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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탈레반, 파키스탄 체제붕괴 겨냥"

<아시아타임스> "이미 파키스탄 일부 지역에 반정부 연합체 등장"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 사태로 오는 8일로 예정됐던 파키스탄 총선 일정이 2월 말 경으로 늦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1일 긴급회의를 열고 총선 연기가 사실상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모았으며, 정당들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총선 일정을 2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토 암살에 따른 동정표를 기대하고 있는 파키스탄인민당(PPP)과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의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 등 야당들은 총선 연기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총선 일정을 둘러싸고 여야 갈등이 심화될 경우 최근 진정 국면에 들어선 파키스탄 소요사태는 또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파키스탄의 정국이 좀처럼 안정을 되찾기 힘들 것으로 보이자 핵무기를 보유한 파키스탄이 무정부 상태가 되고, 테러 단체들에게 핵무기가 유출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 부토 전 총리 지지자들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로이터=뉴시스

이슬람 반군, 독자적인 연합체 구축

이와 관련해, 알카에다와 탈레반 등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국경 부근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반군세력이 일정한 영토를 갖춘 단일한 부족연합체를 갖춰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탈레반에 관한 심층 보도로 정평을 얻고 있는 <아시아타임스> 파키스탄 지국장 시에드 살렘 샤자드는 1일 '알카에다가 파키스탄의 심장부를 노리고 있다'는 기사(원문보기)를 통해 "알카에다의 이념 아래에서 양성된 파키스탄 탈레반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 대항하는 '이슬람 연합체'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미 파키스탄 북서부 국경의 와지리스탄 주에서는 최근 연합체 탄생이 선언됐다"고 덧붙였다.(☞관련 기사: "탈레반-알카에다 연합전선 구축")

와지리스탄 남부 출신으로 이 지역 이슬람 연합체의 수장인 바이툴라 메수드는 이번 총선을 거부할 것을 선언했다. 메수드는 파키스탄 정부가 부토 전 총리 암살의 배후로 지목한 인물이기도 하다. 파키스탄 정부에 따르면 부토 암살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반군의 소행이며 메수드가 그 우두머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메수드 측은 "우리는 이번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 파키스탄 정부와 군, 그리고 정보기관이 공모한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샤자드 국장은 "고위 성직자들의 압력을 받아 메수드는 총선 거부 선언을 철회하기는 했지만, 파키스탄 정치체제를 폐기시키려는 연합체의 이념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이데올로그들이 있는 한 이런 철회는 가식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샤자드에 따르면, 2003년 이전만 해도 와지리스탄 주에 있는 부족 지역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는 파키스탄의 이슬람 군부가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외국 군대를 전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움직였다.

알카에다-탈레반, "파키스탄을 전략적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셰이크 에사 같은 이데올로그가 파키스탄을 탈레반(그리고 알카에다)의 전략적 대상으로 삼지 않는 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이론을 확산시켰다.

이에 따라 그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같은 무슬림은 가급적 해치지 않는다는 전통의 율법을 깨고 '성전'에 참여하지 않는 모든 무슬림은 이단자로 간주하는 이슬람 전사들이 대거 양성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에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표적이 되어왔다.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부토 전 총리가 암살된 바로 다음날(지난달 28일) CIA는 무인정찰기 '프레데터'를 에사가 거주하고 있는 와지리스탄 북부의 은거지에 급파해 폭격을 가했다. 에사는 이 폭격으로 간신히 생명은 건졌으나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샤자드는 "이번 공격이 부토의 사망을 기뻐하던 이슬람 반군에 찬물을 끼얹는 타격을 주었고,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은신처를 찾아 도주하게 만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들이 더 많은 공격을 하겠다는 의도는 여전히 강고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토 전 총리가 어떻게 살해됐는가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가 어설픈 해명을 했다가 정치적 분열을 더욱 자극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파키스탄 정부는 당초 부토 전 총리의 사망원인을 총격이나 자살폭탄 테러가 아니라 폭발의 충격으로 타고 있던 자동차 내부에 부딪힌 충격이라고 발표했었다.

이러한 내무부 대변인의 발표에 대해 니와즈 내무장관은 "부토 전 총리가 자동차 선루프에 부딪혀 사망했다는 내무부 대변인의 발언은 실수였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의 이러한 입장 변화는 괴한이 권총으로 부토 전 총리를 겨냥하고 있는 장면이 파키스탄 민영 TV에 공개되는 등 권총 피격으로 인한 사망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잇따라 나오면서 의혹이 커져 왔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 <채널4> TV는 부토 전 총리의 암살 순간을 포착한 새로운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부토 전 총리가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기 위해 차량의 선루프 바깥으로 몸을 내밀고 있고,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부토 전 총리를 향해 권총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부토 전 총리 남편 "무샤라프보다 영향력이 큰 세력이 부토 살해"

또한 부토 전 총리 암살 배후 세력에 대한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부토 전 총리의 남편 자르다리는 "무샤라프 대통령보다 영향력이 큰 세력이 부토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토 암살의 배후로 파키스탄 정부가 알카에다를 지목한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총선이 (아내 암살의) 한 원인으로 그들은 아내가 권력을 얻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은 늘 10가지 이유를 대고 10명을 비난하다가 결국 한 명을 처벌한다"며 "내 생각에는 닭들이 곧 알을 낳을 것이고 우리는 이들을 알카에다라고 비난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알카에다를 가장 유력한 테러 용의자로 내세우는 실체가 따로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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