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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짓겠다는 대통령, 이 소 받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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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짓겠다는 대통령, 이 소 받으시죠"

[한미FTA 뜯어보기 261] 反FTA 농민들, 광화문서 가축몰이 기습 시위 벌여

"촌사람이 소를 몰고 길거리도 못 다닙니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농민들의 심정을 헤아려보세요."

8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한미 FTA 8차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농대위)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기습적으로 가축몰이 시위를 벌였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을 비롯해 윤요근 농촌지도자회 회장,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승호 낙농육우협회 회장 등 농대위 소속 단체 대표자 20여 명은 송아지 1마리와 흑염소 2마리를 이끌고 이날 낮 1시 30분 종로 보신각 앞에서 출발해 광화문 네거리까지 약 200m 가량 행진했다.

애초 청와대까지 행진하려던 이들은 경찰에 막혀 더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구호를 외치고 규탄발언을 했다.

"가장 농민다운 방식으로 FTA 반대 목소리 알리기 위해"
▲ ⓒ전국농민회총연맹

농대위는 "정부는 막대한 혈세로 일방적인 한미 FTA 찬성 홍보를 벌이면서 농민들이 나락 가마니를 모아 만든 한미 FTA 반대광고는 방송불허 판정을 내리고, 경찰은 헌법이 보장한 합법적 한미 FTA 반대 집회에 대해 집회 금지 통보를 내려 사실상 농민들이 집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한미 FTA에 대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농대위는 "농업 고위급 회담을 통해 뼛조각 박스만 반송하기로 우리 정부 스스로가 수입위생조건을 양보한 것은 국민들을 광우병의 위협에 그대로 노출하는 처사"라며 "뼛조각 박스 부분 반송 합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농업 고위급 협의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실질적 수입 재개를 위해 이달 안에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반송 또는 폐기하는 '부분 반송'을 시행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

농대위는 "우리는 평화적이면서도 가장 농민다운 방식으로 서울 시민들에게 우리 주장을 알리기 위해 소몰이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퇴임 후 농사 짓겠다는 대통령, 이 소 쓰시라고"
▲"퇴임 후 농사 짓겠다는 노 대통령, 이 소 받으시죠!" 강기갑 의원(맨 오른쪽) 등이 소를 몰고 행진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강기갑 의원은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이끌고 있는데 국회의원으로서 이를 막지 못해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한미 FTA 반대 집회를 불허하는 것은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문경식 의장은 "대통령에게 송아지 한 마리 갖다주겠다는데 왜 막느냐"며 "퇴임 후 농사를 짓겠다는 대통령에게 '종잣소'로 주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광화문 네거리에서 '불법집회'라며 해산을 요구하는 경찰과 20여 분간 대치하다 자진해산했다.

이들은 지난 2월 7차 협상 기간에도 서울 명동에서 돼지와 염소를 끌고 나와 한미 FTA를 반대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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