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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우리가 남이가'로 '묻지마'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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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우리가 남이가'로 '묻지마' 투표?

[스포트라이트 美대선] <5> 끝까지 뜨거운 감자 '인종'

2008년 미국 대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인종 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증폭되고 있다. 인종 문제를 제외하고 이번 대선과 관련된 모든 지표들은 누가 보더라도 오바마의 승리를 예측하는데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대통령 후보 토론회, 선거자금, 현 조지 W. 부시 정권과의 비교, 경제 위기에 대한 대처, 대외정책, 의료보험, 에너지정책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버락 오바마는 존 매케인을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경제 문제가 어떤 지표들보다 선거에 주도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기'의 시기에 오바마가 경제 문제에 대해 압도적으로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들에 따르면 오마바의 당선은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예측은 전문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지표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시 정권에 대한 지지율(approval rating), 국내 총생산(GDP), 재정정책, 경제뉴스, 당원수, 소비자 만족도, 실업률, 현직의 이점, 경제적 기대, 후보의 출신 지역에 따른 이점, 선거 자금 등 거의 모든 지표들은 오바마의 당선을 예측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많은 분석들이 '선거는 사실상 끝났다'고 선언하는 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가 19일 노스캐롤라이나의 한 식당에서 백인 노년층을 상대로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브래들리 효과는 없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분석과 대중적 담론들은 인종 문제가 선거 결과를 바꿀 수도 있는 강력한 변수라는 점을 시사해왔다.

이에 따라 새삼스럽게 브래들리 효과(흑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백인들이 투표장에서는 백인 후보를 찍는 현상)가 논의되기 시작했고, 적게는 6%에서 많게는 11%까지 오바마가 매케인을 앞서고 있어야 이 효과를 피해 당선될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많은 백인들조차 과연 백인들이 오바마에게 투표할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결과적으로는 인종 문제가 이번 선거를 결정할 '최종 심급'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분석적인 수준에서, 인종 문제가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의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여론조사의 기법이나 대상을 다시 뜯어보면 브래들리 효과 자체가 이번 선거에서는 큰 영향을 줄 수 없다는 논의들이 있다. 또한 다른 이슈들(특히 경제)에 유권자들이 후보 선호의 우선성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인종 문제는 결과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논의들이 있다.

또 인종 문제에 직접적으로 초점을 맞추더라도, 미국 내의 인종주의는 지속적으로 약화되어 왔고, 흑인들의 정치 참여를 방해해왔던 여러 제도들(투표자 등록이나 전과자의 투표문제 등)이 개선됐기 때문에, 인종 문제가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의들이 있다.

여전히 '놀라운 결과'를 기대하는 시각들

그러나 선거 당일의 '놀라운 결과'를 우려 혹은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논의들이 큰 설득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우선, 선거 결과를 좌우하게 될 이른바 '경합주'(swing state. 선거 때마다 승리 정당이 바뀌는 주)들에서는 예측보다 작은 브래들리 효과도 큰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둘째로, 특정 후보를 선호하는 이유를 순서대로 배열하는(예컨대, 경제-이라크전-사회보장제도 식으로) 것에 기반한 논의들은 유권자들의 선호가 주어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 정치가들이 유권자들의 선호의 순위에 변화를 줄 수 있거나, 혹은 선호 자체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인종주의가 일반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특정한 정치적 국면이나 공간에서 급격하게 빠른 속도로 인종주의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는다. 불행히도 선거는 종종 그러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최상의 정치적 기회를 제공해 왔다.

생물학적 인종 담론의 함정

그러나 좀 더 심각한 문제는 인종 문제가 이번 선거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의 논의들이 인종 문제를 백인과 흑인간의 대립적 관계로 국한시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피부색에 근거한 생물학적인 근본주의(primordialism)는 인종이라는 범주를 마치 자연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정치적 정체성의 차이를 피부색의 차이로 환원하는 경향이 존재한다.

