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제대통령'을 자임하고 있는 민주노동당 심상정 대선예비후보가 '사람 중심의 진짜 경제론'을 내세우는 문국현 후보와 거듭 각을 세우고 나섰다.
지난 주말 민노당 1차 경선에서 노회찬 후보를 제치고 2위로 결선투표 티켓을 따내 화제를 모았던 심상정 후보는 문 후보의 '진짜 경제론'에 대해 "'선한 CEO 경제론'"이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앞서 지난 3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가진 문국현 후보와 '맞장 토론'에서도 문 후보의 '진짜 경제론'에 대해 "기업경영론이지 국가경제론은 아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관련기사 : "문국현, 기업경영론과 국가경제론 혼동" )
"유한킴벌리 모델은 특수한 조건에서의 특수한 실험"
심 후보는 11일 인터넷 매체 <레디앙>과 인터뷰에서 "유한킴벌리의 경우 북유럽의 사민주의가 주장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개별 기업에서 실험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개별 기업의 사례를 복제한다고 해서 한국경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라면서 "문 후보의 '진짜 경제론'의 핵심은 4교대제와 평생학습인데, 긍정적인 사례인 건 분명하지만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유한킴벌리 사례를 일반화시키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유한킴벌리는 업계의 1위 기업"이라면서 "4교대제는 설비의 100% 풀가동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그만큼 생산 오더가 많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한킴벌리 모델은 특수한 조건에서의 특수한 실험"이라면서 "우리 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금융이나 재벌, 국제 경제 문제 등 등 거시적인 정책은 다 비어 있다. 기업의 생산력 향상 모델은 제시하고 있지만 경제 구조 개혁 방안은 없다"고 문 후보의 경제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2002년 노무현에겐 호남이 있었지만..."
심 후보는 문 후보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범여권의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에는 경쟁력이 있다고 봤지만 독자후보로 출마할 경우에는 높지 않다고 봤다. 그는 "문 후보는 본선이 다자 구도로 치러질 경우 3% 지지를 얻기 힘들다"며 "문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은 제2의 '노풍'을 기대하고 있지만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에겐 호남이라는 확고한 지지 기반이 있었다. 반면 문국현 후보는 특별한 조직적, 대중적 기반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대선이 '경제대선'인만큼 '서민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이 누구인가'하는 점에서 이명박, 문국현, 심상정이 맞붙는 게 가장 효과적인 구도가 될 것"이라면서 "이런 구도에서 민노당이 문국현의 한계를 분명하게 돌파하지 못한다면 '문국현의 덫'에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3자 구도로 갈 경우의 경쟁력에 대해선 인정했다.
"이명박 집권, '청년들에겐 절망' 될 것"
심 후보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집권에 대해 "이 사회의 땅부자나 건설재벌, 국내외 독점자본, 거기에 복무하는 분들, 먹고 살 만한 분들에게는 희망이 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 대형 할인점에 밀려나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 한미FTA로 초토화될 위기에 처한 농민, 개방 대세주의와 시장 만능주의로 일자리를 뺏기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절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약을 통해 보건대 이 후보의 꿈은 개방 대세주의와 시장 만능주의를 통해 우리 사회를 승자독식 사회로 몰고 가는 것"이라면서 "'747 (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 불, 7대 경제대국) 공약'은 10%의 상류층을 태우고 가는 비행기"라고 이 후보의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심 후보는 이어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보수정당의 남성 후보와 맞서는 구도가 되면 진보정당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질 수 있다"면서 "세상의 절반인 여성은 정치 시장에서는 아직 블루오션이다. 여성을 상대로 한 집중적인 득표 전략을 세울 경우 최소한 범여권 지지성향을 가진 여성표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선에서 권영길 후보가 민노당 후보로 선출되면 '역시' 또는 '또 권영길' 보도 이후 새롭게 주목받을 일이 없을 것"이라면서 "이명박, 문국현 후보와 경제 문제를 놓고 겨루는 진검승부, 그리고 새로운 주권자로 떠오르고 있는 여성의 표심 등을 망라해서 볼 때 심상정이야말로 민주노동당이 가장 운동장을 넓게 쓸 수 있는 전략적 카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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