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가 27일에는 은행계좌 추적에 착수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김용철 변호사가 "내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관리했다"고 지목하며 증거로 내놓은 우리은행 삼성센터 지점과 굿모닝신한증권 도곡동 지점 등의 계좌에 대해 법원의 영장을 발부 받아 계좌 추적에 나섰다.
김수남 차장검사는 "우선 고발장에 드러난 계좌에 대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혐의점을 확인하기 위한 계좌추적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사의 목표는 김 변호사의 주장대로 삼성 측이 도장과 주민등록 사본 등을 이용해 김 변호사 몰래 차명계좌를 만들었느냐 여부를 가려내는 것으로, 만약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계좌추적의 범위가 삼성그룹 전ㆍ현직 임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26일 기자회견에서도 일부 삼성그룹 전직 임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관리 의혹을 주장했었다.
김 변호사의 최초 양심선언 시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고발 시점에 비하면 검찰의 계좌추적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김 변호사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 최병모, 이덕우, 장주영, 김영희 변호사 등 김용철 변호사의 변호인단이 특별수사본부를 방문해 "공정하게 수사를 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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