀란드 교육에서 경계 대상으로 여겨진다. 모든 학생이 따라야 할 표준이 없으니, 개별 학생이 표준에 얼마나 다가갔는지 측정하기 위한 시험도 없다.
핀란드 학생들은 종합학교(한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합친 과정)을 졸업하는 16세가 돼서야 첫 시험을 치른다. 종합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는, 남과 비교하는 시험을 겪지 않는다. 두 번째 시험은 인문고등학교 3학년 때 치르는 대학입학자격시험이다.
교사가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것은 핀란드만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스웨덴 등 북유럽 교육이 대부분 이런 특징을 띠고 있다. 안승문 스웨덴 웁살라 대학 객원연구원이 겪은 사례에서도 이런 특징이 드러난다.
한 주제를 파고들면서, 탐구하는 법을 익힌다
안 연구원의 딸은 한국에서 중학교에 다니다 웁살라에 있는 종합학교로 전학했다. 딸은 지금 학교에서 받는 역사 수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 학기 내내 '로마'만 다뤘다고 했다. 로마 역사에서 주제를 정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수업을 학기 내내 했다는 것.
핀란드, 스웨덴 등에서는 이런 식의 수업이 흔하다. 대학 강의처럼 한 가지 주제만 다루는 이런 식의 수업은 교과 내용 전체에 대해 고르게 시간을 안배하는 한국 수업과 많이 다르다.
학기 내내 한 가지 주제만 다루면, 학생들이 고른 지식을 갖추기 힘들지 않을까. 그렇다. 실제로, 학생들은 천차만별의 지식을 갖게 된다. 어떤 학생은 로마 역사에 정통한 반면, 프랑스 혁명사에 대해서는 백지에 가깝다. 다른 교사와 함께 수업한 학생은 1차 세계대전에 대해 해박하지만, 고대 그리스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 있다. 그러니까,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문제를 풀도록 요구하는 게 무의미해진다.
이런 식의 교육이 가능한 배경에는 단편적인 지식을 고르게 습득하는 것 자체는 교육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있다. 오히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탐구하면서, 지식의 구조와 맥락을 이해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지식 자체보다 탐구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 주제에 대해 폭넓은 자료를 수집해서 고유한 시각으로 엮어낸 경험은 다른 주제를 탐구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고른 지식을 쌓기보다 깊은 통찰력을 키운다
그리고 한 학기 내내 '로마'를 주제로 보고서를 쓴다면,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다. 또 특정 시기에 명멸한 숱한 인간 군상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로마'라는 프리즘으로 인간과 사회의 보편적 특징을 살피는 것. 이 정도면 역사 수업의 목표로 충분하다는 게 북유럽 교사들의 생각이다. 모든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습득해야 하는 지식의 범위는 매우 좁게 설정돼 있다.
학생들이 단편적인 지식을 외우기보다 개념을 깊이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수학 수업에서도 나타나는 특징이다. 핀란드, 스웨덴 등에서는 수학 시간에 학생들이 각각 다른 문제를 풀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복잡한 응용문제를 모든 학생이 풀 필요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관심 있는 학생만 풀면 된다.
대신, 교사는 모든 학생이 방정식, 함수 등 추상적인 개념을 깊이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문제 풀이는 이런 개념이 구체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소개하는 절차일 뿐이다. 수학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도 문제만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내면 높은 평가를 받도록 돼 있는 한국, 일본 등과 다르다.
교사는 전문직…자율성에 걸맞은 책임감을 요구받는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교사에게 높은 자율성을 보장하는 북유럽 식 교육이 실효를 거두려면, 교사의 전문성과 책임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문제 풀이 요령을 가르치는 수준이라면,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 없다. 하지만 개념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하려면, 교사의 실력이 중요하다.
또 교사가 자율적으로 수업 내용과 교재를 정하도록 돼 있는 상황을 게으른 교사가 악용할 수도 있다. 교육 내용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교사가 학생들이 왜곡된 개념을 익히도록 유도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위험에 대해 북유럽 국가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뚜렷한 답은 없다. 교사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믿을 따름이라고 한다. 이런 경향은 핀란드에서 더욱 뚜렷하다.
핀란드에서는 교사가 전문직이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모든 교사가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다. 교직의 사회적 위상도 높다. 안승문 연구원은 핀란드에서 초중등 교사는 한국에서의 대학 교수와 비슷한 위상을 누린다고 전했다. 그래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을 꼽을 때면 교사가 늘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급여 수준은 높지 않다. 사회적 평균 임금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핀란드 교사들은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주당 35~40시간쯤 일한다. 하지만 아이들과 부대끼다보면, 갑작스럽게 처리할 일이 생겨서 노동시간이 확 늘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휴가일수는 다른 직업과 비슷하다.
반면, 정신적 스트레스는 만만치 않다. 핀란드 교육 전문지 <오뻬따야(Opettaja)> 보도에 따르면, 2005년 핀란드 교사 5명 중 1명이, 교장 3명 중 1명이 학부모들로부터 심한 정신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핀란드 학부모들은 교사의 전문성을 신뢰하면서도, 사소한 권리 침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런 특징이 한편으로는 교사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핀란드에서 교직이 왜 인기가 있을까. '안정적인 직업'이어서? 그렇지 않다. 북유럽 사회는 노동조합이 강력하고, 복지가 잘 돼 있는 편이어서 무슨 일을 하건 고용 불안을 심하게 느끼지 않는다. 민간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도 교사, 공무원과 비슷한 안정성을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안정성'이 직업 선택의 기준이 되는 일은 드물다.
"가르치는 즐거움, 협동 속에서 싹 튼다"
핀란드 학생들은 교직을 택하면서 "재미있는 일"이라는 이유를 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핀란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학 전공이 예능 계열이라는 사실에서도 드러나듯, '일의 즐거움'은 직업이나 전공을 택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교사가 되려는 이들은 보통 "어릴 때부터 남을 가르치는 일에 흥미를 느꼈다"라고 이야기한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대부분의 수업이 협동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동료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남보다 조금 먼저 개념을 터득한 학생은 동료들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다보면, 이런 역할을 즐기는 학생들이 나온다. 이런 학생들은 자신이 먼저 터득한 개념을 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법을 늘 궁리한다. 이들이 대학에 진학할 때, 주로 교육학 계열을 택한다.
동료들과 가장 잘 협동하는 학생이 교사가 돼서 다시 협동하는 법을 가르친다. 이런 순환이 이뤄지는 한, 핀란드식 교육을 향해 쏟아지는 "경쟁하지 않아도 세계 제일"이라는 찬사는 시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키워드로 읽는 북유럽" 연재 두 번째 키워드는 '코뮌'입니다. 스웨덴의 기초 지방자치단체를 '코뮌'이라고 부릅니다. 두 번째 키워드를 통해 기초 자치 단체 수준에서 이뤄지는 사회 복지 모델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 '코뮌'에 관한 첫 번째 이야기는 오는 10일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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