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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영화' 방불 북창동 사건…'반 재벌'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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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조폭영화' 방불 북창동 사건…'반 재벌' 후끈

경찰, 한화 김승연 회장 곧 소환…30일 발표

서울 북창동 유흥주점 종업원 폭행 사건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특히 주인공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그의 둘째 아들, 즉 '재벌 사건'이라는 점, 언론에 보도된 사건의 정황이 거의 '조폭 영화'를 방불케 한다는 점에서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사건이 발생한 지 무려 한 달이 넘은 상황에서 쟁점화 됐다는 점에서 경찰의 대응도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사건의 정확한 진상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벌써 한화그룹 불매운동 주장하거나 김 회장을 비난 하는 등 '반 재벌' 감정을 표출하고 있고, 경찰의 석연치 않은 사건 대응을 비난하는 등 이 사건은 진실과는 관계없이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북창동 초토화 사건': <한겨레> 보도 '조폭영화' 방불
  
  사건의 발단이 된 무대는 남대문 북창동이 아니라 강남의 청담동이었다.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8일 북창동 모 유흥주점에서 일하는 종업원 8명이 새벽 늦게 청담동의 모 가라오케에 '손님'으로 술을 마시러 갔다가 김 회장의 차남 아들 일행과 '어깨가 부딪히는' 등 시비를 벌이다 싸움이 났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종업원의 진술을 바탕으로 "김 씨가 떠밀리며 계단에서 굴렀다"며 "맞아서 생긴 상처인지는 모르지만 김 씨의 눈두덩이가 찢어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특별대우를 받는 김 씨 일행을 보고 화가 난 종업원 일행이 김 씨 일행에게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진술도 전해지고 있다. 상황이야 어떻든 종업원 일행과 김 씨 일행이 청담동 가라오케에서 시비가 붙고 김 씨의 눈가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겨례>가 전한 그 이후의 상황이 거의 '조폭영화'를 방불케 한다는 점이다.
  
  종업원들은 김 씨가 한화그룹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가라오케 측을 통해 알게 됐고, 한화 측에서 사과를 요구하니 와서 사과하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과를 하러 갔다가 경호원들에게 붙잡혀 어두운 야산으로 끌려갔고, 거기에서 김 회장이 직접 "아들을 때린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때린 사람'을 데려가지 않았던 종업원들은 다른 사람을 대신 지목했고, 김 회장은 "내 아들이 눈을 맞았으니 너도 눈을 맞으라"며 계속 눈을 때렸고, 경호원들은 종업원 일행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렀다는 것이 종업원들의 주장이다.
  
  그 때 '때린 사람'이라고 대신 지목했던 종업원이 "내가 아니다"라고 하자 김 회장 일행은 다시 북창동으로 향했다고 한다. 종업원들이 일하는 북창동 유흥주점 앞에 내린 김 회장 일행은 주점으로 들어가 "아들을 때린 사람이 누구냐"며 사장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고, 룸 안으로 들어가 "아들 때린 사람만 데리고 오라"며 술을 시켰다고 한다.
  
  특히 <한겨레>는 "경호원 10여 명이 주변에 쫙 깔렸는데, 경호원이 아니라 '거물급'으로 보이는 '건달' 같았고, 회칼도 차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이 "너희들은 뭘 하는 X들이냐"며 경호원 가운데 높아 보이는 사람을 때렸다고도 한다. 이 대목만 봐서는 완전 조폭영화의 한 장면이다.
  
  결국 '때린 사람'이 김 회장 일행이 있는 룸으로 불려왔고, 김 회장이 때리려 하자 아들이 말리며 "자기가 맞은 만큼 때렸다"는 것이다. '때린 사람'은 경호원들로부터도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 어디까지 진실인가?: 진술 대 진술의 싸움…한화 "김 회장 화해시키러 갔다"
  
  <한겨레>는 종업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가라오케' 시비 당시의 정황도 진술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야산 폭행', '북창동 룸 안에서의 폭행'은 당사자들만 있었기 때문에 진술이 엇갈릴 경우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가해자를 단정 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측은 "김 회장이 경호원들과 종업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북창동을 찾아간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 때리지도 않았을 뿐더러, 화해를 시키러 간 것"이라며 "상대측과 폭탄주를 마시고 술값을 내고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룸 안에 CCTV라도 설치돼 있지 않은 이상 김 회장이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김 회장의 아들이 직접 폭행을 가했는지 등은 진술만으로 가려내기는 어렵게 됐다.
  
  ■ 누리꾼 '반 재벌' 정서 자극: "안하무인 재벌2세, 그 이유를 알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한화그룹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재벌그룹의 회장 아들이 밤늦게 술집에서 다른 일행과 시비가 붙었다는 것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경호원까지 대동하며 일종의 '복수'에 나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대중의 분노를 사며 '반 재벌' 정서에 불을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역시 돈이 좋기는 좋다'는 제목의 댓글을 통해 "그런 싸움이 났을 때 보통 사람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이나 하겠냐"며 "재벌 자식은 돈으로 산 경호원들 데리고 가 복수도 하고 참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돈 벼락 맞은 재벌 2세의 눈에 세상 무서운 것이 뭐가 있겠느냐"며 "김 회장이 나서는 모습을 보니 그 아들이 왜 그렇게 설치고 다니는지 알겠다"고 비아냥거렸다. 어떤 누리꾼은 "이렇게 떠들어봐야 수천만 원짜리 변호사 사서 종업원들만 바보 만들텐데"라고도 했다.
  
  한화그룹 전체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한화그룹 사훈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냐. 아들 이가 부러졌으면 이를 부러뜨리고 왔겠네"라는 글과 함께 한화그룹 계열사의 명단을 나열하며 "불매운동을 펼치자"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김 회장 부자 간의 사적인 일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들이 공적 인력인 회사 경호원까지 투입했다면 더 이상 사적인 일이 아닌 것"이라며 "한화그룹이 김 회장 총수의 사조직에 불과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경찰 대응도 미숙: "판·검사 전매특허 '전관예우', 경찰에도?"
  
  대중의 재벌과 사회권력관계에 대한 불만도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는 주요 특징이다. 주로 법원이나 검찰에게만 주목되던 '재벌 봐주기' 관행이 이번에는 경찰에게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양상이다.
  
  사건 초기 경찰의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과 함께, 한화그룹 고문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사건 후 남대문경찰서에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경찰에서도 '전관예우'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 측은 최 전 총장 '전화'의 압력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주변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 누리꾼은 "판·검사만 전관이 있는 줄 알았는데, 경찰에도 전관이 있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로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 전 총장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와 상관없이 전화를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오해를 살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 경찰, 김승연 회장 곧 소환 30일 중간수사결과 발표 예정…두고두고 안주거리 될 사건
  
  경찰은 곧 김승연 회장을 직접 소환해 폭행가담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고, 피해자와 폭행 가담자에 대한 보강 조사를 벌인 후 오는 30일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따라 '북창동 초토화 사건'에 대한 진상은 어느 정도 가려지겠지만, 이번 사건을 접한 대중들의 '안주거리'는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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