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후보자는 "김용철 변호사나 삼성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구체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며 진상이 조만간 수사를 통해 규명되리라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이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임채진 후보자가 경기도 안양 베네스트 골프장에서 부산고 1년 후배인 삼성그룹 장충기 부사장과 함께 자주 골프를 쳤다는 제보가 있다"며 새로운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12일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의 양심선언을 공개하며 "임채진은 2001년 서울지검2차장 때 내(김용철 변호사)가 관리대상 명단에 넣었다"며 "그를 관리하던 사람은 구조본 인사팀장이자 부산고 선배인 이우희였다"고 밝혔다.
"골프장 간 것 사실인가"…"기억나지 않는다"
노회찬 의원은 "삼성 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이 골프장은 삼성에서 정치인, 공직자 등과 함께 골프를 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며 "또 골프장 건물은 불미스러운 뇌물 수수 현장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회찬 의원은 "김용철 변호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장충기 부사장은 이우희 전 구조조정본부 인사팀장과 함께 임채진 내정자를 관리하는 역할을 나눠 맡은 사람이었다"며 "그와 함께 이 골프장에서 자주 골프를 쳤다는 제보가 있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임채진 후보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노회찬 의원은 "어제 사제단에서 이우희 씨를 담당자로 거론했다"며 "그와 골프친 적은 없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서도 임채진 후보자는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노회찬 의원은 "삼성 에버랜드 사건이 터지자 김인주 부사장이 당시 임채진 서울지검장에 대한 로비액수를 2000만 원으로 올렸다고 김용철 변호사가 확인해줬다. 이걸 전달하는 방법 중 골프장이 많이 이용됐다고 한다. 임채진 후보자가 이 골프장에 간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듣고 싶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대통합민주신당 김동철 의원도 "국민들은 김용철 변호사가 주지도 않은 뇌물을 줬다고 할 것인가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동문으로 잘 아는 사람과 골프친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어떻게 얘기할 수 있나"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임채진 후보자는 "나오라고 하면 1년에 몇번 (골프를 치러) 나가지만 누구와 어디서 어떻게 쳤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동철 의원은 "골프를 치고 특정인을 만난 건 아무 것도 아닌데, 그런 사실을 숨기는 게 결국 다른 중요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가 아닌가"라며 "따라서 이우희 씨와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지금 후보자에게 제기되는 의혹은 국민들에게 사실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원 매입 매도 과정 의혹"…"주식 팔고 산 것도 몰랐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도 이날 청문회에서 임채진 후보자의 에스원 주식 매입 및 매도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주성영 의원은 "지난 2001년 (로비당사자로 거론된) 이우희 씨가 에스원 사장을 할 당시 임 후보자는 에스원 주식 450주를 매입했다가 3년 후인 2004년 공무원의 주식보유가 논란이 되자 매도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3년이 지났는데도 에스원 주식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이 807만7000원으로 똑같았다"며 "매수 당시의 주가는 최저 9500원에서 최고 1만8000원, 매도 당시의 주가는 최저 2만2000원에서 최고 3만3000원이었는데 그 차액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임채진 후보자는 "매입, 매도의 가격이 얼마였는지 몰랐다"며 "제가 주식을 그렇게 보유하고 팔았다는 것도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알았다"고 답했다. 그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내가 여러가지 주식을 취득했었고, 은행에 맡겨 놓고 있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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