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두바이 '버즈 알 아랍' 에드워드 권 수석 총괄 조리장 입니다. 에드워드 권 수석 총괄 조리장은 1971년 강릉 출생으로 1994년 강릉 영동대 호텔조리과를 졸업했습니다. 졸업 후 리츠 칼튼 서울에서 근무를 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조리학교인 CIA를 수료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리츠 칼튼에서 조리 과장을 역임했습니다. 리츠 칼튼 하프문베이 조리 차장과 서울 W 호텔 부총조리장, 중국 텐진 쉐라톤 호텔 총괄 조리장을 지냈으며 두바이 펠몬트 호텔 수석 총괄 조리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두바이 버즈 알 아랍 수석 총괄 조리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또, 2003년 미국 요리협회가 선정한 '젊은 요리사 톱10'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박인규 : 안녕하십니까? 두바이 버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 조리장이라면 대단히 바쁘실 텐데, 어떻게 서울에 나들이 하시게 되셨습니까?
에드워드 권 : 이번에 일산 킨텍스에서 한국 세계 무역 음식 박람회를 합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제가 와서 한국에 어떤 트렌드들이 흘러가고 있는지 그것도 알고 싶고, 그런 것들을 통해서 제가 오히려 역으로 두바이로 가져갈 수 있는 좋은 아이템들이 있지 않을 까 해서 겸사겸사 들렀습니다.
박인규 : 언제 귀국하신 거예요?
에드워드 권 : 수요일에 들어 왔구요, 이번 일요일에 다시 나갑니다.
박인규 : 그럼 저희가 굉장히 귀하신 분을 모시게 된 거군요.
에드워드 권 : 오히려 제가 영광이죠. 하하.
박인규 : 사실 저는 좀 놀랐습니다. 처음에 버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 조리장이라고 해서 최소한 5,60대 정도 쯤 될 거라고 생각 했는데, 37세 밖에 안 됐어요.
에드워드 권 : 운이 좋았습니다.
박인규 : 우선 제가 궁금한 건, 버즈 알 아랍이 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호텔이라는 건 알겠는데, 버즈 알 아랍이라는 게 어떤 뜻입니까?
에드워드 권 : 아랍의 탑이라는 뜻입니다.
박인규 : 인공 섬에 세워져 있으니까, 아랍을 상징하는 탑이다. 네, 어떻게 해서 버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 조리장이 되신 겁니까?
에드워드 권 : 사실 제가 두바이로 들어간 건 2년 반 정도 되죠. 2년 반 정도 전에 처음에 두바이로 들어갔을 당시에 두바이로 들어가면서 그래도 내가 한국 사람으로서 아랍의 탑이라는 버즈 알 아랍에 한국인으로서 줄을 그어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름대로 생각을 해 봤었는데 작년 이맘때 기회가 있어서 그쪽에서 수석 총괄 조리장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쪽에 응모를 했다가 거기에서 경쟁을 거쳐서.
박인규 : 말하자면 공개 채용을 한 거군요. 몇 분이나 경쟁을 하셨어요?
에드워드 권 : 당시 총 6명이었어요, 프랑스 친구도 있었고, 미국 친구도 있었던 걸로 알고 있고, 이태리에서 온 조리장도 있었던 걸로 알고 있고, 상당히 수준 높은 조리장들이 있었는데, 제가 볼 때에는 아마 제가 김치를 누구보다도 잘 많이 알기 때문에 뽑히지 않았나, 농담이구요. 하하. 아시아 요리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강한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박인규 : 아시아 요리에 대한 강점이 작용을 했다.
에드워드 권 : 그렇죠. 외국 호텔 생활을 장시간 하면서 외국의 문화라든가 음식에 대해서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또 나름대로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아시아 요리에 대해서 또 다른 지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그게 가장 큰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
박인규 : 6명의 응모자 중에서 에드워드 권 씨를 수석 총괄 조리장으로 선발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요리 같은 것도 시킵니까?