그 결과 인종이라는 범주가 어떻게 정치적으로 구성되어 왔는가, 그러한 정치적 구성의 과정에서 어떠한 인종주의적 전략이 사용되어 왔는가, 나아가서는 이번 선거에서 그러한 전략들이 어떻게 재구성되고 있는가, 그리고 선거 이후에는 인종의 문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실마리를 좀처럼 제공해주지 못하고 있다.

기실 인종주의의 문제를 백인 대 흑인으로 바라보는 패러다임은 지배적인 인종주의적 전략에 의해 역사적으로 구성되어 온 것이지 피부색에 의하여 천부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더욱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방식으로 인종을 바라보는 거의 모든 논의들이나 대중적 담론들이 인종 문제가 이번 선거에서 불거지게 될 경우 오바마에게 크게 불리하거나 심지어는 선거 당일 날의 '놀라운 결과'를 목도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민주당을 지지하는 백인들 사이에서도 힐러리 클린턴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다면, 인종 문제를 손쉽게 극복하고 압도적으로 당선되었을 것이라는 담론이 등장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메케인-페일린의 오바마에 대한 인종주의적 공세 역시 강화되고 있다. 미국판 '우리가 남이가'라는 담론이 공화당 일부의 인종주의적 전략에 의해서 특히 백인 노동자층을 대상으로 다시 강화되고 있다.
▲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가 20일 미주리주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매케인의 구시대적 인종주의 전략

인종주의적 전략은 이른바 '배제' 전략, 혹은 '희생양' 전략(selling out)에 기반하고 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단순히 흑인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흑인을 배제함으로써 백인 내부의 단결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는 인종 차별 및 배제에 대한 흑인의 강력한 반발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러한 흑인의 공격적인 반발이 다시금 백인 내부의 단결을 공고화시키는데 이용되는 것이다. 매케인-페일린 캠페인이 시카고에서 오바마가 다녔던 교회의 제레미 라이트 목사에 대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배경에는 바로 이러한 악순환의 메커니즘이 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오바마에 대한 배제 전략의 전부는 아니다. 특히 9.11 테러 이후부터 계속해서 진행되어온 이슬람에 대한 종교적 배제와 테러리스트에 대한 '묻지마' 식의 정치적 배제는 오바마를 그러한 정치문화적 코드와 결합시키면서 인종주의적 전략의 단골 메뉴로 등장시켜왔다. 즉, 오마바가 무슬림이었다든가 혹은 테러리스트와 관련이 있다는 식의 비난은 전체 미국인의 단결을 위해 진행되어온 이슬람 배제 전략에 오바마를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종에 기초한 배제 전략은 이미 오바마가 출마를 선언한 이후부터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또한 이러한 배제 전략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민주당의 예비경선 과정과 그간 진행된 공화당의 비난에 의해서도 누차 확인되었다. 즉, 매케인-페일린만이 선거 전략으로 이용해온 독점적 전략은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전자의 전략, 즉 흑인에 대한 배제 전략은 이미 2000년 앨 고어, 2004년 존 케리가 낙선될 당시에도 경험한 것이었다. 민주당에 대한 흑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는 그러한 인종적 배제 전략이 작동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했다. 다시 말하면, 민주당에 대한 흑인의 전폭적 지지는 후보자가 백인이건 흑인이건 상관없이 흑인에 대한 배제 전략에 기반한 공화당의 인종주의적 전략을 통해 공화당이 백인 중산층 및 노동자층을 성공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인종 전략, '아프리카계 미국인'

