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의 10월18일자 사과문에 대한 우리의 입장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는 사건의 본질과는 무관한 인권침해 선정적 보도(2007년 9월 13일 '신정아씨누드게재보도)태도를 보인 문화일보의 자정능력을 의심하며, 공식적 사과와 관계자 징계, 그리고 다시는 이같은 부적절한 보도가 재발하지 않도록 촉구해 왔다. 이에 따라 10월 8일부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매일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연대를 비롯한 각종 시민사회단체, 관련 전문가들의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던 문화일보가 10여일만인 10월 18일(목)자 신문 1면에 2단 크기의 사과문 [독자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게재하였다.
사과문 내용을 보면 "...사진(9월13일자 신정아씨 누드사진)을 지면에 게재하는 것이 이번 사건 전체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필요불가결한 단서라고 판단, 국민의 알권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보도"했으니 독자들의 이해를 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내용은 백번을 다시 생각해도 동의하기 어렵다. 신정아씨의 불법적 행동 및 구속과 이 사진과의 연관성이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또한 이 사진의 진위여부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 누가 제대로 이야기해 줄 수 있는가.
MBC <뉴스후>(10월 13일 방송)에 의하면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법률검토 의견이 있었지만 묵살'하고 게재했다는 그 사진으로 이번 사건에서 밝혀진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분명하게 잘못된 보도로 명백한 사과를 해야 할 사안에 대해 이처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필요불가결한 단서라 주장하는 것은 문화일보가 여전히 상황 파악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스럽다.
우리는 문화일보에 세 가지를 요구하였다. 국민과 독자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관계자를 징계하고 나아가 인권침해 선정적 보도의 재발방지 및 내부자정 시스템을 갖추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과문에는 구체적 답변이 나와 있지 않다. 문화일보가 진정으로 "사회적 비판을 겸허한 자기반성의 기회로 삼고, 사생활 등 인권보호를 최우선시 하는 '석간 유일 종합일간지'"가 되고자 한다면 이 같은 보도의 재발방지를 위한 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았어야 마땅하다.
오늘 발표된 사과문이 이처럼 매우 부족한 수준이었으나, 사과문에서 선정성 논란과 인권침해 보도 비판에 대해 "...충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히고 있고, "보도 이후 한달 여 동안 문화일보 편집국 구성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사회적 비판을 겸허한 자기반성의 기회로 삼고자 노력"해왔다고 했다. 또한 "이번 보도를 거울삼아 신문제작에 있어 사생활 등 인권보호를 최우선시 하는 동시에 종합일간지에 걸 맞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아쉽지만 일단 문화일보의 사과를 수용하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는 문화일보에게 오늘 이후 더 이상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거나 선정적인 보도를 통해 상업적 이익을 취하려는 행태와 그들의 자정능력을 의심케 하는 태도를 보이지 말 것을 거듭 강조한다. 특히 문화일보에게 더 이상 '알권리'라는 이름으로 무소불위의 보도가 이뤄져서도 안 될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여 우리 언론사에 오점으로 남지 않길 바라며, 우리는 10월 18일자로 그간 진행해온 1인 시위를 접고자 한다.
2007년 10월 18일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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