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놓고 토론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의 '진짜 경제론'에 대해 "기업경영론이지 국가경제론은 아니다"고 비판했고, 문 후보는 "현재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면서 이에 맞섰다.
심상정 "선한 경영자만으로 경제문제 해결되나"
심 후보는 "문 후보가 애기하는 진짜 경제론 핵심은 4교대제와 평생학습"이라면서 "좋은 방안이긴 하지만 이는 기업 생산성 향상의 한 가지 방법이지 지금 한미 FTA로 대표되는 시장만능론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국민경제를 개조하기 위한 경제론은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의 공약에는 거시정책에 관한 공약이 거의 없다"면서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다들 문 후보처럼 선한 경영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기업들은 환율, FTA 등 거시경제정책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또 지금처럼 몇몇 일가가 국민경제를 장악하는 재벌체제에서는 아무리 중소기업 지원방안을 만들어도 기업 간의 경제 양극화가 깊어진다"며 "이런 점에서 문 후보의 공약은 좋은 CEO의 경영론일 순 있지만 국민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국가경제론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또 "모든 기업인이 좋은 경영인이 되기 위해서는 그 기업들이 발을 딛고 있는 경제구조가 건강해야 된다"면서 "문 후보는 국제적인 사례를 제시할 때도 대부분 다른 나라의 성공한 기업 사례를 들고 있다. 경제구조의 문제와 경영의 문제를 좀 혼동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문국현 "美 클린턴과 獨 메르켈의 경제정책이 모델"
이에 대해 문 후보는 "결국 국민이 원하는 건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나야 되겠다는 것"이라면서 "제 방식대로 하면 양질의 일자리가 500만 개 늘어난다는 확실한 근거들이 있다. 지금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또 '거시적 경제정책'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대해 "환동해경제협력벨트를 만들어 러시아의 무한한 자연자원, 북한의 인적자원, 남한의 기업가정신, 일본의 배상금, 미국의 시장을 연결하는 제2의 성장엔진을 얘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재벌 정책에 대해 "약탈적 천민자본주의를 계속하고 있는 재벌에 대해 가장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는 사람이 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사회지도층의 부패 문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생기고 외국인 직접투자가 못 오는 부분"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문 후보는 자신의 경제정책의 '모델'로 미국의 클린턴 정부와 독일의 메르켈 정부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들 정부 정책에 대해 "기업과 정부를 연계하고 일자리 중심으로 가고 중소기업을 강하게 키웠던 정책"이라고 요약했다.
문 후보의 주장에 대해 심 후보는 "모든 정치적 문제가 지도자들이 각성하거나 또 기업인들이 착해지면 해결된다고 보는 것은 대단히 나이브한 생각"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심상정 "풀뿌리 공동체 복원 주장하면서 FTA 찬성하는 건 모순"
심 후보는 이어 지역의 경제주체를 살려 풀뿌리 경제 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는 자신의 공약에 대해 설명하면서 "문 후보는 풀뿌리 지역공동체에 대해 동의한다면서 농업을 붕괴시킬 수 있는 한미 FTA와 지역경제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문제제기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의 지향은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이 있으나 그 지향을 실제로 관철시키기 위한 경제구조에 대한 개혁방안이나 구체적인 정책은 대단히 나이브한 게 아니냐"고 다시 각을 세웠다.
문국현 "FTA 단점 보완하면 장점 활용할 수도...국회 비준은 연기해야"
한미 FTA에 대해 문 후보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미 FTA 중에서 개성공단 문제나 기업이 국가를 소송할 수 있게 해놓은 것, 농촌을 99% 개방한 것은 아주 잘못한 것"이라면서도 "(미국시장을) 중국, 일본보다 먼저 선점한 것과 우리가 경쟁력만 강화한다면 수출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과 미국에 수교를 유도해 낼 수 있는 등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결국 FTA가 단점을 보완만 한다면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심 후보는 "지금 한미 FTA 협상이 끝나고 비준을 앞두고 있는데 단점을 더 보완하면 좋다는 얘기는 (시기적으로) 조금 지난 것"이라면서 "9월 정기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할 텐데 이 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비준은 우선 미뤄야 한다"면서 "북미수교가 내년 초에 되면 빅뱅이 일어날 것으로 얘기되고 있는데, 그 빅뱅 속에서 모든 문제점들을 보완할 기회가 생긴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비준은 연기해놓고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많은 보완 조치들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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