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의 권오을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은 9일 오전 웬디 커틀러 한미 FTA 협상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만나 "한국농업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한미 FTA 중단"을 촉구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8차 협상이 열리고 있는 하얏트 호텔에서 커틀러 대표를 면담하고 "미국의 일방적인 한국 농업에 대한 양보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현재 상황으로 협상이 타결된다면 국회 농해수위는 FTA 비준안을 동의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권 위원장은 "한미 FTA 협상안은 한국 농민들에게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며 "미국의 일방통행식 협상전략은 한국 국민들에게 반미감정을 증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쌀개방 협상과 관련해 "미국이 협상 대상도 아니고 이미 개방이 약속된 쌀을 통해 다시 한번 양보를 얻어내려는 일방통행식 협상 전략은 오히려 한국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국산 쇠고기 개방은 이미 이뤄진 상태이고, 합의된 위생조건을 지키지 못한 미국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6년 1월 합의된 위생검역조건을 미국 측이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지 않는 이유라는 것.
권 위원장은 "농업분야를 비롯해 개성공단 인정 등 다른 분야에서 미국의 양보가 있어야 하며,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재 협상을 중단하고 2~3년 시간을 가진 후 재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에 앞서 8일에도 버시바우 미국대사를 만나 농산물 민감 품목과 쇠고기 협상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한미FTA는 경제 문제가 기본이지만 과거의 전례를 보면 작은 사건이 커져서 한미 관계에 지장을 미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과는 별도로 한나라당 의원 9명을 포함해 국회의원 33명도 농민단체 대표들과 함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등을 비판하며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한미 FTA 비준 국면이 형성될 경우 국회 농해수위와 농촌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집단적 반발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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