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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노 대통령의 마지막 성탄절 선물입니까?"

단속된 이주노조 간부 3명, 끝내 비밀리에 강제 출국

'표적 단속' 논란을 불러 왔던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간부 3명이 끝내 13일 강제 출국됐다.

43개 단체로 구성된 '이주노동조합 표적탄압 분쇄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제기한 강제퇴거명령 이의신청이 전날 기각됨에 따라 바로 이튿날인 이날 새벽 법무부는 청주 외국인보호소에 수감돼 있던 까지만 위원장 등 지도부 3인을 본국으로 추방했다. (☞관련 기사 : "노무현 정권, 이주노동자 탄압도 따를 자가 없다")

비상대책위는 "아직 국가인권위원회에 낸 진정도 결론이 내지 않았고 이의신청 기각에 따른 소송도 준비 중이었는데 이처럼 기습적으로 강제출국을 강행한 것은 이주노동자의 권리와 인권을 무시한 만행"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까지만 위원장(42, 네팔)과 마슘 사무국장(42, 방글라데시), 라쥬 부위원장(33, 네팔)은 지난달 27일 비슷한 시각에 각기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단속·연행됐다. 핵심 지도부가 모두 연행된 것에 대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주노조의 합법성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이주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법무부의 표적 단속"이라고 반발해 왔다.

첩보작전 방불케 한 법무부의 '날치기' 강제출국 강행
▲'표적 단속' 논란을 불러 왔던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간부 3명이 끝내 13일 강제 출국됐다.ⓒ프레시안

3명의 이주노조 간부의 강제 출국은 첩보 작전을 방불케 했다. 비상대책위에 따르면 이들이 법무부의 강제 출국 조짐은 12일 갑자기 감지됐다. 연행된 지도부 가운데 2인의 본국인 네팔 대사관에서 비상대책위쪽으로 "법무부에서 요청한 서류를 모두 보냈다"고 연락해 온 것이다.

이어 오후 8시 경 이들이 낸 이의신청이 기각됐다는 통보가 왔다. 비상대책위는 이날 밤 긴급히 청주 외국인보호소로 내려가 이들의 강제 출국을 몸으로 막기 위해 애썼으나 소용이 없었다.

새벽 4시부터 오전 8시까지 20여 명이 외국인보호소 정문에서 차량이 나오는 것을 막았지만 이미 까지만 위원장과 라쥬 부위원장은 그에 앞서 인천공항으로 이송된 것이 뒤늦게 확인됐으며 마슘 사무국장도 오전 10시 40분 경 인천공항이라며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온 것.

"인권위 진정 결과도 안 나왔는데 무엇이 두려웠나"

법무부는 이번 단속과 강제추방에 대해 "출입국관리법 위반자를 단속하고 추방하는 조치는 합법적인 행정권 행사이지 노조 탄압으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비상대책위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소한 국가인권위원회와 기타 정부 기관의 권고과 판결이 내려지기도 전에 이 같은 날치기 시도를 자행한 법무부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규탄했다.

특히 법무부의 강제 출국 조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주노조 등 관련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강제 출국 조짐이 보여 12일 인권위에 항의를 했더니 인권위 관계자는 '법무부에서 인권위 진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강제 출국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었다"며 "그런데 하루 만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비판했다.
▲ 뚜르노 이주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민주노총도, 지식인과 사회단체도 무시하면서 야만적인 강제출국을 강행한 것이 이주노동자에게 보내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인가 보다"고 말했다.ⓒ프레시안

최영노 비상대책위 공동대표도 "법무부는 '주권국가의 당연한 권리 행사'라고 하지만 우리 국민이 언제 이주노동자를 탄압할 권리를 정부에 위임한 적이 있냐"고 되물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뚜르노 이주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도부 3인의 연행 이후)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 왔다"며 "민주노총도, 지식인과 사회단체도 무시하면서 야만적인 강제출국을 강행한 것이 이주노동자에게 보내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인가 보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이주노조의 씨를 말려 버리려 한다"
▲ 이주노조 집행부에 대한 단속 및 강제출국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들은 "이주노조의 씨를 말려버리려는 정부의 도를 넘는 탄압"이라고 보고 있다.ⓒ프레시안

더욱이 이주노조 집행부에 대한 단속 및 강제출국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들은 "이주노조의 씨를 말려버리려는 정부의 도를 넘는 탄압"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004년에도 이주노조 초대위원장인 샤말타파 씨를 비롯한 집행부가 체불임금을 미처 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연행돼 강제출국 된 바 있다. (☞관련 기사 : '이주노동자노조' 위원장만 되면 연행·추방)

노동부가 설립신고필증을 내주지 않아 그간 불법노조로 분류돼 왔던 이주노조는 지난 2월 서울고등법원에 의해 "불법체류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면서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해 생활하는 이상 노동조합 결성과 가입이 허용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정당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관련 기사 : "이주노동자도 노조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노동부가 "인정할 수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또 다시 지도부에 대한 강제출국이 이뤄지자 비상대책위는 "한국 정부는 법원의 판결에도 굴복하지 못하고 국제노동기구(ILO)에서 권고하는 각종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 보호를 위한 권고를 단 하나도 비준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이제라도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대책 강구와 함께 강제추방 한 이주노조 지도부들이 자국에서 한국에서의 노조활동을 이유로 탄압받지 않도록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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