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통의 원인은 하나다**
필자에게 사람의 몸이라는 게 정말로 그렇게 단순한 것이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동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왔으므로 도대체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일 것이다. 사람의 몸에는 물과 공기 같은 환경도 작용할 것이고, 먹는 음식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유전적인 요인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생활습관 같은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리 없다는 것이다. 맞는 얘기이다. 분명히 사람의 몸에는 여러가지가 영향을 미친다. 공기만 좋아져도 몸이 개운해지고 아이들이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키가 크지 않는다. 유전적으로 더 튼튼한 몸을 타고나기도 하고 생활습관에 따라 몸의 컨디션도 많이 달라진다. 이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특별히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필자는 이러한 전제 위에서 사람의 몸에 탈이 났다고 할 때 그 원인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 원인은 단순하다. 보통 술, 담배, 스트레스, 짜거나 기름기 많은 음식 같은 것을 건강을 해치는 원인으로 드는데, 그렇게 막연하게 열거하지 말고 정확하게 짚어 보자는 것이다. 두통, 치통, 생리통에 먹으라고 권하는 약은 동일하다. 그것은 그 약들이 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신경을 마비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고 보면 아주 단순하기 그지없는 것인데, 근본적인 원인을 알려고 하지 않고 얼버무리게 되니 도통 복잡해서 사람들이 알아먹을 수가 없다.
무언가 복잡하게 보이는 것은 사물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다. 물체운동의 법칙을 설명하는 뉴턴의 고전역학에서 그 원리는 관성의 법칙, 힘과 가속도의 법칙,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등으로 너무나 간단하다. 모든 사물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다른 사물과 의존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도 아주 간단하고 아름다운 수식으로 표현된다. 진리란 사물의 모습과 사물 사이의 관계를 언어로 표현한 것을 말하는데, 이렇게 단순하게 나타난다.
간단한 원리를 모를 때에는 막연하게 별의별 원인을 다 가능성으로 제기하기도 했다. 하늘의 뜻이 개입되기도 했고, 귀신이 씌운 탓이 되기도 했으며, 조상의 묏자리를 잘못 써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늘 머리가 아픈 사람은 조상의 묏자리를 잘못 써서 그런 것이라고 묘를 이장하기도 한다. 이장한다고 해서 접질린 목이 제 자리를 잡아 편두통이 사라질 리야 없겠지만, 그렇게 믿고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에게 세상이란 자기가 믿는 대로 존재하는 것이고 자기가 믿는 대로 행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인류가 이같은 초월적인 설명방식으로부터 벗어나게 된 것은 유럽의 근대에 들어서다. 그 이전까지 인간은 자신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신(神)의 의지나 귀신의 작용 때문인 것으로 믿어 왔다. 태풍이 불고 홍수가 지고 사람의 몸이 아프고 복을 받고 하는 것은 모두 어떤 초월적인 힘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이에 대해 유럽의 근대는 이 세상의 일(인간과 자연)에서 신을 축출해 버렸다. 자연은 신의 의지가 아니라 스스로의 법칙에 의해서 운동하는 것이고, 이러한 자연의 운동은 인간이 자신의 이성(理性)을 가지고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보게 됐다. 유럽에서 휴머니즘(인본주의)이란 신이 지배하는 것으로 믿어 왔던 이 세상이 실은 인간이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따라서 인간이 지배할 수 있다는 인간 중심의 사고로 전환한 것을 말한다.
