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기고] 김종배 님의 비판에 대한 댓글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기고] 김종배 님의 비판에 대한 댓글

'보수 개혁'의 마라톤 완주를 위해 끝까지 달리겠습니다

저를 주제로 쓰신 김종배 님의 글(관련기사)을 잘 읽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고마움과 당황스러움이 교차하였습니다. 저에게 보내주신 관심과 배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과 '아직도 갈 길이 멀구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님께서 하신 지적, 그동안 많이 들어왔습니다. "왜 한나라당에 있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당과 맞지 않으면 떠나라"는 공격까지 참 숱하게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한나라당에 입당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고 놀라워했습니다. 사람들은 운동권 출신이라면 깊이 따져보지도 않고 진보나 좌파로 단정 짓습니다. 그러나 저는 '합리적 개혁을 추구하는 중도 보수주의자'입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지지하면서, 동시에 시장경제의 폐해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가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기존 보수 세력의 부정적 요소를 털어내고 '보수의 혁신'을 통해 한나라당을 도덕성과 품격, 실용적 능력을 갖춘 제대로 된 보수정당으로 환골탈태시키고 싶었습니다.
  
  한나라당은 기득권을 위한 정당, 부자들을 위한 정당이라는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이러한 비난 속에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 부와 권력을 편법적으로 독점함으로써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상실했다는 비판이 담겨져 있습니다. 저는 한나라당이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으로 부단한 자기 혁신을 이루어 품격과 포용력을 갖춘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당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길을 가려 할 때마다 '이건 아니다'라고 제 소신을 밝혀왔던 것도 정계입문 때부터 가져왔던 이 같은 저의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어떤 조직 속에서건 '아니오' 라고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굳이 어려운 길을 골라가려는 것은 아니지만 어렵다고 해서 지레 포기하지도 않겠습니다. 저는 이것을 '나 자신과의 싸움'임과 동시에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마라톤을 하면 여러 번 '데드포인트'가 찾아옵니다. 왜 굳이 완주를 해야 되는 가하는 생각부터 이 정도면 충분히 노력한 것 아니냐는 자기 위로까지, 당장 레이스를 그만 두어도 될 이유들이 이것저것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추월해가는 사람을 뒤쫓다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최악의 지점에 맞닥뜨리게 되기도 합니다.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이 몇 번의 데드포인트들을 뛰어 넘어야 합니다. 고통스러워서 주저앉고 싶은 순간들을 이겨내야만 합니다.
  
  정치를 해오면서 데드포인트에 직면했던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이정도면 되지 않았냐면서 자위하며 주저앉고 싶은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다시 일어서서 달렸습니다. 한나라당도 비록 빠른 속도는 아닐망정 꾸준히 변화해 왔습니다. 님께서 지적하셨던 "'개인 플레이'가 큰 의미가 없다"는 말에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함께하는 것이 더 좋고 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몰라서가 아니라 함께 하기 위해 저 혼자라도 먼저 시작해야 할 때가 많았다는 뜻입니다.
  
  존 스튜어트 밀(J. S. Mill)은 인류 진보의 힘은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자유로운 토론과 비판만이 한나라당을 거듭나게 만들 것입니다. "세를 모아 '과속방지턱'의 역할을 하는 것"도 이러한 토론과 비판을 통해 가능할 것입니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대의명분·전략·세력을 두루 갖추는 것이 현실 정치인으로서 중요하다는 점을 가슴 깊이 새겨왔습니다. 정치 현실이 냉혹하지만 두려워하거나 피해가지 않을 것입니다. 대의명분을 세우고 치밀한 전략 위에서 힘과 세력을 조직해 현실에 굳게 발 디디고 서서 실효성 있게 문제를 풀어가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정치를 할 것입니다. 보수를 혁신하고 한나라당을 거듭나게 함으로서 원숙하고 품격 있는 국가경영의 담지자, 국민과 함께 하는 집권주도세력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김종배님의 관심과 조언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격의 없는 비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