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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 "양심에 찔려서…" 베이징 올림픽 고문직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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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 "양심에 찔려서…" 베이징 올림픽 고문직 사퇴

"중국 정부, 다르푸르 사태 외면해 실망"

지난 2006년 4월 베이징 올림픽 개·폐회식 연출자문 등을 위한 예술고문으로 위촉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전격 사퇴했다. 중국이 수단 다르푸르 학살 사태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다.

스필버그 감독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양심이 예술고문직 수행을 더이상 허락하지 않는다"면서 "시간과 정력을 다르푸르에서 계속되고 있는 범죄를 종식시키는데 쓰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은 수단의 동맹국으로 수단 석유 매장량의 3분의 2를 사들인 대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수단 정권을 방어해 주고, 학살에 쓰이는 무기를 수단 정부에 제공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슬람 아랍계가 장악한 수단 정부는 지난 4년 여 동안 '잔자위드'라는 아랍 민병대를 내세워 주로 기독교계 흑인이 사는 다르푸르에서 20만 명이 넘는 주민들을 학살하고 200만 명이 넘는 난민을 발생시킨 배후라는 지탄을 국제사회로부터 받아왔다.
▲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예술고문직에 위촉됐을 때의 스필버그.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논란으로 그는 1년도 못돼 사퇴를 선언했다. ⓒ로이터=뉴시스

할리우드의 유명 스타들도 수단 다르푸르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면서 발벗고 나섰는데, 대표적인 스타들이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조지 클루니 등이다.

특히 클루니는 다르푸르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평화사절로 임명하기도 했다.(☞관련 기사:'유엔평화사절'된 조지 클루니, "수단 정부 나빠")

이때문에 스필버그는 그동안 서방 인권단체들로부터 고문직 사퇴 압력을 받으면서 이러한 난처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수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여러 차례 보내기도 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오염, 식품안전, 인권문제 비난 공세에 곤혹스러운 중국 정부

중국 정부는 스필버그의 예술고문직 사퇴에 크게 당혹해 하는 모습이다. 대기오염과 식품안전 문제로 망신살이 뻗친 중국이 이제 인권탄압국이라는 부정적 인식마저 국제사회에 확산되면서 올림픽 개최국으로서의 자격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개최 5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중국과 연계해 수단 다르푸르 사태 등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노력은 스필버그 뿐만이 아니다.

세계 인도주의 단체들이 다르푸르 사태 해결을 위해 정한 '국제 행동의 날'인 12일 동티모르 카를로스 벨로 주교와 이란의 여성 인권운동가 시린 에바디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 8명을 비롯해 미 의회 의원 119명, 올림픽 역대 메달리스트, 유명 연예인 등이 서명한 성명도 발표됐다.

'다르푸르 구조연맹' 이라는 명의로 된 이 성명은 "중국은 다르푸르에서 평화를 즉각 구현할 기회와 책임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을 주도한 미국의 원로 여배우 미아 패로는 "중국이 천안문 사태 이후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기회로 올림픽을 활용하려 하지만 다르푸르 인종 학살을 용인한 나라에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느냐"고 맹비난했다. 앞서 영국의 찰스 왕세자는 티베트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식품안전문제와 대기오염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올림픽위원회는 최근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는 자국 선수단 600여 명의 먹거리를 미국에서 직접 공수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식품의 안전성을 믿을 수 없다는 뜻이다.

최근 중국이 일본에 수출한 만두에서 치명적인 농약 성분이 검출됐고, 만두 제조 과정에서 중국인 직원이 농약을 주입한 것으로 밝혀지고, 중국 곳곳에 가짜 쇠고기가 발견되는 등 파문이 커진 것도 이런 조치의 배경이 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전기준치를 5배나 웃도는 베이징의 대기오염도 "정상적인 올림픽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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