에드워드 권 : 그렇죠. 요리 당연히 만들어야죠.
박인규 : 몇 가지나 하셨어요?
에드워드 권 : 저희가 3일 정도에 걸쳐서 요리를 했어요. 3일 정도에 거쳐서 요리를 하고 여러 다른 직책에 계신 분들이 오셔서 또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의 자체가 흔히 두바이의 아이콘이라고 이야기 하듯이 상징으로서 보이고 있기 때문에 또 그 요리라는 것이 전 세계 VIP 분들이 오시기 때문에, 한 30가지 정도의 요리를 준비를 했죠. 1인당 30개의 요리들을, 그런데 저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그래도 남보다는 좀 달라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50여 가지 정도를 만들었습니다.
박인규 : 사흘 동안에. 가짓수로 확 눌러 버린 겁니까? 물론 맛있었겠죠.
에드워드 권 : 그런 부분도 있었던 거 같구요.
박인규 : 그러니까 분명히 실력으로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요리사가 6명이 모여서 3일 동안 경쟁을해서 뽑힌 거다.
에드워드 권 : 일종의 요리 경연대회를 한 거죠.
박인규 : 자부심을 가질 만하네요.
에드워드 권 : 좋게 봐 주시면 감사하죠.
박인규 : 버즈 알 아랍에서 1년 남짓 수석 총괄 조리장으로 일을 해 보셨는데요, 어떻습니까, 왜 7성급 호텔이라고 불리나요? 제가 듣기로는 원래 최고 호텔은 5개 인데, 공식적으로는 7스타가 아닌 거죠? 왜 칠성 호텔이 되었고, 실제로 일해 보시니까 왜 그렇게 불리는지.
에드워드 권 : 제가 알고 있기로는 오픈을 할 당시, 지금은 9년 반, 10년 거의 가까이 되고 있는데 호텔이 오픈을 했을 당시에 오픈 초기에 미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가 오셨다가 호텔을 보시고 이건 별 다섯 개 가지고는 너무 안 맞지 않나, 너무 클래스가 높지 않을까, 그래서 6스타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7스타가 어떨까, 그래서 그때부터 7스타라고 불렸다고 들리고 있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그 당시 세계 최고의 호텔은 5개인데, 그 보다 두 급 위다. 그런 의미이군요.
에드워드 권 : 제가 개인적으로 근무를 1년 남짓 하면서 제가 느꼈던 것도 손님이 오시는 수준이라든가 여러 가지 부분에서 상당히 다른 호텔들과도, 또 제가 지금까지 근무 해 왔던 예전에 근무했던 호텔들과도 상당히 많은 차이점이 있는 거 같고요, 워낙 VIP손님들도 많이 오구요.
박인규 : 사실 워낙 비싸서 그렇지 않습니까? 하룻밤에 제일 싼 방이 얼마라고요?
에드워드 권 : 지금 한 420만 원 정도?
박인규 : 저희들은 꿈도 못 꾸겠네요.
에드워드 권 : 그런데 선생님께서 오시면 제가 디스카운트라도 해 드릴 수 있습니다. 하하.
박인규 : 공짜로는 안 되고? 하하, 작년에 버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 조리장이 됐어요. 실제로 하시는 일이 뭐에요? 요리를 하십니까?
에드워드 권 : 실질적으로 사실 요리를 할 만한 시간은 없고요, 워낙 VIP 손님들이 많이 오시다 보니까 그런 손님들을 아침에 뵙고, 여러 가지 것들을 체크하고, 관리자 적인 측면이 훨씬 더 강하다는 생각이 들고 실질적으로 요리를 하는 경우는 국가 원수께서 오셨을 때 그때 요리는 거의 대부분 그 요리들은 제가 직접 하는 편이고요.
박인규 : 국가 원수 급이 와야 직접 나간다, 버즈 알 아랍에서 에드워드 권 수석 총괄 조리장 밑에서 지휘를 받는 요리사와 스텝들은 총 몇 분이나 계세요?