이러한 배제 전략에 대항해 오바마가 추구해왔던 것이 바로 '문화인종적 다원주의'(ethnic pluralism) 전략이다. 이를 위해 그는 우선 흑인(black)이라는 용어 대신에 아프리카계 미국인(African American)이라는 용어를 집중적으로 사용해왔다. 물론 이는 단지 용어만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 핵심은 노예제, 인종적 편견, 그에 따른 흑인들의 시민적 권리를 향한 투쟁 등을 배타적으로 흑인과 일치시키는, 협소하게 정의된 인종 개념에서 벗어나, 20세기에 걸쳐 각양각색의 이주자들과 그들이 형성해 왔던 정체성과 동일하게 흑인의 정체성을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오바마는 우선 흑인들이 그들의 분노를 촉발하고, 흑인을 인종이라는 개념에 고정시키며, 흑인으로서의 단일성을 인종이라는 개념을 통해 재확인하는 과거의 희생자라는 의식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해왔다. 이러한 '희생자 의식'은 흑인에 대한 배타적 인종주의가 가해졌을 때, 그것에 대한 배타적 투쟁을 통해 흑인으로서의 인종적 동질성을 유지하는 데에는 기여해 왔지만, 다른 인종과의 연대 가능성과 다원적 공존, 그리고 이질성의 수용이라는 측면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노정해 왔기 때문이다.

대신 오바마는 흑인들이 가지고 있는 과거의 짐을 정의를 좀 더 완전하게 완성시키고, 백인 노동계급 및 중산계급, 그리고 이주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요구에 대한 연대와 투쟁의 자원으로 삼을 것을 강조해왔다.

이러한 정체성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 정치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 첫째, 그동안 위력을 발휘했던 인종적 배제 전략의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게 되었다. 즉, 인종적 배제 전략이 제대로 관철되기 위한 최상의 조건은 오바마가 라이트 목사와 마찬가지로 흑인에 대해 배타적으로 가해진 인종적 배제 전략에 맞서 강고한 반인종적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 요구되었다.

그러나 문화인종(ethnicity)로의 정체성의 변화는 이러한 악순환으로부터 오바마가 거리를 둘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왔다. 만일 오바마가 과거의 마틴 루터 킹 목사나 말콤 엑스와 유사한 정치적 정체성을 현재에도 고수하고 있었다면, 배타적 인종주의의 악순환이라는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고, 그러한 악순환 자체에 대한 비판과 대안의 모색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둘째로 이러한 오바마의 전략은 그 동안 인종 문제에 시달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흑인 대 백인이라는 인종주의의 배타성 덕택에, 그것과 거리를 두려는 경향을 가속화시켜 왔던 다른 인종이나 이주자 그룹들과의 연대를 위한 공간을 제공해왔다.

20세기 이주한 새로운 이주자들은 그들이 처한 인종주의적 편견과 불평등에 대항하기 보다는 노예제도가 상징하는 흑인에 대한 인종주의의 잔혹함과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정의해왔다.

한편으로 이러한 거리두기 전략은 인종적 용어와는 다른 방식으로 그들을 정의하는 용어를 발전시켰다. 즉, 확인이라기보다는 인도계 미국인, 중국계 미국인, 한국계 미국인, 필리핀계 미국인이라는 용어를, 백인이라는 보다는 이탈리아계 미국인, 아일랜드계 미국인, 유대인이라는 용어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피부색에 기반한 용어가 아닌, 문화인종적 용어인 히스패닉 혹은 라틴계 미국인이라는 용어로 스스로를 정의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거리두기 전략은 새로운 이주자들이 인종적 불평등의 상징인 흑인성(blackness) 보다는 백인성(whiteness)이 가져다주는 이익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동화주의의 '신화' 속에서 백인성과 결합하고 공조하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바마의 '문화인종적 다원주의' 전략은 한편으로는 흑인들에 대한 배타적 인종주의의 악순환적 고리를 차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의 정체성의 전환을 통해 다양한 이주 집단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나아가 동화주의에 의해 형성된 지배적 패러다임인 '백인성'이라는 개념을 해체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기실 인종 문제와 관련한 오바마의 선거 전략과 운동은 이러한 문화인종적 다원주의 연합을 구성하려는 노력에 집중되어왔다. 이러한 사실은 그의 이전의 경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를 지지했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나 다양한 이주 집단들의 오바마에 대한 지지를 통해서 확인되어 왔다.

