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관련해 "대통령으로서 다음 세대를 고민하고 내린 결단"이라며 추진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FTA 반대하는 분들도 소신과 양심을 갖고 있겠지만 대통령도 소신과 양심을 갖고 결단을 내린 것"이라면서 "한미 FTA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FTA 손익계산서에서 손실 부분만 잘라 얘기해"
노 대통령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그 사회의 제도와 문화 수준에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중국이 뒤쫓아오는 상황에서 우리가 앞서 가려면 제도와 문화가 앞서가야 하며, 사회적 의식·고급서비스·지식기반서비스 등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중국 추격론'을 추진 배경으로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경쟁국에 비해 확실히 앞설 수 있는 것은 문화, 의식, 제도적 측면"이라면서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제도를 합리화·투명화하여 우리 경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며, 개방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제도를 선진화시키기 위해 한미 FTA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외부 충격'에 따른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미 FTA 반대 주장에 대해 "한미 FTA의 손익계산서에서 이익은 도외시한 채 손실 부분만 잘라서 이야기하는 것은 공정한 사실을 알리는 것이 아니다"면서 "한미 FTA 협상이 계속 진행돼 구체안이 나오면 정부도 확실한 대안을 갖고 국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정부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것은 쉽지만 지금은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모든 영역에서 자기 책무를 다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대안 없는 비판'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문제는 민생경제"라면서 "비정규직 및 영세자영업자 문제와 이로 인한 빈곤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그 숫자를 줄이지는 못하더라도 차별이라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이라면서 "사회적 이동성을 제고하기 위해 교육 부분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경기 관리는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며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지만 '경기부양'이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다"며 "앞으로 필요하고 적절한 경기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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