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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평화사절'된 조지 클루니, "수단 정부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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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평화사절'된 조지 클루니, "수단 정부 나빠"

수단 정부, '다르푸르 학살' 주도자를 장관 보좌관에 임명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8일 미국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46)를 유엔평화사절로 임명했다. 유엔 산하 각 기관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세계적인 유명인사를 친선대사로 임명하는데, 유엔평화사절은 사무총장이 직접 임명하는 만큼 격이 다르다.

현재 유엔 평화사절은 영화배우 마이클 더글러스,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 첼리스트 요요마,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 등 8명이다. 권투영웅 무하마드 알리와 지난해 타계한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도 평화사절로 활동한 바 있다.

"세계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곳에서 유엔과 함께 하겠다"

반기문 총장이 클루니를 유엔평화사절에 추가로 임명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유엔 제1의 과제'로 꼽는 수단 다르푸르 사태에 대해 클루니가 남다른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클루니를 유엔평화사절로 임명하면서 "다르푸르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촉구하고 직접 지원활동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미 의회 앞에서 조지 클루니가 다르푸르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2006년 아카데미상 수상자이기도 한 클루니는 지난해 배우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 등과 함께 4년 넘게 내전에 시달리는 수단 다르푸르 주민을 돕기 위해 '낫 온 아워 워치(Not On Our Watch·NOOW)'라는 인도주의 단체를 세워 구호기금 930만달러(약 88억원)를 모았다.

2006년에는 아버지와 함께 다르푸르를 방문해 난민수용소의 참상을 사진에 담아 전시회를 열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클루니는 지난해 말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수여하는 '2007 평화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클루니는 평화사절로 임명되자 "매우 영광스럽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곳에서 이뤄지는 중요한 일들을 지원하는 일에 유엔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클루니가 유엔평화사절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도 전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날아왔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수단 정부의 지휘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 아랍 민병대 '잔자위드'의 지도자가 장관 보좌관으로 임명됐다고 전했다.

잔자위드는 지난 4년간 다르푸르 주민 20여만 명을 학살하고 200만 명이 넘는 난민을 발생시킨 '살인부대'나 다름없다. (☞관련 기사:"여기서 '인권'은 사치다"…'무법천지' 다르푸르)

수단 정부, '잔자위드' 지도자를 정부 요직에 임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단의 연방문제 장관 압델 바싯 삽데랏은 "무사 힐랄을 나의 보좌관으로 선택했다"고 확인했다.

힐랄은 '잔자위드'를 구성하는 이슬람 아랍 부족들 중 무하미에드 파벌의 지도자로 '다르푸르 학살'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때문에 수단 정부의 이번 조치에 유엔과 국제인권단체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반기문 총장에게 오마르 하산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게 압력을 가해 이번 임명 건을 철회하고 다르푸르 사태에 대한 힐랄의 범죄혐의에 대해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다르푸르 희생자들과 유엔의 뺨을 때리는 행위"

이 단체의 국제정의 프로그램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리처드 디커는 성명을 내고 "무사 힐랄은 다르푸르 학살을 주도한 간판격의 인물"이라면서 "그런 자에게 정부의 요직을 주었다는 것은 다르푸르 희생자들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게 '뺨을 때리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유엔은 지난 2006년 4월 힐랄에 대해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조치를 취할 만큼 다르푸르 사태와 관련해 그에게 제재를 가해 왔다.

이집트의 유력 주간지 <알아흐람 위클리>의 아프리카 전문가 가말 은크루마는 "힐랄의 보좌관 임명은 수단 정부와 다르푸르 반군 간 평화협상을 위협하는 것이며, 수단 정부의 외교 관계를 더욱 경색시키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평화협상에 대한 수단 정부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매우 불쾌하고 놀라운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 다르푸르에 파병 검토

수단 정부와 잔자위드는 지난해 말 반군과의 평화협상을 앞두고 반군의 근거지들에 대한 잇따른 습격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아왔으며, 결국 이에 반발한 주요 반군 파벌들이 평화협상에 참여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또한 다르푸르 사태를 안정시키기 위해 유엔은 2만6000명 규모의 유엔평화유지군을 파병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9000명만 현지에 파견하는 등 국제사회의 노력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반기문 총장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헬기 등 장비 지원과 수송·공방부대 파병 방안 등을 검토한 뒤 200여 명 규모의 공병부대 파병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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