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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실패한 CEO출신 지도자 전철 밟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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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실패한 CEO출신 지도자 전철 밟고 있어"

<블룸버그> "한국을 재벌처럼 경영? 형편없는 아이디어"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을 계기로 정치적 곤경에 처해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
  
  <블룸버그>의 아시아 담당 칼럼니스트로 잘 알려진 윌리엄 페섹은 29일(현지시간) 'CEO 출신 대통령, 국제무대에서 빛을 잃다(President With CEO Resume Loses Global Luster)'(원문보기)라는 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실책을 범했다고 지적하면서, 그 밑바탕에는 한국의 현재 정치 경제의 발전 단계상 '시대착오적인 CEO리더십'이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을 번역한 것이다. <편집자>
  
  CEO 출신 대통령, 국제무대에서 빛을 잃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한국의 대통령에게 많은 사람들이 찬사라고 여길 수도 있는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성공한 사업가라고 불렀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의 새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CEO 출신인 이 대통령은 무역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우병에 대한 우려로 지난 2003년 중단됐던 미국의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결정해준 것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이러한 결정은 현대그룹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이 대통령이 지난 2월 취임식을 갖기 전부터 추진해온 것이다. 하지만 5000만 명의 한국 국민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정부의 결정에 반발해 수만 명이 거리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장관 고시를 연기하고, 전국에 방영된 TV로 대국민사과를 해야만 했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추락했다.
  
  이 대통령은 스스로 CEO 스타일의 지도자를 표방하며 당선된 가장 최근의 사례다. 부시는 지난 20001년 미국 최초의 'MBA 대통령'으로 취임해 확고한 추진력을 갖춘 정책결정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부시의 팀은 딕 체니와 도널드 럼스펠드 등 <포천>이 선정한 500대 최고경영자들로 구성된 것을 자랑스러워 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태국의 총리를 지낸 탁신 시나와트라는 자신이 소유한 재벌기업처럼 태국을 경영하려고 했다.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마찬가지다.
  
  일반화하기는 힘들지만, 이런 지도자들은 국민들을 충분히 납득시키지 않고 정책을 결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중 일부는 기업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지도자가 된 후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을 위해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받았다.
  
  그들은 민주주의 국가를 운영하는 것과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매우 다른 것이라는 교훈을 배웠다. 최소한 그런 점을 깨달아야 했다.이 대통령은 취임 후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국정운영 방식을 재고할 시간이 있다.
  
  PCA 투자운용사의 황성호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시간을 주어야 한다"면서 "자신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4위의 경제대국으로서 한국은 구조적인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상명하달식의 문화가 강한 한국은 여전히 세계 무대의 주요 경제국으로 끌어올린 재벌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한국이 첨단기술을 발빠르게 수용하는 나라라는 점에 비춰볼 때 창업기업들은 생각보다 적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 한국의 입지를 마련하려는 계획을 수립하는 데 실패했다. 서울시장을 역임한 이 대통령은 자신을 정반대의 이상적인 지도자로 내세웠다. 한국을 다시 활기찬 나라로 만들 수 있는 강력하고 기업가 정신을 가진 지도자가 그것이다.
  
  요즘 한국의 공무원들과 대화를 하면서 이들 사이에 불만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은 정부조직 규모를 줄이길 원하는데, 이는 관료들에서 권력은 물론 자리까지 희생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재벌기업 경영 리더십의 허상
  
  문제는 이 대통령이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은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있을 때처럼 국가를 경영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현대그룹에서 30여 년 재직하는 동안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별명은 한국의 대기업이 추진한 목표들에서 일궈낸 성공 경험을 반영한다. 그의 지지자들은 그런 추진력이 한국을 세계 경제무대에서 우뚝 서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을 여전히 한국의 산업계를 지배하는 재벌처럼 경영한다는 것은 형편없는 아이디어다. 대우, 현대, LG 그리고 삼성 등의 재벌들은 한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아야 한다.
  
  전쟁 이후 한국은 몇몇 기업들에게 특혜를 주어 은행들이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도록 했다. 그 결과 급속한 성장이 이뤄졌고, 많은 사람들은 그 시대에 향수를 갖고 있다.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와 중국과 인도의 급성장을 계기로 그런 성장 모델은 끝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한 실책은 차치하고, 그는 야당의원들을 설득하는 데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가들은 여전히 이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끌어올릴 가능성을 버리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대통령의 밀월기간은 끝났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 이유로 자신의 CEO 성향을 탓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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