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추가 문건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기자회견 일정을 당분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사제단 관계자는 "특검 진행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론을 내렸다"며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국회 법사위는 21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지난 20일 양측의 법안을 법사위에 상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을 수사 대상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해 특검법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오는 23일 끝나는 정기 국회 일정을 감안할 때 특검법안이 이날 법사위를 통과하지 않으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청와대는 여야가 합의해 제출한 특검법안에 대해 범위가 너무 넓고 수사기간이 길다는 의견과 함께 '공수처' 법안을 연계하지 않으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사제단과 시민단체 등은 청와대가 삼성 비자금 특검법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명한다며 이를 비난했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으로 구성된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행동' 측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로비가 시도됐다는 것이 밝혀진 시점에, 청와대가 삼성 특검에 대해 지금까지와 같은 태도를 유지한다면, 청와대의 다른 구성원에 대한 삼성 로비 의혹은 나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더 이상 어떤 정치적 고려도, 억지스러운 명분도 내세워서는 안 된다"며 "청와대는 권력의 핵심부까지도 국민의 의혹과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하고 특검제를 수용해 모든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에 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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