근대 자연과학은 이러한 휴머니즘의 틀 속에서 탄생했다. 초월적인 작용에서 인간이 파악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뀌면서 자연은 인간의 이성에 의해 명료하게 이해될 수 있는 존재로 함께 바뀌었다. 뉴턴의 고전역학(力學)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는 모두 자연의 운동을 단순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가져다준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물질의 운동은 간단한 수식(數式)으로 이해될 수 있게 됐다. 유럽의 근대는 자연을 이렇게 간단하게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하여 자연을 인간의 필요에 맞게 소위 합목적(合目的)적으로 변형시킴으로써 거대한 물질문명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필자가 이러한 물질문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 근대는 자연을 대상화시키는 데 성공함으로써 사람들이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꾸어 놓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이라는 게 자연적 존재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 인공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생기게 마련이다. 결국 인간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게 돼 있다. 이는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간의 몸에 대한 이해에서는 인류의 사고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거나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단순한 원리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복잡하게 설명하고 세분화시키고 있다. 인간의 몸을 하나가 아니라 수십 개로 나누어서 보고 있고 점점 더 그 숫자는 불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것이 '전문화'라는 표현으로 정당화되고 있다. 자연을 하나로 볼 때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아름다운 원리가 나올 수 있었는데, 인간의 몸은 하나로 보지 않으니까 간단하게 이해가 되지 않고, 또 간단하게 이해가 되지 않으니 점점 더 세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몸은 생명체로서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이해하면 되는데 거꾸로 가면서 복잡하게 이해하는 것을 더 잘 이해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허리의 통증(요통)을 예로 들어서 한번 보기로 하자. 요즘 다른 성인병과 마찬가지로 허리 아픈 사람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제일 많은 것 중의 하나가 추간판탈출증(椎間板脫出症)이라고 하는 것인데, 보통 허리디스크라고 불린다. 요추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삐져나와 신경을 눌러 허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이때 허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다리까지 당기고 아프다는 것이다. 척추염좌라는 것도 있는데, 허리가 삐끗하면서 삐어서 아프다는 것이다. 이 염좌는 디스크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한다. 디스크로 발전하기 전의 증상쯤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디스크 안에 들어 있는 수핵이 터져 나와 허리가 아프다고 하기도 하고, 요추관이 협착해서 신경을 눌러서 아프다고도 한다.
이 외에도 별의별 이름으로 불리는 허리의 통증이 있는데, 모든 허리통증의 원인은 간단하다. 한마디로 말해서 허리의 통증은 모두 고관절이 틀어지고 이로 인해 엉치가 틀어져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인 것이다. 사실 하나에서 시작된 것을 원인을 모르니까 이렇게 쪼개서 보고 저렇게 쪼개서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역시 사례를 통해서 보도록 하자. 다음 사례는 J선생이 작년 9월에 보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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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어진 고관절을 두번씩 얻어맞으며**
군대에서 81밀리 박격포를 메고 밤샘 100km 행군을 하고도 끄떡없이 감당해 내던 내 허리가 탈이 난 것은 9년 전 어느 가을 북한산 등반에서였다. 하산 도중에 발을 헛디뎌 왼쪽으로 몸이 쏠리면서 허리가 삐끗한 것이 화근이었다.
동네 한의원에서 침도 맞아 보고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다, 약물치료다 해서 이것저것 안 해본 것 없이 다 해보았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 오히려 증세가 악화되어 결국 S대학 병원에서 요추 4번과 5번 사이를 훑어냈다. 수술 후 2~3개월은 통증 없이 마냥 편안하기만 하여 철모르고 주변의 허리디스크 환자들에게 수술을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수술은 곧 불행의 씨앗이 되었다. 수술 후 지금까지 재발된 횟수만 몇 차례나 되는지 모르겠다.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요통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기대하기 어려웠고, 그러다 보니 정신적인 공황에 시달리기도 했다. 요가다, 기체조다, 카이로프락틱이다 뭐다 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려 봤지만 근본적으로 요통을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그러니 이를 걱정하는 아내와 부모님의 채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마지못해 또다시 양의(洋醫)를 찾아가 보았지만 이번에도 허리에 칼을 대야 한다는 소리뿐 다른 처방은 전혀 없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한번 손댄 곳을 또 손을 대야 하다니. 이번에도 안 나으면 또다시 칼을 대야 한다고 할 것이다. 이렇게 여러 번 수술을 받은 사람의 이야기는 익히 아는 바이다.
올해 1월에도 역시 그놈의 요통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이젠 이것을 내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나 자신을 세뇌시켰다. 지병은 낫지 않을 것이고 평생 함께 살아야 할 것이니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평생의 반려자, 동반자로 보듬고 살아가야 한다는 얘기를 누군가에게 들었다. 나도 이 끔찍한 요통과 싸우지 말고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하는가 보다.
그러던 중 3월에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서 몸살림운동이라는 시민단체를 지도하시는 김철 선생님의 〈몸의 혁명〉이란 책을 알게 되었다. 근 10년간 요통과 씨름하다 보니 이와 관련된 책은 나도 꽤나 읽어 보았다. 그런데 이 책은 300쪽이 넘는 분량이었지만 허리의 병을 다룬 다른 책들보다 어렵지 않았고, 무엇보다 단순하고 실제적이어서 이해가 빨랐다.
