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기사:증폭되는 베어스턴스 매각 결정 미스터리)
26일(현지시간)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은 앨런 스워츠 베어스턴스 회장·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벤 버냉키 FRB의장·헨리 폴슨 재무장관·크리스토퍼 콕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를 4월 3일 청문회 증인으로 참석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상원 재정위원회는 이들에게 긴급자금 지원 결정 과정을 세부적으로 설명해줄 것을 서한으로 요구했다. 맥스 보커스 재정위원장은 서한을 통해 "재정위원회는 정부가 어떤 과정을 거쳐 국민의 세금인 300억 달러를 지원키로 했는지 철저하게 알아볼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베어스턴스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JP모건체이스에 특혜매각됐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실제로 FRB는 한 때 주당 150달러가 넘던 베어스턴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심각한 부실을 격고 있다는 소문이 지난 14일 시장에 나돌면서 대대적인 인출사태가 벌어지자 신속한 조치를 취했다.
불과 이틀만에 주당 단돈 2달러라는 헐값에 JP모건체이스를 인수자로 지정했을 뿐 아니라, 우리 돈으로 3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공적자금까지 지원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급박한 과정 속에서 어떤 근거로 공적자금 규모가 결정됐는지, 왜 JP모건체이스가 인수자로 지정됐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FRB, 베어스턴스 헐값 매각 위해 개입했다"
미국의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하루아침에 막대한 공적자금까지 투입돼 헐값에 특정 인수자가 지정돼 매각되는 과정은 지난 IMF사태 때 국내 금융기관들이 방만하게 공적자금이 투입되며 정리된 사례들보다 더 이해하기 힘들다.
실제로 25일 <뉴욕타임스>는 JP모건체이스가 베어스턴스를 헐값에 인수할 수 있도록 FRB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FRB는 지난 16일 베어스턴스의 JP모건 매각 결정과 함께 그 동안 상업은행에만 허용했던 재할인 창구 이용을 투자은행(IB)에까지 허용하는 방침을 함께 발표했다. 그러나 다른 IB와는 달리, 정작 긴급자금이 필요했던 베어스턴스에는 재할인 창구 허용 방침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베어스턴스는 FRB로부터 재할인(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자금 부족 사태를 넘길 수도 있었는데, FRB는 베어스턴스가 더 오래 버티거나 매각가가 더 높아지지 못하도록 재할인 허용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베어스턴스 경영진과 주주들은 "FRB에 속았다"며 분노했다. 특히 주주들은 매각 중지를 요구하는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또한 주주들은 총회에서 표대결을 위해 주식 매집에 나서 최근 주가가 매각가의 4배가 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1주일만에 매각가 다섯배로 인상
이에 JP모건과 FRB는 지난 24일 베어스턴스의 인수가격을 당초 인수가의 5배인 주당 10달러로 올려주기로 하며 이들을 달랬다. 이제 와서 매각이 성사되지 못하면 베어스턴스는 다시 파산할 위험에 처하고 시장은 혼란에 빠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어스턴스 주주들은 여전히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대 주주(지분 9.3%)인 영국의 억만장자 조지프 루이스의 경우,매각가 인상으로 1억 달러 정도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됐지만, 투자한 12억6000만 달러 중 여전히 8억 달러가 넘는 투자 손실을 입는 것이어서 여전히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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