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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매케인…여성 로비스트와 '부적절한 관계'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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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매케인…여성 로비스트와 '부적절한 관계' 폭로

미국판 '린다김 스캔들'…<NYT> "매케인은 위선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71)이 미모의 40대 여성 로비스트와의 스캔들에 휘말렸다.

지난 2000년 대선에도 공화당 경선에 나섰던 매케인이 당시 이 로비스트과 접촉하면서 선거자금을 받고 이 로비스트를 고용한 통신업체에게 유리한 입법을 도와주웠으며, 심지어 '부적절한 관계'까지 발전했다는 의혹이다.

이 의혹을 제기한 것은 다름아닌 미국의 <뉴욕타임스>이다. 그것도 1면 톱기사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야말로 매케인에게는 '중도사퇴'의 위기를 불러올 정도의 직격탄을 때린 것이다.

매케인에게는 이런 보도가, 그것도 워싱턴 정가에 최고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뉴욕타임스>가 작심한 듯 떠뜨리고 나온 것 자체가 사실여부를 떠나 치명적이다.

왜냐하면 매케인은 다른 대선 후보는 물론, 미국 정계에서 '금권정치 개혁의 십자군'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떤 정치인보다 도덕성에서 앞선 것으로 존경을 받아왔으며, 바로 그 점을 선거운동에서 부각시켜 압도적인 우세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 존 매케인 상원의원 부부가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스캔들 보도 내용을 강하게 부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선거자금 수수, 여성 로비스트와의 밀착관계"

특히 지난 2002년 공화당 내 반발을 무릅쓰고 민주당의 러스 파인골드 상원의원과 함께 정치자금개혁법인 '매케인-파인골드'법을 만든 것은 매케인이 올해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선두로 재기한 발판이 되어주었다.

매케인은 스스로 "단 한 번도 어떠한 로비스트나 특수 이익집단의 편을 들어준 바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고,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온 직후 반박 기자회견에서도 이러한 말을 반복했다.

따라서 만일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나거나, 다른 매체들도 후속 보도를 쏟아내며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또다른 추문들이 잇따라 보도된다면 매케인은 본선에 나가보지도 못하고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내용부터가 매우 구체적이다. 그것도 지금은 매케인과 결별했지만 2000년 대선 당시 매케인의 최고 선거책임자였던 존 위버의 직접적인 증언에 기초한 것이기에 파괴력이 크다.

존 위버에 따르면, 1999년 그는 워싱턴의 유니언역에서 로비스트인 비키 아이스먼(40)을 만나 매케인에게 더 이상 접근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위버를 인터뷰해 후속보도를 한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위버는 당시 아이스먼에게 '꺼지라(get lost)'는 심한 말을 했으며, 그 말을 들은 아이스먼이 잔뜩 화가 난 채 벌떡 일어나 가 버렸다고 한다.

아이스먼은 당시 팩슨커뮤니케이션스라는 통신업체에 고용된 로비스트로 매케인의 모금행사장이나 그의 선거 사무실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선거 준비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수차례 회사 전용기를 매케인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버는 "우리가 내세운 정치적 슬로건은 특정 산업의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아이스먼이 끼어든 것은 그러한 노력을 무너뜨리는 행위였다"며 매케인과 아이스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케인은 상원의원으로서 아이스먼의 회사를 위해 구체적으로 노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1999년 당시 상원의 통상위원장이었던 매케인은 연방통신위원회(FCC)가 2년째 처리를 미루고 있는 팩슨의 피츠버그 텔레비전 방영권 매입 문제와 관련해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두 통의 편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매케인이 첫 번째 편지를 FCC에 보냈을 때, 대선 유세를 위해 팍슨의 회사 비행기를 4차례 이용했으며, 2만 달러의 선거 자금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 매케인과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벌였던 조지 부시 진영에서는 이러한 매케인에 대해 "혼자 깨끗한 척하는 이중인격자"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게다가 <뉴욕타임스>는 매케인의 측근들은 당시 매케인과 아이스먼이 일종의 '낭만적 관계'에 빠진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이스먼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어느 정도였는지에 따라, 1987년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게리 하트 당시 상원 의원이 패션모델 도나 라이스와의 섹스 스캔들로 중도하차한 전례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80년대 이미 정치생명 끝날 뻔한 인물"
▲로비스트 비키 아이스먼의 자료 사진.ⓒ로이터=뉴시스

또한 이 신문은 매케인이 1980년대 미국을 강타한 '저축대부조합'이라는 금융스캔들 당시 정치적 생명이 끊어질 뻔한 '부패정치인'이었다는 과거사까지 끄집어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매케인이 애리조나 주의 맥주재벌 상속녀 신디 헨슬리와 결혼한 직후인 1980년, 애리조나 주 하원의원에 출마했을 때 피닉스(애리조나의 주도이자 최대도시)의 금융가이자 부동산 개발업자 찰스 키팅이 매케인의 후원자가 됐다. 매케인이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1986년에는 매케인 부인이 키팅과 함께 애리조나 주의 한 쇼핑센터에 공동 투자하기도 했다.

특히 키팅은 '링컨저축대부연합'이라는 금융회사를 인수한 뒤 연방정부가 보증한 고객의 돈을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 등에 투자할 때 매케인 등 일부 의원들은 키팅의 부탁을 받고 연방은행규제위원회에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거나 관련 법안을 제출했다.

키팅의 저축대부조합은 1989년 파산했다. 그것도 당시 파산한 저축대부조합 중에서도 최대규모에 속하는 것으로 34억 달러의 공적자금 손실을 초래했다. 키팅은 이 사건으로 구속됐고, 매케인을 포함한 5명의 상원의원들 이른바 '키팅 파이브'는 1991년 로비 혐의가 문제가 돼 3명은 정치생명이 끝났다. 당시 매케인도 정치생명이 끝날 뻔 했으나,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이유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난만 받은 채 다음해 재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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