에드워드 권 : 지금 현재 요리사하고 기물 관리까지 합해서 420명가량 됩니다.
박인규 : 거의 이 정도 되면 대대장급인가요? 대단하시네요. 국빈급이 와야 요리를 하신다고 했는데, 혹시 에드워드 권 조리장께서 스스로 내가 가장 자랑할 수 있는 요리는 뭐다 그런 게 있을까요?
에드워드 권 : 사실 인터뷰하면서 이런 질문들은 가끔 받는데요, 저한테는 가장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제가 한국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사실 한국 요리를 전공한 요리사가 아니기 때문에 원래는 사실 제가 한국 음식을 잘 한다고 해야 되겠죠, 그런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제가 10년 이상 외국 요리를 해 오면서 그렇다고 해서 제가 프랑스 요리의 대가라고 이야기하기도 그런 것 같고, 이태리 요리를 잘 한다고 하기에도 좀 그렇고.
박인규 : 우리가 보통 밥 먹으러 갈 때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이렇게 나라별로 구분을 하는데, 제가 듣기로는 프랑스 요리가 전공이라고요.
에드워드 권 : 프랑스 요리를 거의 대부분 해 왔고요, 그런데 어떤 요리를 제일 잘 하느냐는 질문에는 전 항상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좀 어정쩡한 요리사다, 제가 그 국적을 가진 요리사가 아니기 때문에 그 문화와 언어에 대해서 완벽하게
박인규 : 그 말씀은 전공을 초월했다는 말씀인가요?
에드워드 권 : 하하. 나름대로 자화자찬이 된 거 같은데요?
박인규 : 사실 제가 궁금한 것은 요리사라는 것도 상당한 연륜이 필요한 건데, 지금 나이가 37살이세요. 그럼 20년은 아직 안 하신 건데.
에드워드 권 : 그렇죠. 한 17년?
박인규 : 그 짧은 기간 동안에 말하자면 버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 조리장이 될 정도로 요리 실력이 비약적으로 성장 했다고 할까요. 그 비결은 어떤 건가요?
에드워드 권 : 제가 생각할 때는 10여 년 전에 미국에 들어가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리츠 칼튼에서 요리를 하면서 아마 음식이란, 요리라는 것을 보는 눈 자체가 바뀌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 또 나름대로 투자를 많이 했고요.
박인규 : 투자를 많이 했다는 것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 했다는.
에드워드 권 : 그렇죠. 그리고 금전적인 부분도 상당히 큰 부분이 있었고, 요리 책을 항상 사서 본다든가 아니면 유명한 식당이 있다면 비행기를 타고 가서라도 먹고 온다든가, 그래서 나름대로 그런 노력한 부분들이 저한테 좋게 작용되지 않았나 라는 것도 있고.
박인규 : 하긴 언론 보도를 보니까 남들 8시간 일 할 때 16시간 일 했다, 그러니까 거의 요리에 미쳤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에드워드 권 : 사실 그런 것 같아요. 처음에 미국 생활을 하면서 요리 할 때 언어적인 측면이 많이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남들보다 일을 더 열심히 오래 할 수 없었던 상황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것을 외국 조리장들께서 좋게 봐주셨던 거 같고, 또 제 생각에는 당시에 힘들었었죠. 그래서 오히려 제 자신을 미국이라는 시장에 제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어쨌든 세계 최고의 요리사 중 한 명이 됐다고 말할 수 있는데, 요리의 비결이랄까, 에드워드 권 씨가 요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어떤 겁니까?
에드워드 권 :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의미 있는 요리, 논리가 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 제 나름대로의 색깔이 아닐까, 제가 예를 들어서 지금 진행자이신 박인규 선생님에게 어떤 요리를 만들어 드린다면 저한테, 에드워드는 나한테 왜 이런 요리를 만들어 줬는지에 대해서 질문을 했을 때 제가 어떤 경로를 거쳐서 어떤 맛을 끌고 들어왔기 때문에 이런 맛을 드리고 싶었다, 라고 이렇게 감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박인규 : 철학이나 의미가 있어야 한다.