다니던 직장에 한 달간 병가를 내고 요통으로 전전긍긍하던 올해 3월 몸살림운동을 처음 접했을 땐 치병을 내세우는 무슨 유사 종교단체가 아닌가 해서 잠시 긴장하기도 했다. 병을 낫게 해준다면서 사람을 꼬드겨서는 신자가 되게 하는 곳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의 진정성을 보고 곧 안심할 수 있었고, 병의 원인을 시원시원하게 짚어 내시는 김철 선생님께 틀어진 양쪽 고관절을 두 번씩 얻어맞으면서 내 요통을 끝장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허리의 통증은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았다. 오랜 병마에 시달렸던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의 병에 대해 의심이 많고 늘 초조함과 불안감을 가지고 살게 되는데, 나 역시 그러했기 때문에 요통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동시에 불안, 초조함은 몸살림운동 3개월 초급과정을 이수하는 도중에도 계속 공존했다. 솔직히 말해서 김철 선생님께 두 번이나 얻어맞았던 고관절이 또다시 틀어졌을 땐 이곳에서도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 하마터면 포기할 뻔했다.
이렇게 초조해하던 나에게 몸살림운동의 대표께서 자신의 병력과 투병기를 말씀해주시며 몸살림팔법 체조와 숙제를 매일 꾸준하게 해보라고 권해 주셨다. 기대 반 체념 반으로 매일 아침 기상 후 20분 정도 가볍게 해보았다. 아, 그런데 그 체조의 내공이 쌓인 것일까! 한 달이 지나자 오른쪽 다리를 흐르던 통증이 사라지고 두 달이 지나자 허리의 통증은 물론 늘 처져 있던 오른쪽 어깨가 왼쪽 어깨와 같은 높이로 맞아들어 간 것이다. 그 체조는 실로 놀라운 것이어서 6개월이 지난 지금 지방간과 위염은 더 이상 내 몸에 존재하지 않게 됐다. 잦은 술자리로 인해 항상 나는 위와 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건강검진을 해 보니 모두 정상으로 돌아가 있었다.
돌이켜보건대 내 인생에서 몸살림운동을 만나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이젠 웬만한 몸의 이상은 내가 감지하고 내 스스로 교정한다. 워낙 한번 허리에 칼을 대는 데까지 간 몸이라 간혹 가다 고관절이 다시 틀어지곤 하는데, 이제는 그때마다 선생님께 배운 대로 자가교정을 한다. 조금 이상한 것 같다가도 고관절과 엉치 자가교정을 하면 시원해진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요통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어디 요통뿐이랴. 발목이며, 무릎관절이며, 위장, 간장도 두렵지 않다.
육체적인 치병도 치병이거니와 김철 선생님과 몸살림운동 여러분들의 마음 씀씀이가 여간 질박하고 따뜻한 것이 아니어서 접한 이로 하여금 숙연하게 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돈이나 어떤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요즘, 이 삭막한 세태에 우리 조상님들의 따뜻한 인술(仁術)의 맥을 이으려고 애쓰시는 김철 선생님과 몸살림운동 여러분들은 이 사회에 대해, 또 내 이웃에 대해 삐뚤어져 있던, 그것도 한참 탈이 나 있던 내 마음의 고관절까지도 단박에 걷어차 교정해 주었다.
나도 거저 받았으니 이젠 내 이웃 누군가에게 거저 돌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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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수술,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J선생은 지금 미국으로 이민가 있다. 이 글에는 써 놓지 않았지만, 몸살림운동과 접할 때에는 허리의 통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정신적인 공황에 시달리다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한국을 떠나서 살아보겠다고 미국 이민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1월엔가 J선생한테 한번 연락이 왔다. 교포사회에서 허리 아픈 사람을 만났는데, 교정으로 도와드려도 되겠느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젊은 사람은 몇 사람 도와주어 효과를 보았는데, 나이 드신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필자는 J선생이 얘기했듯이 사람들에게 몸살림운동을 아무나 쉽게 배워서 사람들에게 거저 나누어주라고 얘기한다. 아무나 배우라는 것은 아무나 배울 수 있을 만큼 쉽다는 것이다. 조금 더 재질이 있고 조금 더 열심히 배우면 조금 더 빨리 익힐 수는 있겠지만, 이것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들판의 오곡이 때가 되면 자라서 열매를 맺듯이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진전을 이루게 돼 있다. 다만 마음을 다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몸살림운동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 신비하거나 신기한 방법인 것 같고, 그래서 조금 배워서 사람들을 고쳐 주면서 우쭐해하기도 하고 금전적 이득을 추구하려고 하기도 한다. 필자는 이런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몸살림운동은 절대로 신비하거나 신기한 방법이 아니다.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처음 접할 때에는 굉장한 것으로 느끼지만, 실은 아주 단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주 단순하기 때문에 아무나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상식이라는 게 처음에는 신비하거나 신기한 것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려지고 나면 그냥 누구나 다 아는 것이므로 심드렁한 것이 되고 만다. 