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로비 담당자로 지목된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과 이우희 전 에스원 사장(전 구조조정본부 인사팀장)이 13일 김용철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삼성 법무실 엄대현 상무와 김수목 전무는 이날 오후 제 사장과 이 전 사장을 대신해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개인 명예에 엄청난 타격…딸까지 전화해 걱정"
제진훈 사장은 이날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용철 변호사가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수많은 지인들로부터 오해를 받고 있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며 고소 경위를 밝혔다.
제 사장은 "미국에 있는 딸까지 전화해 걱정하고 있다"며 "김 변호사가 무슨 상상을 해서 그런 말을 한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우희 전 사장도 "개인적인 명예에 엄청난 타격을 입어 검찰에 고소한다"며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가 심각하게 침해당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3차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을 토대로 삼성이 전·현직 검찰 간부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주며 관리해왔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이종백 검사는 삼성의 중요한 관리 대상이었으며 그의 관리는 제진훈 제일모직 대표이사가 맡았"고 "임채진은 2001년 서울지검2차장 때 김용철 변호사가 관리대상 명단에 넣었고 그를 관리하던 사람은 구조본 인사팀장이자 부산고 선배인 이우희였다"고 밝혔다.
사제단 "로비 증거는 문서 형태로 남아 있어"
한편 이날 오전 사제단의 김인국 신부는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삼성-검찰 로비 의혹의 증거가) 문서의 형태로도 남아 있다"며 "또 정황과 전후 관계를 따지면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인국 신부는 구체적 정황 중 하나로 "임채진 씨가 서울지검장이 되기 한 달 전 이미 구조본의 김인주 사장이 말하길 다음 '서울지검장은 임채진이다, 이미 협의가 끝났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삼성의 입김인지 모르지만 정말 임채진 씨는 서울지검장이 됐다"며 "또 당시에 이건희 회장 소환을 주장해서 삼성을 애먹이던 수하의 검사 한 명을 다른 곳으로 전출시켜 이런 일로 삼성으로부터 공을 크게 인정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어떤 기준에 따라 보다 구체적인 정황과 증거를 제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일단 수사가 어떤 지휘권 아래서 이뤄지느냐 하는 부분이 관건"이라며 "인적 자원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고 수사의 독립권이 어떻게 보장되는지가 큰 관건"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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