에드워드 권 : 그렇죠. 여러 가지 맛들을 충분히 감지 할 수 있어야 하고, 실질적으로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고 해도 상상력에서 그 맛들을, 식재료들을 끌고 들어와서 나중에 입 안에 씹혀졌을 때 어떤 맛이 나와서 내가 어떤 맛을 손님한테 주겠다는 정도가 되어야 되지 않나.
박인규 : 단순히 맛이 아니라 맛에 달린 의미가 중요할 수 가 있군요. 그동안 특히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굉장히 유명한 미국의 스타들도 리츠 칼튼에 와서 먹어보고 여러 가지 찬사를 남겼다고 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찬사는 어떤 겁니까?
에드워드 권 : 여러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레이건 대통령께서도 오셨고, 현재 부시 대통령도 있었구요, 할리우드 스타들도 상당히 많은 분들이 있었고,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찬사는 마돈나가 이야기 했던, 당신의 음식이 섹스보다 낫다는 말이.. 하하
박인규 : 섹스보다 맛있다.
에드워드 권 : 외설적인 표현이라는 생각은 하는데요, 사실 요리사로써 이야기 들었을 때는 상당히 달콤한 유혹이죠.
박인규 : 제가 언론보도를 보니까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인가요? 그 분은 개인 요리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던데?
에드워드 권 : 그 당시 호텔에서 할리우드 런칭 쇼를 한 번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여러 분들이 오셨었는데 그 당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한국 요리를 섹션을 만들어서 음식을 드렸던 적이 있었는데, 한국 음식을 드시면서 색다른 부분에 대해서 음식을 맛 봤다, 그래서 저보고 그러지 말고 오히려 나하고 개인적인 요리사로서 나와 같이 일을 해 볼 생각이 없겠냐 하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는 제가 너무 어렸었고, 그때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 정중히 거절을 했습니다.
박인규 : 제가 알기로는 음식이라는 게 국적이나 민족성을 떠나기가 굉장히 어렵다, 우리는 양복을 입지만 음식은 아직도 된장찌개 먹고 김치찌개 먹는다는 말이죠. 그래서 다른 나라의 음식을 그 나라 사람들이 맛있게 느낄 정도로 만든다는 게 굉장히 힘들다고 하는데, 미국의 스타들이나 버즈 알 아랍 가서도 아랍 왕족들을 매료시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어떻게 그런 비결을 터득하셨는지요.
에드워드 권 : 많이 먹어 봤어요. 사실 제가 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그 나라의 문화나 관습에 대해서 통찰하고 있는 부분도 아니기 때문에 가장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음식을 먹고 있는지에 대해서 트렌드를, 흐름을 읽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 기존에 있는 식당들의 음식을 먹어 보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 했고요, 그래서 사실 엄청난 식당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 맛을 봤던 거 같아요.
박인규 : 하긴 미국에서 번 돈의 70% 정도를 거기에 다 썼다고 하던데, 말하자면 남들과는 다른 투자와 노력을 하신 거로군요.
에드워드 권 : 제 투자가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게 해 준 가장 좋은 결실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박인규 : 그래서 독종이라는 말도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에드워드 권 : 일을 다른 친구들한테, 외국 친구들과 같이 일을 하면서 아시안, 그 중에서도 코리안, 일 못한다는 이야기 듣고 싶지 않았고요, 나름대로 색깔도 있고 요리를 좀 잘하다는 이야기도 듣고 싶었고, 그래서 열심히 노력을 했는데, 그런 것들로 그런 별명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 됩니다.
박인규 : 버즈 알 아랍의 총괄 조리장이 되는데 아시아 음식의 강점도 작용을 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한국 음식도 선을 보이고 계십니까?
