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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에, 대선에 여념없는 의원님들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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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에, 대선에 여념없는 의원님들은 아시나요?"

[현장] "건설노동자 생존법안들이 표류하고 있다"

한 겨울은 건설노동자들에게는 '비수기'다. 여름날 땡볕에 지친 몸을 회복하며 민족의 명절인 설 준비에 여념이 없을 이 시기에 건설노동자들이 국회 앞에 모여 들었다. 이유는 국회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연쇄 탈당 및 올해 겨울에 있는 대선 준비로 여념이 없는 가운데 건설민생 법안 3개의 처리가 지연되고 있기기 때문.

이들은 지난 12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회가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있는 동안 200만 건설노동자의 절절한 생존권적 염원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며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 '건설근로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률안',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안' 등 관련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 법안들은 탈당 등 대선을 앞둔 정계개편 과정 속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건설현장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시공참여자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은 정부안으로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이송됐지만, 건교위는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의원 6명이 탈당하면서 상임위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건설노동자들은 또 지난 12일부터 사흘 동안 국회 의원회관에서 건설현장의 열악한 실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진전 '카메라가 말하는 건설노동자와 건설현장'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은 건설연맹의 동의를 얻어 사진의 일부를 게재한다. 민생과는 거리라 먼 이유로 탈당과 당사수, 대선 경쟁에 여념이 없는 국회의원들은 이 사진들을 보며 무엇을 생각할까?

"먹고 싸는 건 인간의 기본인데…"

포항 건설노조를 비롯해 지난해에만 타워, 덤프, 레미콘 노동자들과 대구경북 건설노조가 파업을 벌였다. 이들의 파업 과정에서 건설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의 상징으로 보여졌던 것이 바로 화장실. 이번 사진전에 전시된 사진들은 건설현장의 화장실이 얼마나 열악한 수준인지 보여준다. 한 건설노동자는 "현장에서 관리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의 경우는 자물쇠로 잠궈놓고 우리는 절대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며 "먹고 싸는 것은 인간의 기본 아니냐"고 개탄했다.
▲ 건설현장에 배치된 화장실. ⓒ건설연맹

▲ 건설노동자들의 화장실과 관리자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이 너무나 확연히 비교된다. ⓒ건설연맹

화장실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들은 식당, 휴게실은 커녕 탈의실마저 없는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 건설현장의 후생복지 시설의 설치 및 관리에 대해 어떤 법적 규정도 없기 때문이다. 건설연맹은 "건설 사업주들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수천 억 공사든 수십 억 공사든 복지 시설을 전혀 만들지 않고 노동자들을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건설근로자 고용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이같은 복지시설의 설치 및 관리를 의무화하고 건설현장에 만연한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이다.
▲ 탈의실이 없어 길에서 옷을 갈아입는 건설노동자. ⓒ건설연맹

"휴게실은 커녕 먼지 없는 곳에서 밥 먹기도 어렵지만…"

휴게실과 식당이 없다 보니 이들에게는 공사 현장이 휴식공간이자 식당이 된다.
▲ 고단한 몸을 땡볕 아래 뉘어 쉬고 있다. ⓒ건설연맹

▲ 공사 현장 한 구석에서 밥을 먹고 있는 건설노동자. ⓒ건설연맹

"의원님들, 건설노동자의 삶에 귀기울여 주세요"

건설연맹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다른 산업에서는 상식에 속하는 먹고 싸고 쉬고 계약서 작성하고 계약서대로 임금을 받는 문제와 관련된 기초적인 법·제도 개선 문제마저 국회가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런 국회의 작태는 발디딜 틈 없는 화장실에서 매일 매일 인간적인 모멸감을 씹고 있는 200만 건설노동자들을 만성적인 임금체불의 구렁텅이로 다시 밀어 넣는 행위이며, 타워크레인 기사 노동자들을 안전검사도 안 된 70m 상공의 타워크레인에 올려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게 하는 행위이며, 덤프를 비롯한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덤핑과 어음과 불법도급의 나락으로 다시 밀어넣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 건설 노동자의 짧은 휴식. ⓒ건설연맹

▲ "의원님들, 건설노동자의 민생 문제도 귀기울여 주세요."ⓒ건설연맹

▲ 열악한 환경 속에 고단한 건설 노동자의 삶. ⓒ건설연맹

▲ 이들의 일은 늘 위험 속에 노출돼 있다. ⓒ건설연맹

"다단계 하도급 철폐만이 살길이다"

건설노동자들은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3가지 법률안 가운데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그 가운데서도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의 처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법안은 건설현장의 고질적 병폐의 원인인 불법다단계 재하도급에 대한 처벌 강화 및 원청의 재하도급에 대한 관리 의무 부여, 4대 보험의 공사금액 반영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건설연맹은 "법안 개정이 미뤄질수록 극단의 노동조건에 있는 건설노동자는 더욱 벼랑끝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은 건설노동자의 희망이다." ⓒ건설연맹

▲ 지난해만 포항, 대구경북 등 곳곳에서 건설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다. ⓒ건설연맹

▲ "다단계 하도급 철폐하라!" ⓒ건설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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