몸살림운동이라는 것도 실은 평범한 것이다. 먼저 알았다고 해서 우쭐댈 필요도 없고 굉장한 것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냥 다 똑같은 사람들이 똑같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추구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으니까 돈을 추구하게 되는데, 돈을 추구하지 말고 사람을 추구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도 없게 된다. 문제는 돈이다. 세상에서 건강을 위해서 좋은 방법이라고 하는 것들이 대개는 돈을 벌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데서 문제는 생겨나기 시작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혼자만 알고 있고 혼자만 가지고 있고 그래서 혼자만 팔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몸살림운동은 누구의 독점물도 아니다. 우리 민족이 수천 년 동안 경험을 통해서 깨달은 것이고, 그것이 우연한 기회에 무애스님을 통해 필자에게 전수됐을 뿐이다. 따라서 이것은 우리 민족 공동의 문화유산일 뿐이다. 공동의 문화유산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 장롱 속에 깊이 보관해 두었다가 비싼 값에 팔려고 하는 개인의 소장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설이 길어졌는데, 어쨌든 허리가 아픈 것은 그 어떤 병명이 붙어 있든 고관절이 틀어져 있고, 이로 인해서 엉치가 틀어져 있기 때문이다. 허리가 아픈 사람은 백이면 백 모두 고관절이 틀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언이 아니라고 조금은 조심스럽게 표현한 것은 심한 충격으로 고관절과 상관없이 척추가 말려들어 간 사람도 극히 드물지만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명명백백한 사실을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허리가 아픈 것은 고관절이 틀어져서 생기는 현상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엉치가 틀어지면서 근육이 굳어 신경을 눌러서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여기서 엉치라고 하는 것은 뒷골반을 이루고 있는 장골의 뒤로 튀어나온 부분을 말하는 것인데, 정상적인 사람은 손으로 눌러 보면 좌우 대칭으로 똑같이 약간 튀어 나와 있다. 허리가 아프다는 것은 실은 이 엉치 주위가 아픈 것이다.
이곳이 아프면 사람들은 허리가 아프다고 표현하게 되고, 그러면 엑스레이로 이 엉치를 포함해서 그 윗부분을 촬영하게 된다. 그러면 요추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는데, 요통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병명이 나오는 것은 이때 요추와 관련해서 드러나는 비정상적인 모양 때문이다. 그러나 허리가 아픈 것은 이러한 현상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요통과 함께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전에 한번 원인과 결과를 잘 연결시키지 못하는 예로 든 적이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허리가 아픈 것은 신장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신장이 처지게 되기도 하고 허리가 아프게 되기도 한다. 한 원인에 의해 두 가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결과를 원인과 결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허리가 아픈 것과 요추에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원인과 결과의 관계가 아니라 한 원인에 의해 동시에 나타나는 두 가지 결과일 뿐이다.
고관절이 틀어지면 그 위에 놓여 있는 골반이 제 위치에 똑바로 있을 수 없게 된다. 이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이런 사실을 명백하게 이해하고 있었는데, 다만 요즘 사람들은 이것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주목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병이 나면 약을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모든 사람들에게 퍼져 있으니, 이런 명백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없게 됐다. 그러나 사람들도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해하게 되면 앞으로는 주목을 하게 될 것이다.
골반이 제 위치에 똑바로 있을 수 없다는 것은 골반이 위나 밑으로 말리거나, 좌와 우가 비대칭으로 위나 아래로 올라가고 내려가 있거나, 앞이나 뒤로 밀려 있다는 것을 말한다. 골반이 제 위치에 있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골반 안에 장기가 들어 있고, 골반 위로는 요추(허리등뼈), 흉추(가슴등뼈), 경추(목등뼈)가 얹혀 있다.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우리 몸에 오는 병의 90% 이상의 원인이 된다고 보고 있지만, 이번에는 지금 요통과 관련해서 얘기를 하고 있으니 이에 한정해서 보도록 하자.
고관절이 틀어지면 대개는 골반이 밑으로 말려들어 간다. 골반이 밑으로 말려들어 가면 골반에 붙어 있는 엉치도 따라서 밑으로 내려가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원래 있어야 할 위치에서 1cm 이상 밑으로 처져 있는 사람도 많다. 이런 상태에서 좌우 대칭이 맞지 않고 앞과 뒤가 맞지 않으면 엉치가 위아래가 맞지 않고 뒤로 튀어나오거나 안으로 밀려들어 간다. 그러면 엉치 주변의 근육이 굳는다. 뼈가 틀어지면 근육이 굳는 것이다. 근육이 굳으면 신경을 누른다. 신경을 누르면 통증을 느낀다. 이것이 허리가 아픈 메커니즘이다.
