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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 앞 다퉈 '한국노총,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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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대선 후보들 앞 다퉈 '한국노총, 만세!'

한국노총, 3만 명 모여 대선 후보 5명 불러 놓고 노동자대회

한 달을 채 안 남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를 제외한 5명의 대선 후보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동자대회에 참석해 장외 유세를 펼쳤다.

오는 28일부터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한국노총 조합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후보들은 경쟁 하듯 한국노총과 자신의 동질성을 강조했다.

평화시장에서 옷을 팔던 어린시절 얘기부터 "문화방송(MBC) 노동조합 설립 멤버"라는 이력이 동원(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됐고 "이태원 시장에서 환경미화원 비정규직 노동자도 해 봤고 경영자도 해 봐 경영자와 노동자 양쪽의 입장을 가장 잘 아는 유일한 후보"(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라는 주장도 나왔다. '동지'라는 표현도 거침없이(정동영, 이명박 후보) 나왔다.

"지난 34년 간 (유한킴벌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해 (노동자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며 친밀감을 피력하기도 했고 "한국노총은 언제나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협력적이고 생산적인 노사관계를 만들어 왔다"(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칭찬도 쏟아졌다.

이회창 후보는 연설의 말미에 "한국의 노동자 여러분, 만세"라고 외치기도 했다.
▲ 한 달을 채 안 남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를 제외한 5명의 대선 후보들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동자대회에 참석해 장외 유세를 펼쳤다.ⓒ프레시안

정동영 "이명박은 TV토론 무산, 사과하라"…이명박 "한국노총 동지 여러분!"

3만 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7000명)이 모인 가운데 치러진 이날 한국노총의 노동자대회는 정책연대 대상에서 제외된 민주노동당이 빠진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을 뿐, 각 후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본격적인 선거운동의 예고편을 방불케 했다. 민노당은 한국노총이 요구하는 정책협약 확약서 등을 제출하지 않아 스스로 정책연대 대상에서 빠졌다.

비정규직법 후속대책 마련, 고용보험제도 개혁, 4대보험료 징수통합법 국회통과 저지 등 현안을 놓고 진행된 1부 행사 중에도 속속 대회장을 찾는 대선 후보들만이 관심을 독차지했다. 취재진도 대선 후보들의 이동에 따라 무대 옆과 무대 앞으로 오고 갔으며 마지막으로 연설한 이회창 후보까지 대회장을 떠나자 썰렁한 장면이 연출됐다.

정당 의석수에 따라 10분 씩 주어진 연설에서 첫 주자로 나선 정동영 후보는 자신이 대선 후보들 가운데 유일한 노조 조합원 출신임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정치인들의 노동 멸시 관점을 척결하고 노동이 당당하게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정 후보는 특히 이명박 후보를 향해 한국노총과 문화방송이 공동 주최하려던 노동 사회분야 대선 후보 초청 TV토론이 무산된 책임을 따져 물으며 사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한국노총 정책연대, 이명박 때문에 '삐걱', "BBK의혹이 사실이라도 보도하지 말라는 말인가?")

당초 목이 아파 짧은 인사만 하고 김형오 전 원내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기려던 이명박 후보도 7분 가까이 연설을 했다. 이 후보는 "노사대결이 아니라 노사협력을 통해 이 나라 경제를 살리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노동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새로운 5년을 책임질 다음 정권의 목표"라며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길에 한국노총과 함께 이명박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인제 "우리는 일심동체"…문국현 "노조 있어도 경쟁력 생긴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나는 농부의 아들이며 빈민운동과 노동운동을 했고 전태일 열사의 장례를 치른 사람"이라며 "정책연대 이전에 한국노총과 이인제는 일심동체"라고 주장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81년의 역사를 가진 유한킴벌리에도 노조가 있었지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며 "IMF를 일으킨 부패한 세력 때문에 96년부터 100만 명의 대량 실업이 일어났고 나라가 부도났는데 나라를 부도낸 이들에게 또 나라를 맡기겠느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 이용득 위원장(가운데)과 한 자리에 선 대선 후보들. 이회창 후보는 뒤늦게 참석해 노동자대회 2부가 시작될 때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프레시안

