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6일로 예정된 한미FTA 반대집회의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는 인권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6일 집회의 주최 측인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평화 시위를 보장한다는 약속을 거듭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집회 금지 조치를 철회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집회가 채 열리기도 전에 경찰과 범국본이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평화시위 여부 못 믿는다" vs "평화시위는 이미 거듭 약속한 것"
경찰청은 5일 저녁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범국본이 평화시위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 혹은 공동기자회견 등을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받았다"며 "'평화시위 보장'이라는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으므로 인권위 권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범국본 박석운 범국본 집행위원장은 "경찰로부터 평화시위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 혹은 공동기자회견 등을 제안받은 적이 없다"며 경찰이 왜곡된 선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범국본이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과 논평을 통해 평화시위를 약속했다. 여기에 어떤 새로운 약속이 필요한가"라고 되물었다.
평화시위 각서 체결 거부는 핑계…범국본 집회는 일단 금지
경찰도 평화시위에 대한 양해각서 체결 혹은 공동기자회견 등이 6일 집회에 대한 금지 조치를 철회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집회의 경우 지난달 22일 충남에서 평화시위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도 폭력 시위로 번졌다"면서 "6일 집회도 각서 체결만으로 준법 집회를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현 단계에서 범국본 측이 어떤 입장을 취하건 6일 집회는 무조건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경찰의 금지 조치에 대한 이의신청 등 구제절차가 있음에도 범국본은 이를 거치지 않았다"며 "인권위 권고만으로 집회금지통고를 철회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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