허리가 아픈 사람 중에는 다리가 당기고 아픈 사람이 많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보통 디스크(추간판)가 다리로 가는 신경을 눌러 그런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것도 얼토당토않은 설명이다. 신경이 눌리면 눌린 바로 그곳이 아파야지 왜 다리까지 아프겠는가. 요추와 흉추가 연결되는 지점에서 다리로 가는 신경이 갈라져 나오는데, 이 지점이 틀어져서 신경을 누르면 하반신마비가 올 수는 있다. 중추신경계와 하반신을 연결하는 신경이 잘 통하지 않으니까 중추신경계가 말초신경계를 통할하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비가 오는 것이지, 당기고 아픈 것은 아니다. 전회에도 썼지만 다리가 당기고 아픈 것은 다리의 근육이 굳어 신경을 누르기 때문이다. 고관절이 틀어진 쪽이 아픈 것은 고관절이 틀어지면서 근육이 굳어 아픈 것이고, 반대편이 아픈 것은 틀어진 쪽으로 힘을 주지 못하니까 반대편으로만 힘을 주어 너무 하중을 받으니까 근육이 굳어서 아픈 것이다.
허리가 아픈 사람이 어떤 병원에 가면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큰일날 것처럼 겁을 준다. 물론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몇몇 병원에서 그렇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양심적인 의료계 종사자 분들께서 그래서는 안 된다고 점잖게 지적하고 타이른 바 있다. 그런데도 무조건 수술을 하라고 권하는 게 현실이다.
필자는 다른 수술 중에서도 불필요한 것이 많이 있지만, 특히 디스크 수술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다 아는 것이지만 디스크라는 것은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서 직접 뼈가 마주치면서 힘이 가해지지 않도록 완충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스프링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승용차에 탔는데 스프링이 일부 망가져 있다고 가정해 보자. 마치 짐차처럼 위아래로 들썩거려 참으로 불편할 것이다. 디스크 수술은 승용차를 짐차로 만드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을 하는 것이다. 디스크를 잘라내면 허리힘의 30%를 쓸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전에도 한번 지적한 적이 있다.
허리가 아프다는 것이 실제로 어디가 아픈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아픈 사람 스스로 아픈 부위를 만져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아픈 곳이 요추인지 아닌지는 아픈 부위를 눌러 보면 된다. 아픈 부위를 누르면 누르기 전보다 더 통증을 느끼게 돼 있다. 분명히 허리가 아픈 사람은 요추 주위를 눌러 보아야 큰 통증을 느끼지는 못할 것이다. 엉치 주위를 눌러야 찌르르 하는 통증을 느끼게 될 것이다.
J선생이 경험했던 것처럼 수술을 하고 나서는 몇 달 내지 몇 년간은 통증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수술을 하면서 받은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 통증을 느끼지 않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또 우연히 고관절과 엉치가 맞아 들어가게 되면 이후 통증 없이 살아갈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대개는 수술 후 몇 년 내로 재발하게 되는데, 이것은 수술이 그 원인을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J선생이 말한 것처럼 요통이 오래된 사람은 고관절과 엉치를 바로잡아도 통증이 말끔하게 가시지는 않는다. 뼈는 제자리를 잡았다고 하더라도 굳어 있던 근육은 금방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걷기숙제나 1번 방석숙제를 통해 굳어 있는 근육을 풀어 주어야 말끔하게 낫게 된다. 또 J선생처럼 오랫동안 고관절이 틀어져 있던 사람은 고관절 근육 자체가 약해져 있어 고관절이 또다시 틀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허리를 세우는 숙제를 하는 것이다. 1번 방석숙제와 걷기숙제를 꾸준하게 하면 다시 고관절이나 엉치가 틀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줄어든다. 다시 고관절이 틀어지는 것은 대개는 허리를 세우는 숙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몸살림운동을 가장 간결하게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허리를 세우자는 운동이라고 답한다. 허리가 우리 몸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허리만 바로 세우면 나머지 몸의 문제는 거의 다 저절로 해결이 되는 것이다.
허리가 아픈 것은 허리를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무리 복잡하게 여러 가지 병명을 붙여 보아야 가려운 다리는 그냥 놔두고 엉뚱하게 다른 다리만 긁고 있는 형국이 된다. 사물을 복잡하게 보는 것은 근본적인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자꾸 가지를 쳐 나가면서 복잡하게 설명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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