에드워드 권 : 지금 저희가 한 6개월 전에, 아시아 식당을 새로 오픈을 했습니다. '준수이'라는 레스토랑인데, 원래는 사실 한국 음식이 없었어요. 아시아 5개국 중에 한국 음식이 없었는데.
박인규 : 5개국이면 어딥니까?
에드워드 권 : 일본,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음식이 원래는 기존의 컨셉이었는데, 제가 수석 총괄 조리장이 되고 나서 레스토랑이 가장 먼저 오픈한 프로젝트를 제가 시작을 했는데,
개인적으로 한국 사람인데, 한국 음식이 없다 라는 거, 그리고 제가 그래도 명색이 총괄 조리장인데, 아,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해서 말레이시아 음식을 빼고 한국 음식을 넣었고요. 그래서 지금 김치부터 시작해서 스무 가지 정도의 요리를 매일 바꿔가면서 선보이고 있는데, 상당히 반응이 좋아요.
박인규 : 말레이시아 국민들을 좀 섭섭해 하겠네요?
에드워드 권 : 뭐, 그래도 어쩔 수 있겠습니까. 제가 한국 사람이니까.
박인규 : 저도 사실, 한 10여 년 전에 미국에서 살아봤고, 어쩌다 가끔 외국을 나가보지만, 사실, 우리 음식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본, 중국, 하다못해 베트남, 태국보다도 분명히 떨어져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에드워드 권 : 많은 부분이 약하죠, 사실.
박인규 : 제가 보기엔 우리나라 음식이 국물이 너무 많다, 발효 음식이라서 이런 저런 말씀들 많이 하시는데, 어쨌든 반응이 좋다고 하시니까. 우리나라 음식을 세계인들이 즐기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가공, 어떤 전략이 필요한 건가요?
에드워드 권 : 제가 볼 때는 우선 국가적인, 정부에서 어떤 지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하고 있고요. 한국관광공사도 마찬가지고 여러 가지 무역협회도 그렇고, 많은 부분들에서 지금 '코리아 스파클링'이라고 해서, 2007, 새로운 모토를 가지고 한국을 알리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좀 더 정부에서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첫 번째로 하고 있고요, 한국 음식이 세계화가 되는 부분에서 어렵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 했을 때. 장의 요리고,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국물이 여러 가지가 있고, 도 발효음식이다 보니까, 그것을 어떤 시각에서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같고요, 사실 모든 한국 음식이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박인규 : 품목의 문제가 아니다?
에드워드 권 : 품목이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개인적으로 지금, 이번에 들어와서 요리 프로그램도 찍고 그랬는데, 음식을 세계화 시킬 수 있는 요리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외국에 알리고 싶은 생각도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한국 음식,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제 생각으로는 에드워드 권 같은 요리사가 한 열 명, 한 백 명이 나오면 세계화가 금방 될 것 같은데요?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 오늘은 세계 유일의 7성급 호텔 두바이 '버즈 알 아랍'의 에드워드 권 수석 총괄 조리장을 초대해 세계 정상급 요리사로 성공하기까지 그의 숨은 노력과 그가 생각하는 한국 음식의 세계화 전략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어렵게 모셨으니까 개인적인 질문도 할까 합니다. 원래 제가 알기로는 가톨릭 신부가 꿈이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요리사가 되셨어요?
