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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서 반FTA 게릴라 집회

[한미FTA 뜯어보기 270] 경찰 과잉대응...서울 독립문에선 "깃발만 들어도 봉쇄"

한미 자유무역헙정(FTA) 반대 총궐기대회가 벌어진 10일 서울.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참여 단체들이 당초 집회신고를 냈던 시청 앞 서울광장이 경찰에 의해 원천봉쇄되자 집회 참가자 2000여 명은 도심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특히 '게릴라 시위'가 열린 3호선 독립문역의 독립광장에서는 집회가 열리기 전 시위대를 기다리던 충남 예천군 농민회 회원 한 명이 깃발을 꺼내드는 순간 주변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이 깃발을 든 농민을 완전 에워싼 채 포위해 '과잉 대응' 논란이 일었다.

▲ ⓒ프레시안

깃발만 들어도 '불법 집회'?


이날 오후 3시부터 신촌 로터리 도로를 점거하고 시청 방향으로 행진하던 범국본 단체 회원들은 경찰이 이대입구 4거리에서 경찰버스와 병력을 동원해 행진을 저지하자 지하철을 이용해 다음 집회 장소로 이동했다. 일부는 종로로 향했고, 일부는 독립문으로 향했다.

오후 4시께 독립문이 있는 독립공원에는 단체 회원들이 삼삼오오 개별적으로 모이기 시작했고, 주변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때 예천군 농민회 회원 한 명이 깃발을 꺼내 펴들자 순식간에 10여 명의 경찰이 깃발을 든 농민을 둘러싸고 "깃발을 접을 것"을 요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곳은 집회 신고가 안 된 곳으로 불법집회에 해당하니 깃발을 접고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깃발을 든 농민은 "내가 언제 집회를 했느냐. 깃발을 꺼내 든 것도 죄가 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주변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범국본 소속 단체 회원들도 "집회 시작도 안 했는데 경찰이 '불법집회' 운운하며 깃발을 포위하는 것은 과잉 대응"이라며 "시장에서 칼을 사서 집에 가는 것을 '사람 죽이려는 것'이라고 몰아세워 잡아가는 꼴"이라고 항의에 가세했다.

"칼 들고 있는 사람은 모두 살인자냐"

이에 경찰 관계자는 "깃발을 들고 있는 것은 집회를 하려는 목적이 분명한 만큼 물러날 수 없다"고 버텼다. 이렇게 10여 분간 대치하던 중, 이날 집회 참가를 위해 독립공원에 도착한 '향린교회' 신도들이 깃발을 펴들자 주변에서 대기하던 경찰이 향린교회 신도들 역시 에워 싸버렸다.

하지만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집회 참가자들이 늘어나고, 항의가 점점 거세지자 경찰은 '깃발 포위' 병력을 모두 철수시켰다.

한편 경찰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의 독립공원 쪽 출입구인 4번 출구에 경찰병력을 배치시켜 입구를 완전히 막았고, 지하철역에서 올라오던 집회 참가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교통편으로 독립공원에 집결한 집회 참가자 500여 명은 경찰의 봉쇄선을 피해 서대문 4거리 방향으로 행진했다.

서울광장 막히자 신촌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기습시위

한편 이날 범국본은 당초 오후 3시부터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미FTA 반대 총궐기대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경찰이 집회 신고를 낸 민주노총과 범국본 등이 '물리적 충돌 전력'을 가진 단체라는 이유로 집회 금지통고를 내리고 서울광장을 경찰 버스로 완전 봉쇄해 서울광장 집회는 무산됐다.

이에 범국본 소속 단체의 대학생과 노동자, 농민,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0여 명은 오후 3시 신촌로타리에 집결해 도로를 점거한 뒤 "한미FTA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청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펼쳤던 것이다.

이날 시위대는 지하철을 이용해 독립문과 종로 등지에서 기습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오후 5시40분께 광화문에 집결해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집회가 마무리되던 오후 7시께 경찰이 살수차를 동원해 시위대 강제해산에 나서자 시위대는 별다른 저항 없이 자진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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