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요직에 있었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촉발된 '삼성 비자금' 의혹의 눈덩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떡값 검사' 리스트에는 현직 대법관도 포함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불똥이 법원에까지 튈 것으로 보인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고위 관계자는 1일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떡값 수수자 명단 리스트를 갖고 있다"며 "떡값 명단에는 고법 판사나 대법관들도 들어 있다"고 밝혔다. 판사 명단 중에는 현직 대법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 핵심은 삼성 자체의 검은 비리 의혹"
이 고위 관계자는 "명단 공개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특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찰에게 이 사건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라고 말했다.
'리스트가 공개돼도 대가성을 증명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에는 "우리는 범죄구성 요건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삼성의 전방위적 검은 로비의 실체를 밝히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 떡값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삼성 자체의 검은 비리 의혹 문제가 핵심이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변호사의 리스트에 정치인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정치인 명단은 없다"며 "이 문제가 정치권으로 비화되는 것을 경계한다. 이번 기자회견은 대선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지난달 29일 김용철 변호사를 대신해 의혹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검찰 등의 대응 태도를 봐서 추가 폭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제단은 첫 기자회견에서 삼성그룹이 비자금을 조성에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 변호사 계좌의 이자소득세 명세서 등 증거를 제시했으며, 오는 5일에는 2차 기자회견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의혹을 제기할 계획이다.
"2차 기자회견, 삼성 로비 창구 회의 문건 공개하겠다"
이 관계자는 "삼성이 어떻게 비자금을 조성했는가 그 조성 경위를 구체적 실례를 들어 공개할 것"이라며 "삼성이 로비 활동시 고려해야 할 창구 지시사항이 적힌 내부 문건도 공개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 문건에는 삼성의 윤종용 부회장이나 김인주 사장 등이 포함된 회의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개되면 많은 논란과 함께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기업이나 검찰의 회유나 압력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며 "다만 힘든 것은 우리의 일이 기업의 활동에 어려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미안함 같은 것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제단과는 별도로 다음 주께 '범국민 대책위원회'도 꾸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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