에드워드 권 : 뭐, 비하인드 스토리죠. 저희 집안이 대대적으로 내려오는 가톨릭 집안이었고, 신부님이 되고 싶었는데, 제가 사실 장손이에요. 장손이다 보니까 우리나라에서의 관습으로 봤을 때는 장손이 사제의 길을 걷는다 라는 것이 대가 끊긴다. 그래서 상당한 큰 어려움에 부딪쳤었고요, 그래서 나름대로 어린 마음에, 집에서의 강력한 반대가 있다면 내가 독립을 해서 다른 걸 해 보는 게 어떨까. 그래서 혼자서 신학대학을 간다고 가출을 했어요. 그러고 나서 아르바이트 같은 걸 좀 해야되니까, 생계를 유지해야 되고, 그래서 서울에 상경을 해서 조그마한 경양식 집에서 일을 하게 됐었는데, 그 당시 주방에서 잠깐 일을 도와주면서 같이 일하셨던 요리사 분이, "자네, 나름대로 손재주가 있는 것 같아" 그렇게 그냥 흘려서 말씀하셨던 것이 지금의 제가 있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에드워드 권 씨의 궤적을 보니까 요리를 국내 음식점보다는 외국계 호텔로 해서 외국으로 나가셨어요. 그래서 버즈 알 아랍까지 가셨는데, 해외에 나가보니까 한국의 직업교육이 주입식이다, 제대로 개방적이지 못하다,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만약에 국내 음식점에서 일을 했으면 그렇게까지 갈 수 있었을까요?
에드워드 권 : 솔직히 말씀드리면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그러면 국내에도 호텔조리학과도 있고, 나름대로 유명하다는 음식점도 많이 있는데, 세계화가 못 되고 있는 것은 어디에서 차이가 있는 걸까요?
에드워드 권 : 국내의 요리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근래에 청담동 일대라든가 압구정 쪽에 상당히 유명한 식당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 제가 항상 귀국을 하면서 레스토랑 리서치를 하는데요, 예전에 비해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단지, 한 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너무 원래 본연의 맛을 너무나 많이 틀었어요. 그 얘기는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한국 사람의 입맛에 너무 많이 맞춰가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원래 그 음식에 대한 맛을 많이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럴 수도 있죠, 보통 한식을 보면 다진 파, 다진 마늘, 고춧가루, 간장, 거의 대부분 이 범주 안에서 거의 움직이는데, 제가 볼 때는 양념의 차이보다는 어떤 식의 테크닉으로 조리를 하는가에 차이가 있는 것 같고, 많이 익히는 요리에서 조금은 변화돼야 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흔히, 양식에서 연어 구이를 먹었을 때, 한식에서의 연어 구이는 완전히 다 익히지 않습니까. 사실 외국에서의 연어 구이는 3분의 2정도만 익히고 3분의 1은 안 익히거든요. 그래서 테크닉의 차이에서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음식을 바라보는 측면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어떤 인터뷰를 보니까 최고의 요리사가 되기 위해서는, 남을 인정하는 것이다, 남의 음식을 먹어봐야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요리사는 안 그런 것 같다, 약간 지나치게 비하한 것 같지만, 그런 경향이 좀 있습니까?
에드워드 권 : 국내 요리사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고요, 제가 볼 때는 그런 부분도 활성화돼야 되지 않을까.
박인규 : 서로 교류하고 토론하고 비판하고.
에드워드 권 : 그렇죠. 제가 외국생활을 하면서 국내에 들어와서 여러 음식점을 다니면서 봤을 때, 서로가 서로를 카피하는, 흔히 말해서 남의 것을 그대로 가지고 들어와서 자신의 색깔을 주지 않고 카피하는 경향이 상당히 많이 있다는 생각을 했고, 또, 시장의 흐름에 따라서, 레스토랑의 흐름에 따라서도 그런 것 같아요. 어느 식당이 잘 된다고 하면 전부 다 그 식당을 오픈을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색깔 있는 식당들이, 개성 있는 식당들이 좀 생겨서 여러 가지 다른 먹거리 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지 않나, 그렇게 봐요.
박인규 : 혹시 집에서 가족들을 위해서도 요리 하십니까?
에드워드 권 : 항상 요리는 안 하고요, 가끔씩. 워낙 아침 6시 반, 7시에 출근해서 밤 12시에 퇴근하다 보니까 애들 얼굴 보기도 힘들고. 가끔씩은 만들어 줍니다.