또한 종종 흑인들의 정치적 힘을 확대하고자 하는 시도로 이해되는 투표 등록 운동이나 비민주적 투표 제도의 개선을 위한 운동은 아시아계, 히스패닉, 그리고 이슬람 공동체 모두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투표 등록 및 참여운동과 분리하여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이러한 운동들은 문화인종적 다원주의 연합을 구성하려는 일환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힐러리 상원의원이 플로리다에서 오바마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플로리다는 오바마가 채택한 문화인종적 다원주의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금석이다. ⓒ로이터=뉴시스

주목되는 백인 노동 계급의 선택

매케인-페일린 캠페인이 사용하고 있는 인종적 배제 전략과 이러한 문화인종적 다원주의 연합이 어떻게 다른가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이자, 이슬람 공동체의 투표 등록 및 참여운동을 조직하고 있는 한 민주당 지역 책임자의 다음과 같은 언급에서 보다 분명히 살펴볼 수 있다.

"저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을 보낼 때, 사람들은 모든 이탈리아 사람들을 마피아라고 불렀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아랍 여러분들을 테러리스트라고 부를 때, 여러분들이 어떻게 느꼈고 있는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만일 흑인들의 운동이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조지아, 미시시피, 인디아나 등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20세기 후반의 새로운 이주자들이 집중해 있는 곳에서 이러한 운동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비록 이러한 이주자들의 운동이 대부분 기존의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강세 주)들에 집중되어 있기는 하지만, 뉴멕시코와 네바다, 그리고 콜로라도 등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여주고 있는 버지니아 북부와 플로리다는 이러한 문화인종적 다원주의 전략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인종적 다원주의 전략에도 불구하고, 특히 펜실베이니아 서부, 버지니아 남부, 아이오와, 오하이오, 미주리, 켄터키, 미시간 등의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백인 노동계급은 여전히 인종적 배제 전략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인종적 배제 전략에 취약한 것은 그들의 학력이 낮거나 그들의 백인성이 다른 지역이나 계급의 백인에 비해 더 강력하기 때문은 아니다.

문제는 1990년대부터 쇠락해 왔던 이들 공동체에 그들과 동일한 문화적 가치(작은 마을의 가치)를 공유하면서, 그들 공동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기회를 박탈당해 왔기 때문이다. 바로 이 박탈의 공간을 기독교 복음주의가 잠식하면서 공화당의 정치적 전략에 이용되어 왔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놀랄만한 일이 아닐 것이다.

물론 오바마의 문화인종적 다원주의 전략이 이들의 이해 및 가치와 동일한 것은 아니다. 또한 중산 계급 위주의 민주당의 계급 전략이 이들의 경제적 요구와 이익에 정확히 부합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인종 문제에 관한 한 이번 선거는 그들에게 최소한 두 가지의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나는 인종적 배제 전략 속에서 그들의 희망을 상실한 분노를 '우리가 남이가' 식의 '묻지마' 투표로 분출할 것인가, 아니면 그들의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공동체의 재건에 착수하기 위하여 문화인종적 다원주의로부터 아이디어와 힌트, 그리고 연대를 구할 것인가. 물론 선택은 그들에게 달려있다.

이상의 내용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거나 기대하는 것처럼 인종문제와 인종주의는 이번 선거에서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러한 인종적 배제 전략이 흑인과 백인이라는 피부색에 따라 진행되는 것도 아니며, 보다 더 중요한 점은 이번 선거의 경우 인종적 배제 전략이 그것에 대한 강력한 대항 전략 없이 일방적으로 관철될 수 있는 선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제적 인종주의에 대한 대항 전략을 고려하지 않고, 인종 문제가 이번 선거를 '결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른 모든 측면에서는 오바마가 유리한 데 오직 인종 변수 때문에 선거 당일 날의 '놀라운 결과'를 우려하거나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유토피아'적인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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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혼을 판 매케인, 팔 것도 없는 한국 보수 -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

2. 매케인-페일린, TV토론 '선방'만 해도 유리 - 송종길 경기대 교수

3. 젊은이들은 왜 오바마에 열광하는가 - 이충훈 美뉴스쿨 박사과정

4. 오바마로 사실상 '게임오버'…화두는 '정부'였다 - 김창환 美캔자스대 사회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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