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사진 속 현금다발 띠지에 적혀있던 '서울은행(B①) 분당지점'이 삼성물산과 긴밀한 관계를 가져왔던 은행이라는 점을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김 변호사는 "서울은행 분당지점은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과 마찬가지로 삼성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은행 중 하나였다"며 "합병 이후에도 하나은행 분당지점과 삼성물산의 관계는 지속됐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경기도 분당 서현동 삼성플라자빌딩에 있다. 서울은행 분당지점은 합병 이후 하나은행 분당지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하나은행 분당지점은 삼성플라자 바로 뒷편에 자리잡고 있다.
한편 삼성이 이용철 변호사에게 뇌물을 보낸 시점이 2004년이었다는 점을 미뤄볼 때 이 돈은 2002년 합병 이전에 서울은행에서 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 변호사는 20일 MBC 인터뷰에서 "2002년 12월 나는 공직자가 아니었다"라며 "이경훈 전 삼성 법무팀 상무가 공직자도 아닌 사람에 대한 로비를 위해 미리 서울은행 분당지점에서 돈을 인출해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가 시간이 한참 지난 뒤 찾아와 그 돈을 준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가 받은 돈이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관리하는 로비자금의 일부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하나은행 측은 20일 <조선일보>를 통해 '서울은행 분당지점'이라는 도장이 당시 서울은행에서 찍은 것이 맞는지 여부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은행 측은 "분당지점 등에 확인해 본 결과 당시 해당 도장이 사용됐는지 기억하는 직원이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에 대해 삼성 전략기획실 측은 "(김 변호사의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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