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방본부는 화재 발생 뒤 소방차 30여 대, 소방관 130여 명을 동원해 진화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결국 약 5시간만인 11일 오전 2시경 숭례문 누각 1·2층이 전소됐다. 화재 현장에는 11일 오전 9시 현재 잔불 정리와 함께 수습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소방본부·문화재청 "초기진압 최선 다했다"
서울소방본부와 문화재청은 11일 오전 화재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초기진압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진화 실패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전기 서울소방본부장은 "초기에 빨리 진화 했으면 좋았겠지만 숭례문 상층부 기와 안에 흙이 있어서 진화가 어려웠다"며 "초기에 화재 진압이 되지 못한 부분이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기와 해체 작업이 늦어졌고 겨울이라 물이 동결돼 있었다"며 "또한 기와에 경사도가 있어서 초기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화재 진화 작업을 놓고 소방방재청과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문화재청의 김상구 건축과장은 "협의는 이뤄졌지만 장비가 없고 사람이 부족해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상구 과장은 초기 진압 장치 설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문화재 내부에 스프링클러와 같은 소방시설을 설치하면 문화재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며 "숭례문이 서울 시내 한 가운데 있어서 1분 내에 소방서 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설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화 용의자 증거 포착되지 않아
한편 이번 화재는 방화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숭례문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 TV에는 화재발생전 접근한 방화 용의자가 촬영되지 않아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최이태 문화재청 안전과장은 11일 새벽 숭례문 전소 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방화 용의자를 봤다는 목격자 신고만 있을 뿐 CCTV를 통해 인적사항이나 증거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연기가 자욱해서인지 특별히 사람이 찍힌 것은 없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CCTV는 1층에 사각이 없도록 설치돼 있었으며 숭례문 측면의 계단을 이용하거나 외벽을 타고 올라갔을 경우 확인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 남대문 경찰서 김영수 서장도 이날 새벽 "발화지점이 찍힌 CCTV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11일 오전 10시 숭례문 화재와 관련된 첫 공식 브리핑을 열 계획이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누전과 방화등 두가지로 보고 건축및 전기시설 전문가와 함께 화재현장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 화재 직전 방화용의자를 봤다는 목격자 3~4명의 제보 내용을 확인 중이며 문화재청이나 서울시, 남대문구청 등 관리.감독 관청의 잘못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기로 했다.
1398년 완공된 숭례문은 서울에 남아있는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1962년 12월 국보 1호로 지정된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재다. 조선시대 도성 8개 문 중 가장 중요한 정문이며 현존하는 국내 성문 건물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커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숭례문은 조선왕조가 한양으로 수도를 옮긴 후인 1395년(태조 4년)에 한성 남쪽의 목멱산(남산)의 성곽과 만나는 곳에 짓기 시작해 1398년(태조 7년)에 완성됐다. 이후 500년 동안 몇 차례의 보수를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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