이회창 "노동운동 출신보다 먹물 먹은 내가 노동자 권익 보호"

이회창 후보는 "전에는 이런 곳에 오면 제1당의 대표로 제일 윗자리에 앉고 제일 먼저 연설을 했지만 오늘은 제일 끝자리에 앉았고 제일 마지막까지 남았다"고 말한 뒤 "나는 노동자 출신도 아니고 과거에 노동운동도 하지 않았지만 그런 사람들보다 먹물을 먹은 이 사람이 노동자를 이해하고 권익 보호를 위해 함께 하고자 뛴다면 여러분은 누구를 지지하겠느냐"고 물었다.

이회창 후보는 "오직 이 나라를 살리기 위해 명예와 자존심을 버리고 아주 이상한 때에 이상한 모습으로 정치에 돌아왔다"며 "건국 이래 노동계의 주축이 돼 온 한국노총과 함께 나라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주장했다.

정년 연장·비정규직 축소·노동행정 이관…'뭘 원해? 다 해 줄께!'

같은 한국노총 조합원이지만 당장 마주하고 있는 현안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대선 후보들은 마치 이들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듯 각종 노동사회 현안에 대한 공약을 주어진 10분 내에 최대한 쏟아냈다.

정동영 후보는 △노동쟁의 공권력 투입 최소화 등 자율해결 원칙 △노동행정의 노사단체에 이관 △고용보험 집행에 노사 참여 의결권 보장 △비정규직을 25%까지 축소 △파견·용역 등 간접고용의 무분별한 확대 규제하는 기준 마련 △차별시정 청구권을 노조에게도 부여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김형오 한나라당 전 원내대표도 "한국노총이 제기한 정책과제를 전폭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년 60세 연장 △대기업-중소기업 격차 해소 △노사발전재단 지지 등을 밝혔다.

이회창 후보는 구체적인 공약을 내세우지는 않았지만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어떤 것이라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대선 후보들은 연설을 마치는 순서대로 차례로 대회장을 먼저 빠져나갔다.
▲ 1부 행사 중에도 속속 대회장을 찾는 대선 후보들만이 관심을 독차지했다.(왼쪽) 취재진도 대선 후보들의 이동에 따라 무대 옆과 무대 앞으로 오고 갔으며 마지막으로 연설한 이회창 후보까지 대회장을 떠나자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썰렁한 장면이 연출됐다.(오른쪽)ⓒ프레시안

이용득 "대선 후보들 노동 인식 바뀌었다"
▲ 한국노총은 오는 28일부터 12월 7일까지 정책연대 지지 후보를 묻는 ARS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한다. 대상 조합원은 전체 63만1404명 가운데 조합원명부를 확보한 50만5717명이다.ⓒ프레시안

한국노총은 이날 노동자대회가 대선 후보들의 총출동으로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이용득 위원장은 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한국사회에서 노사정 가운데 노동만이 배제되고 있는 현실 속에 대선 후보들이 이 자리를 통해 노동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노동을 한 주체로 생각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 오늘 노동자대회의 가장 큰 의미"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5명의 후보들의 연설을 지켜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노사문제에 대해 법과 원칙만을 얘기하던 후보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한국노총의 정책연대 사업의 성과라는 평가인 셈이다.

이에 앞서 이용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사용자와 정부, 정치권에 대해 합리적인 설득만 가지고 될 일이 아닌만큼 노동자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이번 대선에서 보여주자"며 정책연대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ARS 총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한국노총은 오는 28일부터 12월 7일까지 정책연대 지지 후보를 묻는 ARS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한다. 대상 조합원은 전체 63만1404명 가운데 조합원명부를 확보한 50만571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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