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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세상', 공짜로 올 것 같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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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세상', 공짜로 올 것 같진 않습니다"

['프레시앙'이 되며] 정희준 교수

흔히들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하면서 사람을 구별짓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요즘 이런 구분이 많이 헷갈립니다. 솔직히 저 스스로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운동권 출신도, 좌파도 아닙니다. (체육학과 출신이니 소시적 당연히 '운동'은 많이 했습니다만 '그쪽(?) 운동'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학교에 있는 어느 교수는 저더러 '극좌'라고 하더군요. (놀랬습니다.) 헷갈리고 있는데 또 누구보다도 저를 잘 아는 제 동생은 제게 "오빠는 너무 보수적이야" 그러더군요. (더 놀랬습니다.)
  
  사실 저는 말하는 거나 글 쓰는 걸 보면 '왼손잡이' 같기도 하지만 하는 꼴을 보면 '오른손잡이' 같기도 합니다. 왼손잡이들이랑 놀면서도 속으론 '나 혹시 오른손잡이 아니야?', 이렇게 스스로 묻기도 하지요.
  
  그런데 특히 요즘 들어 저는 이런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결론 내리게 됐습니다. '합종연횡,' '이합집산'에 '조변석개'가 더해진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 좌파니, 우파니 따져 무엇 하겠습니까.
  
  <프레시안>을 '좌빨(좌파+빨갱이)'이라 하는 분이 있더군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프레시안>은 정의와 원칙의 땅 위에서 옳고 그름을 고민하는 언론일 뿐입니다. 또 <프레시안>엔 엘리트주의가 엿보이고 좀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역시 그렇게 보일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모르던 사회문제를 끈질기게 알려주고 이해시키려 애쓰다 보면 그런 예기치 않은 의견이 당연히 날아들 수 있지 않을까요?
  
  <프레시안>은 고집도 대단합니다. '황우석 사태'부터 지금의 최근의 '한미 FTA' 문제까지. 솔직히 좀 '무식'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재정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정부로부터의 광고가 끊길 정도로 반FTA 기사를 내보내다가 결국 찬FTA 광고를 실어야 할 정도로 말입니다.
  
  이 코미디 같은 사회에서 <프레시안>이야말로 '할 말은 하는 언론'입니다. <프레시안>은 돈 안 되는 말도 하고, 인기 없는 말, 우리가 미처 몰랐던 말도 합니다. '할 말은 한다'면서 돈 되는 말, 편한 말, 인기 있는 말, 부수 늘이는 말, 밑지지 않을 말, 잘 보이기 위한 말만 골라서 하는 누구들처럼 말을 골라서 하지 않습니다.
  
  제가 '프레시앙'이 될 이유는 차고도 넘칩니다. 저는 <프레시안>에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사실 <프레시안>은 제게는 세상을 보는 창입니다. 공부방이기도 합니다. 응당 수업료도 내야 하고 월세도 내야 했는데 공짜로 애용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박인규 대표의 글을 보며 '앗차!' 했습니다. 이제까지 공짜로 즐긴 내가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이제까지의 신세도 갚아야 하겠지만 이 코미디 같은, 어긋난 사회의 균형추가 되어줄 언론, 어둠 속 한줄기 빛이 되어줄 언론은 <프레시안> 외에 얼마나 될까 생각도 듭니다.
  
  <프레시안>은 우리가 꼭 붙들어야 할 언론입니다. 우리가 밥 먹을 때 <프레시안>도 밥 먹나 봐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 몸 챙길 때 <프레시안>도 꼭 챙겨야 합니다.
  
  집이라도 팔아서 도움을 드리고 싶지만 그건 주변에서 말리더군요. 결국 매달 크지 않은 돈이지만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돕는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시민사회,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는 나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 구성원이 되기 위한 당연한 저의 몫입니다.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여러 가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 않습니까. 저도 '공짜심뽀' 버리기로 했습니다.
  
  프레시앙이 되는 기회를 주셔서, 여러분과 동지 될 기회를 주셔서, 그리고 프레시앙이 되는 기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레시앙'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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