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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꿈꾸는 영원한 이방인

[핫피플] 일본배우 오다기리 죠

"나를 데리러 온 것은 젊고 아름다운 남자, 그는 아버지의 연인이었다." 개봉 16일 만에 3만 관객을 돌파하며 국내에서도 조용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메종 드 히미코>의 일본 예고편에는 여주인공 사오리의 짧은 내레이션이 흐른다. 아름답지만 그 이면에 다른 열정을 숨기고 있는 남자. 이 독백은 영화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지만 배우 오다기리 죠를 설명하기에도 적당한 말이다. 현재 일본이 주목하고 있는 이 미남 배우는 정해진 길을 걷기보다는 의외의 선택을 놓고 늘 새로운 도박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 예상을 보기 좋게 뛰어넘는 배우 오다기리 죠가 배우가 된 사연은 한편의 콩트를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 원하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 합격했지만 전공 선택 과정에서 'Theater'라는 글자를 잘못 이해한 그는 영화 연출이 아닌 연극을 택하고 만다. 연극을 공부하며 연기의 매력을 안 그는 일본으로 돌아와 연극배우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그가 유명세를 얻게 된 것은 전통 연극과는 거리가 먼 액션 히어로가 등장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이었다. 한데 이 사연 또한 기막히다. 일요일 아침 어린이들을 위해 방영된 <가면라이더 쿠우가>를 보며 비명을 질러댔던 것은 10대 소년들이 아니었다. 아들과 혹은 조카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보다 오다기리 죠의 외모에 반해버린 2․30대 여성들이었던 것이다.
오다기리 죠 ⓒ프레시안무비
<첫 체험>, <천체관측>, <사토라레> 등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2003년 가을, 청춘 법정드라마 <비기너>로 황금시간대라는 월요일 9시 드라마의 주연을 거머쥔다. 탤런트로는 누가 보더라도 정점에 선 시기였고, 많은 여성 팬들이 '좋아하는 남자'로 그를 꼽기를 주저하지 않던 시기였다. 하지만 오다기리 죠는 바로 그 시점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아즈미>라는 소녀검객 액션영화와 기괴하기로 소문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밝은 미래>에 출연한 것이다. 두 작품에 등장한 오다기리는 더 이상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미남배우가 아니었다. 입에 붉은 장미를 물고 광기를 내뿜던 살인마나 물수건 세탁 공장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 청년, 어느 쪽이든 브라운관의 그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 멜로보다는 코믹연기가 더 즐거워 현재 국내에 개봉 중인 오다기리 죠의 작품은 <메종 드 히미코>와 <박치기> 두 편이다. 두 영화 모두 요코하마영화제와 키네마준보 베스트10 등 최근 진행 중인 일본영화 시상식을 독식하며 <피와 뼈>부터 이어지고 있는 오다기리 파워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영화계의 이런 환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올해 첫 작품으로 드라마를 선택했다. 그것도 주로 불륜이나 공포물 등 자극적인 소재가 방영되는 심야 시간대다. 심야극장에 돌연 한낮의 버라이어티 방송을 연상시키는 아프로 헤어스타일에 두꺼운 검은 안경테를 끼고 등장해 시효가 지난 사건을 수사하는 코미디물에 도전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오다기리 식 조크는 시청률 호조를 보이며 현재 의외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게다가 그는 이런 코미디 연기가 멜로물보다 훨씬 재미있다며 대단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이제 그의 많은 팬들은 시대나 유행에 편승하지 않는 오다기리 죠만의 돌발 연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 같다. 굳이 그가 주연이 아니더라도,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이번 작품에서는 그가 또 어떤 모습에 도전할지를 즐겁게 기다리는 것 같다. 그래서 주인공에게 자유를 역설하는 <박치기>의 히피 사카자키에도, 올해 초 개봉해 300만 관객동원에 성공한 <우쵸텐 호텔>의 대머리 스타일의 문자의 달인에도, '오다기리즘'이라는 신조어를 대입하며 독특한 그의 연기관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나는 스스로를 히어로 타입의 배우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에도 괴수 쪽을 응원했습니다(웃음). 배우를 하고 있는 이상, 하나의 이미지에 사로잡히는 것은 너무나 시시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작품이라면 그야말로 뭐든지 할 생각입니다."라는 신인 시절 그의 인터뷰가 5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더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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