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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도 안되는데 뭣하러 왔냐"

천정배 '남대문 곤욕', 상인들 "밑바닥사람들이 살 수 있어야"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24일 남대문 시장을 방문해 상인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추석 민심잡기에 나섰으나 상인들의 거센 분노에 곤욕을 치뤘다.

***"과거사 청산도 좋지만 우선 밑바닥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천 대표는 이날 상인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재래시장을 살리려는 신념으로 이번에 '재래시장육성특별법'을 열린우리당 제1호 법안으로 통과시켰다"고 우리당의 민생 살리기 노력을 강조하며, "서민들에게 다소나마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상인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송득두 의류업 운영회장(61)은 "지금 서민경제가 어렵다고 상인들이 아우성"이라고 시장의 성난 민심을 전했다. 그는 "얼마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남대문 시장에 다녀갔지만 실질적 애국자는 서민들"이라며 "내라는 세금 다 내면서 왜 이렇게 죽어가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송 회장은 이어 "지금은 가게를 내놓고 싶어도 못 내놓는다"고 파산 직전의 시장경제 상황을 전한 뒤, "모든 정책의 우선을 서민경제 회복에 둬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과거사 청산도 좋지만 우선 서민경제, 밑바닥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신경을 써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천 대표는 "언론을 볼 때 우리당과 정부가 경제에 관심이 없고 과거사 등 개혁과제에만 신경을 쓰는 것으로 오해를 하시는 데 사실이 아니다"며 "이 나라를 책임지는 집권당으로 국민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국가와 우리당이 해야 할 일인 것도 잘 안다"고 진정시켰다.

***"장사도 안되는데 뭣하러 왔느냐"**

간담회에 앞서 상가를 둘러보는 도중에도 시장 상인들은 천 대표에게 "경기가 너무 안좋다", "추석 대목이 완전히 없어졌다"는 등 집권여당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40대 초반 여성은 천 원내대표에게 "힘들어 죽겠으니 국회에서 제발 싸우지만 말고 우리를 살려달라"고 말했다.

역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중반 여성은 취재기자들에게 "정치가 바로 돼야 시장사람들도 잘되는데 정부가 너무 어수선하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40대후반 여성 상인도 "올해는 추석대목이 완전히 없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상인들은 상가를 둘러보는 천 원내대표를 향해 "장사도 안되는데 뭣하러 왔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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