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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CNN 한국어 방송' 기회로 삼나"

[한미FTA 뜯어보기 276] 언론단체 "방송 개방이 미칠 영향은 메가톤급"

지난 9일 미국 최대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의 리처드 파슨스 회장이 노무현 대통령과 접견에서 "CNN의 한국어 방송을 검토 하고 있다"고 말한 것을 두고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퍼슨스 회장이 CNN 한국어 더빙 방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카툰네트워크코리아는 지난해 7월 중앙일보 계열사이자 거대 복수방송채널사업자(MPP)인 중앙방송과 타임워너의 자회사인 '터너 브로드캐스팅 아시아 퍼시픽'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라는 점에서 신문의 방송진출을 금지하고 있는 현 신문법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국 21개 언론, 시민단체로 이뤄진 '한미 FTA 저지 시청각, 미디어분야 공동대책위원회'는 12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능한 노무현 대통령과 한미 FTA 협상단의 밀실 졸속협상의 부당한 행태를 고발한다"며 "방송 개방과 CNN 등 외국 방송의 한국어 더빙 허용 기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차라리 신자유주의 왕국을 완성시켜라"
▲ 지난 9일 파슨스 타임워너 회장과 만난 노무현 대통령 ⓒ연합

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 협상이 막바지 정치적 거래를 시도하는 이 시점에 한국을 방문한 파슨스 타임워너 회장과, 그를 청와대로 초대해 면담을 갖고 한국어방송을 허용해 달라는 이야기를 경청한 노 대통령, 파슨스 회장과 인터뷰를 자기 지면에 실어 거대 미디어권력 시대의 총아로서 부활을 선언한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모두 대단히 용감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차라리 정부는 CNN 한국어 방송을 허락하고, 미국의 요구대로 시청각 미디어를 개방하라"며 "그래서 공영방송 체제를 와해시키고, 방송사 기자와 PD를 대량 구조조정하고, 프로그램과 콘텐츠 제작기반을 초토화 시키는 신자유주의 왕국을 완성시키라"고 비난했다.

"방송법은 물론 신문법마저 무력화 시킬 것"

현덕수 YTN 노조위원장은 "그동안 한국의 신문들은 얼마나 방송진출에 목맸나"라며 "CNN 한국어 방송 허용은 방송법은 물론 신문법마저도 무력화시키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에서 합헌 결정을 받은 신문법 15조 2항은 신문과 방송의 매체 간 겸영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매체들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방송사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방송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월 <조선일보>는 '크로스미디어'(cross-media)라는 이름으로 <아워 아시아(Our Asia)>라는 제목의 HD급 시사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지역 민영방송을 통해 방영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9일 성명에서 "결국 CNN의 한국어 더빙 허용은 이 나라 신문시장의 불법과 탈법을 부추겨온 거대 족벌신문이 국내 방송법을 우회해 보도전문채널을 소유하는 것에 해당한다"며 "그 여파는 비단 보도전문채널인 YTN과 MBN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거대 족벌신문마다 보도전문채널을 소유하겠다고 난리법석을 피우는 것은 물론, 주요 방송사들의 보도기능 위축과 대량 정리해고로 이어지는 메가톤급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언론계 관계자는 "지난해 CNN이 이미 지상파 방송을 비롯해 한국 방송사들에게 콘텐츠 등에 관한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방송사들은 보도채널 승인 등 여러가지 문제로 곤란을 표시했고 결국 중앙방송이 제휴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기자는 폭행하고, 미국 회장은 극빈 대접하는 정부"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양문석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한미 FTA 반대집회를 취재하던 한국의 기자들은 경찰이 폭력을 휘둘러 부상을 입었고, 미국의 미디어그룹 회장은 노 대통령의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며 "이는 노 대통령이 한국의 문화주권과 여론다양성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명백히 드러내 준다"고 말했다.

양 실장은 "지금 한국에는 25개의 외국 케이블 채널과 12개의 외국 위성 채널이 들어와 있다"며 "이들이 더빙으로 한국어 방송으로 나갈 경우 한국은 과연 어디로 갈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상황이 이런데도 국내 방송 종사자들은 자신들이 바람 앞에 놓인 촛불이라는 것을 모른 채 FTA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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