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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명박…오직 '비즈니스 프렌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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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명박…오직 '비즈니스 프렌들리'"

[단독] MB가 추진 중인 노동 부문 '규제 개혁' 실체는?

정부가 비밀리에 추진 중인 '경제제도 선진화'의 실체가 드러났다. 역시 핵심은 '비즈니스 프렌들리'였다.

<프레시안>이 16일 단독입수한 '경제제도 선진화 과제'에 따르면, 정부는 노조의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무노동 무임금을 확실히 지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현행 2년으로 제한된 비정규직 노동자 사용기간을 3~4년으로 늘리고 더 나아가 단계적으로 더욱 유연화하는 방향으로 비정규직법 개정안이 확정됐다. 용역·도급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최저임금제도도 교통비와 급식수당까지 최저임금액에 포함시켜 기업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다.

이는 지난 6일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8개 분야 152개 '경제제도 선진화 과제' 가운데 노동관련 과제에 담긴 내용이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152개 과제의 세부내용은 비공개에 붙인 채 노동부,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 7개 관계부처에만 이를 통보한 바 있다.

6대 시급과제 모두 '경영계 의견'만 수렴해 추진
▲<프레시안>이 16일 입수한 '경제제도 선진화 과제'에 담긴 세부과제를 꿰뚫는 전체적인 기조는 대대적인 규제 완화다. 정부가 골라낸 6대 시급 개선과제 가운데 노동계의 의견이 반영된 쪽으로의 '규제 개혁안'이 나온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연합뉴스

세부과제를 꿰뚫는 전체적인 기조는 대대적인 규제 완화다. 정부는 '노동시장제도 선진화'의 철학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를 꼽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은 기업에 부담이 되는 각종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데에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경제5단체가 지난 3월 말 건의했던 규제개혁 과제 267개 가운데 장애인·여성·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상대로 한 사회적 안전망의 경우 제외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노동자의 보호나 노동조합의 권리는 대폭 약화시키고 기업의 편의만을 고려한 것이 도드라졌다. (☞관련 기사 : '규제완화 정권' 출범에 '날뛰는' 재계)

△노사관계 법치화 확립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 등 정부가 골라낸 6대 시급 개선과제 가운데 노동계의 의견이 반영된 쪽으로의 '규제 개혁안'이 나온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우선 정부는 노사 분규의 경우 노사자율 해결을 유도한다면서 불법행위 발생 시 정부의 개입 여지는 남겨뒀다. 노조가 파업 과정에서 시설물이나 사업장을 점거하는 등의 행위를 할 때는 '강력히'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대부분의 선진국 노조는 파업시 무노동·무임금을 각오하고 파업에 돌입하는데 우리나라 일부 대기업의 경우 파업기간 중 각종 장려금 명목의 임금지급 관행이 존재한다"며 "개별 기업의 법과 원칙 확립 의지를 독려할 수 있도록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준수하는 사업장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파견근로 기간 3~4년으로 연장…최저임금은 급식비도 포함

이 '경제제도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일자리 양극화는 앞으로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비정규직과 파견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모두 연장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차별금지를 통한 오남용을 규제한다"고 단서를 달아뒀지만 "일단 단기적으로 3~4년으로 연장하고 단계적으로 유연화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밝혀 사실상 비정규직과 파견 사용을 무제한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파견근로를 사용할 수 있는 업종을 제한해 놓은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의 파견허용업종 규정을 '못 쓰는 업종'만을 규정하는 '네거티브 리스트'로 전환하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다.

그 뿐 아니다. 최소한의 임금을 규정해 놓는 최저임금제도도 개선된다. "정근수당, 근속수당, 가족수당, 급식수당, 교통비 등이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 포함되지 않아 기업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렇게 될 경우 최저임금 수준만을 받고 일하는 용역·도급 등 간접고용 노동자의 경우 실소득액이 대폭 하락할 전망이다.
▲ 이 '경제제도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일자리 양극화는 앞으로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비정규직과 파견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모두 연장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차별금지를 통한 오남용을 규제한다"고 단서를 달아뒀지만 "일단 단기적으로 3~4년으로 연장하고 단계적으로 유연화하는 것을 검토한다"고 밝혀 사실상 비정규직과 파견 사용을 무제한으로 확대할 계획이다.ⓒ프레시안

"대체근로 금지가 노조의 과도한 요구 수용의 원흉"

노동계와 경영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의 경우에도 경영계 의견만이 수렴됐다. 2010년까지 유예된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선진국에서는 노조 전임자의 임금을 사용자가 내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로 본다"며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고 "규정을 준수하는 우수사례기업은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복수노조 허용의 경우에도 정부는 교섭창구 단일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역시 노사자율로 하자는 노동계의 의견은 무시된 방향이다. 정부는 그 근거로 국제노동기구(ILO)를 들었다. "ILO는 교섭창구 단일화가 공정한 기준에 의해 정해지면 허용된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파업 시 대체근로 금지를 규정한 노조법 제43조도 삭제하기로 했다. "현행법이 사용자의 대체근로를 막아 파업시 노사간 힘의 균형을 잃게 해 결국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수용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 밖에도 정부는 파업 찬반투표 실시 시기를 교섭결렬 또는 노동쟁의 조정 신청시 실시하도록 하는 규정의 도입을 검토하고, 유니온 숍 규정은 삭제하는 방향으로 법개정을 추진한다. 직원들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도 동의 없이 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 기업 마음대로 임금체계 개편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해고제도도 사용자가 돈으로 보상할 수 있도록 하고, 해고규모별로 사전통보 기간을 차등적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에 드러난 노동부문의 소위 '선진화 과제'는 지식경제부가 "기업들의 건의에 기초한 실질적 대안 마련에 그 의의가 있다"고 자랑할 만한 수준이었다. 정부가 철저히 '친기업적 규제 개혁'을 추진 중인 것이 드러난 만큼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으로 코너에 몰린 이명박 정부에게 또 하나의 '화약고'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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