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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로되 봄이 아니라면…그 이유는?"

[2006,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15)]<침묵의 봄>

올해로 다섯 번째로 열린 '환경 책 큰 잔치'의 실행위원회(위원장 박병상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가 '올해의 환경 책' 12권과 '2006 우리 시대의 환경 고전' 17권을 선정해 최근 발표했다.

환경정의, 풀꽃평화연구소, 교보문고가 주최한 '2006 환경 책 큰 잔치'는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열렸다. 이 행사는 시민들이 환경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2002년에 시작됐다.

<프레시안>은 '환경 책 큰 잔치' 실행위원회와 공동으로 11월부터 하루에 한 권씩 이번에 선정된 환경 책 29권에 대한 서평을 싣고 있다. <편집자>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에코리브르, 2002년.

환경·생태학 분야에서 첫 손가락에 뽑히는 대표적인 고전이자 20세기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책 중의 하나.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이자 선구적인 환경운동가인 지은이 또한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인물 100인 중 한 사람이다. 1962년에 출간된 이 책은 아무도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40여 년 전에 이미 생태계 파괴와 환경 재앙으로 인해 봄이 왔는데도 꽃이 피지 않고 새가 울지 않는 미래가 올 수 있음을 선구적으로 경고했다.

이 책은 살충제 등 유해 화학 물질과 농약 등이 환경 속에 어떻게 확산되는지, 잔류 농약이 어떻게 동물 조직에 축적되고 먹이사슬의 연쇄 작용으로 그 피해가 확대되는지, 이 과정에서 인간이 어떻게 건강이 파괴되고 죽음에 이르게 되는지, 체내에 축적된 유해 물질이 다음 세대에 어떤 피해를 주는지 등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낱낱이 고발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의 배후에 생태적 연관 관계에 대해 무지하고 탐욕에 눈이 먼 전문가·정책 당국자·기업의 이해관계가 도사리고 있음을 증언한다.

출간 당시 언론과 화학업계에서는 지은이를 비과학적 주술사로 몰아붙였고, 책에 대해서도 "감정과 비과학적 우화에 의존하는 히스테릭한 여성이 쓴 이 책은 그녀가 저주하는 살충제보다 더 독하다"고 독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그러나 과학적이면서도 세련된 문학적 필치가 돋보이는 이 책은 발간 후 16개월 동안 100만 부가 팔려나갈 정도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안타깝게도 지은이는 책이 나온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암으로 사망했지만, 이 연약한 여성의 힘은 실로 위대했다. 이 책은 미국의 환경 정책을 바꾸었고, '지구의 날'을 제정케 했으며, 주민 환경운동을 촉발시켰고, 미국 각 주에서 DDT 사용 금지를 시작하게 했으며, 화학회사들의 입지를 옮기게 만들었다.

세계를 대표하는 100인의 석학들이 선정한 '20세기를 움직인 10권의 책' 중 4위에 오르기도 한 이 '환경 교과서'는 단순히 농약이나 화학 물질의 오·남용만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획기적인 끌차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오늘도 생생한 '시대 정신'으로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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