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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전 비서관 증언…"김용철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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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철 전 비서관 증언…"김용철과 똑같다"

삼성 뇌물 액수ㆍ포장법ㆍ전달 경로 등 일치

이용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19일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행동'을 통해 공개한 '삼성 뇌물 증거'는 그간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가 언론을 통해 밝혀온 삼성의 로비 행태와 일치해 김 변호사의 증언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책처럼 포장된 현금 다발, 액수도 맞아 떨어져

이용철 전 청와대 비서관은 삼성 전략기획실(전 구조조정본부) 법무팀 소속이었던 이경훈 변호사를 통해서 뇌물을 받았다.

이는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뇌물 전달 주체가 삼성 전략기획실 법무팀이며 관제팀이 기획을 맡아 주도했다고 밝힌 바와 일치한다.

또 이용철 전 비서관이 공개한 사진에는 포장된 책처럼 위장한 상자 속에 현금 500만원이 들어있었다. 국민행동 측은 포장 위에 붙여진 '포스트잇'에 적힌 '이용철(5)'라는 표시를 주목하며 "이것이 500만 원을 의미하는 것인지, 뇌물 전달하는 일련번호 상 다섯번째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이 뇌물을 전달할 때 CD나 책으로 위장된 현금 다발을 건네며 뇌물 액수는 직위에 따라 300만원부터 수억 원까지 다양하다고 밝혔었다.

지난 12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을 공개하며 "로비 금액은 따로 기재하지 않지만 원칙적으로 500만 원이고, 이를 올릴 경우 김인주 사장이 직접 연필로 1000, 2000 등 별도로 이름 옆에 적는다"고 밝혔었다.

또 김 변호사는 지난 6일 MBC <PD수첩> 인터뷰에서 "백화점 쇼핑백 하나에 1억 원이 들어가고 500만 원은 월간지로, 300만 원은 CD처럼 포장된다"며 "(삼성 본관에 있는) 방안에는 돈은 물론 백화점 상품권도 있다"고 밝혔었다.

"뇌물 전달 시기, 삼성으로선 매우 민감한 시점"
▲ 1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삼성의 뇌물제공 시도 제보 공개' 기자회견 ⓒ프레시안

이용철 전 비서관은 삼성이 뇌물을 보내겠다고 한 시기는 2003년 말 경이었고 실제로 뇌물을 보낸 시기는 설 연휴 직후인 2004년 1월이라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2003년 9월 1일자로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에 임명됐으며 같은 해 12월 20일경 공석이 된 법무비서관과 민정2비서관을 통합한 법무비서관으로 보직이동됐다.

이용철 전 비서관은 "2003년 말 또는 2004년 초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이경훈 변호사로부터 보직이동 관련 뉴스들을 보고 생각이 났다면서 안부를 묻는 전화가 와서 얼마 후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며 "이 자리에서 이 변호사로부터 명절에 회사에서 자기명의로 선물을 보내도 괜찮겠는지 물었다"고 밝혔다.

이는 김용철 변호사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의 뇌물이 집중적으로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됐다고 증언한 것과 맞아 떨어진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물론 삼성그룹으로서는 청와대 민정비서관, 법무비서관과 같은 핵심 인사를 상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었겠지만, 뇌물이 제공됐던 2003년 말부터 2004년까지 삼성으로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상조 소장은 "당시는 바로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기소 여부가 논란이 되던 시점이었다"며 "이 사건을 업무상 배임죄로 보면 공소시효 만료시점이 2003년 12월 3일이었고, 이런 상황에서 법무비서관으로 예정돼 있던 이용철 전 비서관에 대해 삼성으로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철 전 비서관이 공개한 뇌물 액수와 전달 방법, 전달 시기 등이 앞서 공개된 김 변호사의 증언과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국민행동 측은 "이용철 전 비서관의 진술은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 내용 중 일부로 보여진다"며 지난 6일 참여연대, 민변 등이 고발한 삼성 비자금 사안에 문 이 전 비서관의 진술 내용을 토대로 추가 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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