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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광우병 쇠고기 반대는 반미 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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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광우병 쇠고기 반대는 반미 선동"

"안전하다" 교묘한 왜곡도

<동아일보>가 24일 사설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운동을 두고 '반미 성향의 일부 시민단체의 여론몰이'라고 폄훼하고 나섰다.

이 신문은 이날 "누굴 위해 미국 소를 '광우병 소'라고 선동하나"는 사설에서 "반미 성향의 일부 시민단체가 '미국산 광우병 소를 먹을 것입니까'라며 미국 소들이 광우병에 걸리기라도 한 것처럼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국민 건강권 포기'라는 주장은 반미 선동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민 건강권 문제, 생색내기에 그친 농가대책, 미국 정부의 허술한 검역체계의 문제, 한국 정부의 굴종적인 저자세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제기된 다양한 문제제기를 '반미' 하나로 몰아가버린, 단순하다 못해 무식한 사설이다. 게다가 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교묘한 왜곡도 서슴지 않았다.

<동아일보>만 모르는 광우병의 진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광우병은 1986년 영국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세계25개국에서 보고됐지만 동물성 사료를 금지하고 관리를 엄격히 하면서 사라져가는 추세"라고 했다. 이번에 수입을 재개하기로 한 미국은 동물성 사료를 엄격하게 금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슬그머니 감춘 것. 미국은 소에게 쇠고기를 먹이지 않을 뿐 닭, 돼지 등 동물성 사료는 여전히 먹이고 있고 닭이나 돼지에는 소의 뼈를 간 사료 등을 먹이고 있어 광우병 위험이 상존한다.

또 이 신문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은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존재하거나 도축돼 식용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며 "설사 광우병에 감염된 소가 도축되더라도 편도와 척수 같은 위험부위를 제거하면 안전하다는 것이 OIE의 판단이다"라고 했다.

이미 잘 알려져있듯이 뇌.척수 등에서 광우병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프리온'의 대부분이 발견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다른 부위가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프리온이 살코기는 물론 소변이나 혈액 등에서도 발견됐다는 보고도 있다.

그리고 이 신문의 주장대로 '미국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가 존재하거나 도축돼 식용으로 제공될 가능성이 없다'면 허술하기 짝이 없는 이번 협상에서도 한국정부가 1단계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한 까닭이 무엇이냐는 의문도 든다.

이어 <동아일보>는 미국 정부와 이명박 정부, 노무현 전 정부가 늘 내놨던 '집단논리'를 들이댔다. 이 신문은 "미국인뿐 아니라 재미교포들도 같은 기준에 따라 도축된 쇠고기를 먹고 있다. 세계 117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며 "어느모로 보나 쇠고기 수입이 '국민 건강권 포기'라는 주장은 반미 선동에 불과하다"고 했다.

'미국인이 먹고 있지만 괜찮다'는 주장은 잠복기가 긴 광우병의 특성을 고려할 때 성립할 수 없는 논리다. 광우병은 잠복기가 평균 10년으로 추산되고 길게는 40년에 달해 이 프리온이 뇌 등의 정상 세포 변형을 일으키기 전까지는 쉽게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세계 117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는 것도 왜곡에 불과하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우리처럼 30개월 이상의 소를 수입하는 나라는 카리브해 연안 국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석균 실장은 이날 <동아일보>의 사설을 두고 "한마디로 '먹고 안 죽으면 된다'는 논리"라며 "먹고 바로 죽으면 누가 문제라는 것을 모르겠는가. 평균 잠복기가 10년이라 집단 발병 시기는 아직 멀었다. 이 글을 쓴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초등학교 생물공부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마디 더 보태자면 <동아일보>는 초등학교 사회공부도 다시해야할 것 같다. 미국과 관련된 모든 문제제기를 일단 '반미 선동'으로 몰아가고 보는 것은 아직도 '흑백 논리'로만 사회를 바라보는 <동아일보>의 단견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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