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쿠바 혁명의 주역으로 세계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워 온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국가원수직에서 물러날 것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카스트로는 17일(현지시간) 국영 TV에 보낸 편지에서 "내 기본적인 의무는 국가원수직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젊은 사람들의 앞길을 가로막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트로가 자신의 퇴임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르 내년 3월 개최되는 쿠바 국가평의회가 새로운 평의장을 선출할 경우 카스트로의 퇴임은 공식화된다.
올해 81세인 그는 고령에 지난해 7월 장 수술까지 받은 후 7살 연하인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국가원수직을 대행하도록 한 이후 16개월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동안 카스트로가 사퇴가 할 경우 라울 국방장관이 국가원수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카스트로의 이번 입장 표명은 향후 권력구도에 대한 급반전으로 보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카스트로는 이달초 내년 총선 입후보자로 선출돼 쿠바 최고 지도자인 평의회 의장직을 지속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의원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알자지라>는 "이번 편지는 카스트로의 종전 입장에서 크게 선회한 것으로 내년 총선에 나서지 않을 것을 시사한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그는 국가 원수직을 지킬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알자지라>는 "그의 편지에서 언급된 '젊은 사람들'에는 라울이 배제된 것으로 보이며, 누가 카스트로 형제의 자리를 차지하게 될 지 아직 명확치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스트로는 지난 15일 100세를 맞아서도 현역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니어마이어를 거론하면서 "나는 니어마이어처럼 끝까지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 원로로서 끝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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