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12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서울 동대문 제기동 성당에서 세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의 증언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삼성에서 금품을 받은 검사 명단의 일부를 공개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이날 명단을 공개하기 앞서 기도문을 통해 "삼성 비자금 문제를 검찰의 뇌물수수 사건으로 몰고 가려는 작금의 옳지 못한 방향에 대한 꾸짖음"이라고 밝혔다.
또 "검찰의 이런 교착 상태의 원인이 부패의 본바탕을 드러내면 자신의 허물까지 들키게 돼 있는 뿌리깊은 유착관계 때문이라는 점을 국민께 이해시켜 드리기 위해 명단의 일부를 공개한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어 사제단은 "명단의 일부만 밝히는 것은 검찰 스스로 진실 규명의 본분을 되찾도록 기회를 주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이종백은 제진훈이, 임채진은 이우희가 관리"
사제단은 김용철 변호사의 증언을 낭독하며 "이종백은 이른바 귀족 검사로 삼성의 중요한 관리 대상이었다"며 "그의 관리는 제진훈 제일모직 대표이사가 맡았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임채진은 2001년 서울지검2차장 때 내(김용철 변호사)가 관리대상 명단에 넣었다"며 "그를 관리하던 사람은 구조본 인사팀장이자 부산고 선배인 이우희였다"고 밝혔다.
또 사제단은 "이귀남은 청와대 비서관 시절부터 삼성의 관리대상 명단에 들어갔다"며 "그에게 정기적으로 현금이 제공된 사실은 관리대상 명단에서 내(김용철 변호사)가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용철 "내가 주요 보직 중심으로 로비 대상 보완했다"
삼성의 로비 대상 명단의 작성 및 보관 방식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사제단에 따르면, 명단은 삼성 본관 27층 구조본 재무팀 관재파트 담당상무 사무실 내 벽으로 위장된 비밀 금고에 보관돼 있으며 문건에는 로비 대상자들의 직책과 성명이 기재돼 있으며 그룹 내 담당자의 성명을 기재할 빈칸이 마련돼 있다.
사제단은 "로비 담당자가 금품을 건네면 이 빈칸에 이름이 기재된다"며 "담당자 이름이 기재된 것으로 전달 사실이 확인된다.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빈칸으로 남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제단은 비밀 금고에 보관돼 있다는 로비 대상이 적시된 문건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또 사제단은 "금액은 따로 기재하지 않지만 원칙적으로 500만 원이고, 이를 올릴 경우 김인주 사장이 직접 연필로 1000, 2000 등 별도로 이름 옆에 적는다"고 덧붙였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 증언에서 "이 같은 삼성의 관리대상 검사명단을 보게 된 것은 2001년 재무팀에 있을 때였다"며 "내가 이 명단을 (검찰 내) 주요 보직을 중심으로 직접 보완했다"고 덧붙였다.
임채진 "삼성에서 어떤 청탁이나 금품 수수한 사실 없다"
사제단의 이런 주장에 대해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는 김경수 대검찰청 홍보기획관을 통해 "삼성그룹측으로부터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 김용철 변호사와 일면식도 없고 로비 명단 대상에 들어가게 된 경위에 대해 아는 바 없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사제단은 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형성 과정을 담은 문건을 2005년 삼성구조조정본부가 작성했다"며 4페이지 분량의 문건 1건을 공개했다. (☞ 문건 전문 보기 : JY 유가증권 취득 일자별 현황) 문건에는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이재용 전무의 유가증권 취득 일자별 현황이 담겨 있다.
(☞ 사제단 기도문 전문 보기: "삼성과 검찰, 언론, 국세청, 재경부, 금감원의 회개를 거듭 호소하며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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