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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업 중 학생 불러내 촛불 집회 '배후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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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업 중 학생 불러내 촛불 집회 '배후 추궁'

민주노동당 "일상적 정보활동? 경찰 제정신인가"

경찰이 촛불 집회 신고를 낸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배후를 조사하겠다며 학교로 찾아가 집회 신고 배경 등을 추궁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전주 덕진경찰서 정보과 소속 이 모 형사는 시내 모 고등학교를 방문해 촛불 집회 신고를 낸 고3학생 김 모 군을 담임 교사를 통해 상담실로 불러낸 뒤 집회 신고 배경 등을 조사했다. 이 형사는 김 군이 어떤 단체에 소속돼 있으며 누구 지시했는지, 언제부터 인터넷 모임 활동을 했고 인터넷 모임의 운영자는 누구인지 등을 5분 정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은 지난 5일 자신이 속한 인터넷 카페가 주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신고하기 위해 전주 완산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냈다. 김 군은 조사 다음날인 7일 집회 취소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일 학교에서 한국 지리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갑자기 교실로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귀를 잡아끌었다"며 "어디로 누굴 만나러 가는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학생 주임실로 끌려가보니 경찰이 앉아있었다"고 밝혔다.

김 군은 "아침에 영문도 모르고 불려갔더니 경찰이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며 "경찰은 물론 곁에 학생주임 선생님까지 있어서 무섭고 불안했다"고 당시 심정을 토로했다. 김 군은 "다음 날 학교에 갔더니 그새 소문이 퍼졌는지 선생님들로부터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 아니냐', '착한 녀석인 줄 알았는데 나쁜 녀석이었다'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일반 집회와는 달리 고교생이 집회 신고를 낸 점에 주목해 집회 성격과 참가 학생 규모 등 일상적인 정보 활동을 펼쳤을 뿐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김 군을 부른 것도 수업 중이 아닌 쉬는 시간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괴담 수사 방침, 촛불 집회 사법 처리 등 경찰의 촛불 집회 대응 방침이 문제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학생을 상대로한 강압 수사까지 밝혀져 파문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15일 성명을 내 "정당한 국민의 저항을 막기 위해 학생의 학습권과 자율권을 침해하고서도 이를 정보활동이라고 둘러대는 경찰이 정말 제정신인가"라며 "정부는 수업 중인 학생을 불러내 촛불문화제 배경을 추궁한 경찰을 즉각 파면하고 그 경찰의 배후를 조사해 관련 책임자를 색출 문책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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