박인규 : 또 하나 궁금한 것은 요리사시니까, 본인이 먹어 본 남의 요리 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뭡니까?
에드워드 권 : 안 그래도 그 질문은 몇 번 받았는데, 그래도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 음식이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전라도 순천으로 기억이 되는데, 그런데 사실 그런 것 같아요. 가장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이 제일 맛있는 음식이 아니겠습니까? 어떤 음식을 먹던 간에. 그런데 그 때 순대국밥 먹었는데, 지금도 사실 먹고 싶어요.
박인규 : 버즈 알 아랍의 수석 총괄 조리장이 순대국을 맛있다, 좀 재밌네요. 어떻게 보면 상당히 젊은 나이에 요리사로 거의 최고봉까지 올라가셨다고 볼 수 있는데, 에드워드 권 씨의 꿈이 여기서 끝난 것 같진 않고요, 앞으로 하실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에드워드 권 : 뭐, 여러 가지 계획들이 아주 많이 있어요. 너무 많아서 뭘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곰곰이 생각을 하고 있는데, 첫째는 이번에 요리 프로그램을 찍으면서 요리 프로그램이 국내 시청자 여러분께도 찾아뵐 거고, 해외에도 몬스터 리퍼블릭이라고 해서요, 회사랑 프로덕션이랑 같이 작업을 했고요. 아리랑에 먼저 배급을 시켜서, 제가 알기로는 6월 초 중에, 우선은 국내보다는 해외 타겟이 모아지는 부분이 있고요. 당연히 국내 시청자 분들도 찾아뵐 거고요. 또 다른 것은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 대해서도 제가 나름대로 팔을 걷어 부치고 나가야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부의 지원도 감안을 하고 있고, 미디어의 스폰서십이라든가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어서, 한국 음식이 세계화가 될 수 있는 그런 요리 프로그램도 계획을 하고 있는 중이고요. 사실, 총괄 조리장이다 보니까 대기업들의 오퍼도 있는 게 사실이고. 우스갯소리로 누가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끝까지 갔는데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이냐. 그런데 지금까지 제가 배워왔던 것들을 다시한국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아마 조만간에 짧은 기간은 아니고, 1년이나 1년 반이나 있다가 국내로 들어올 것 같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홈쇼핑 프로젝트도 작업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에드워드의 요리를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끔 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고, 그래서 아마 올해 가기 전까지 여러 가지 작업들이 전개가 될 것 같고, 내년에는 가능하다면 에드워드의 식당도 국내에 오픈을 해서. 지금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준비 중인데, 비싼 음식이 아니라 중가의 많은 분들이 오셔서 식사를 하실 수 있는.
박인규 : 버즈 알 아랍이라고 하면 좀 비쌀 것 같은데요.
에드워드 권 : 그렇지만 제가 볼 때는 중산층의 계신 분들이 편안하게 식사하실 수 있는. 그래도 에드워드의 음식을 한번 먹었다 라는 추억을 가질 수 있는 식당을 추진 중이고요.
박인규 : 요리 방송 프로그램도 만드시고, 또 한국 음식의 세계화도 해야 되고, 또 요리 학교도 만드셔야 되고, 에드워드의 권의 꿈은 진화한다. 제가 알기로는 버즈 알 아랍에 한국 요리사 22명인가를 스카우트해 가셨다고 하던데요.
에드워드 권 : 네, 많이 뽑았어요. 어떻게 하다 보니까.
박인규 : 앞으로 하여튼 한국 음식의 질을 높이고 특히 세계화 하는데 많은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에드워드 권 : 네, 감사합니다.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 인터뷰, 오늘은 세계 유일의 7성급 호텔, 두바이 '버즈 알 아랍'의 에드워드 권 수석 총괄 조리장을 초대해, 세계 정상급 요리사로 성공하기 위한 그의 숨은 노력과 그가 생각하는 한국 음식의 세계화 전략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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