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회담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검역 완화가 '선물'로 미국 측에 건네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미국 언론은 "'인간광우병(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 vCJD)' 증상을 보이던 버지니아 주의 22세 여성이 11일(현지 시각) 사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외국 체류 경험 없는 미국인은 인간광우병에 걸린 적이 없다는 사실을 내세우며 쇠고기 안전성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사망한 여성은 평생 외국을 나간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인간광우병으로 확진되면 미국 본토에서 쇠고기 섭취 등이 원인이 돼 인간광우병에 감염된 최초 사례다. (☞ 관련 기사: 美 '인간광우병' 비상…22세女 생명 위독)
아직 사망 여성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는지 아니면, 증상이 비슷한 '크로이츠펠트-야코브병(CJD)'으로 사망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미국 보건 당국은 부검을 통해 이 여성의 사인을 판별할 예정이다.
이 여성의 사인이 인간광우병으로 확인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 의회 비준을 위해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검역을 완화하려던 한국 정부의 계획에도 큰 차질이 있을 전망이다. 그간 한국 정부도 미국 정부의 주장을 되뇌며 "미국인이 쇠고기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례가 없다"며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강조해왔다.
외교통상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14일 한국방송(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미국 같은 경우에는 광우병이 인간으로 전염돼서 ('인간광우병'이) 발병된 사례는 거의 없다는 게 과학적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사망한 여성이 인간광우병으로 확진되면 김 본부장의 주장은 근거를 잃게 된다.
한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후 남호경 한우협회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 한미 간 쇠고기 협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선물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가 간 현안이 있으면 국가 영수들이 토론할 수 있고, (토론 전에) 실무적으로 협의할 수 있다"고 미국산 쇠고기 검역 완화 문제와 한미 정상 회담이 관계 없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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